헬스케어 스타트업, 변화의 동력이 되려면 (3) 테라노스 사태의 본질 - 최윤섭의 디지털 헬스케어

헬스케어 스타트업, 변화의 동력이 되려면 (3) 테라노스 사태의 본질

근거, 근거, 근거! 또 다른 기본적인 조건은 헬스케어 스타트업이라면 진행하는 사업이 최소한 과학적으로, 의학적으로 타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가 사업계획서를 검토하거나 초기 팀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종종 과학적으로 ‘틀린’ 문제를 풀려고 하거나, 의학적으로 말이 안 되는 해결책을 제시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곳은 사업성이 없고, 투자를 받기 어렵다는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윤리적으로도 해서는 안 될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헬스케어 분야에서 의학적으로 ‘틀린’ 일을 하는 것은 고객이나 환자에게 심각한 위해를 가할 수도 있는 위험한 일이다. 여기에 해당되는 사례도 지금 필자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들을 당장 몇 가지 이야기하고 싶지만, 여러 이유로 그렇게 하지 못함을 독자들께서 이해해주시기 바란다. 비유하자면 자기는 영구기관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는 창업자들이 있다고 보면 […]

마음챙김 명상 앱의 집중력 향상 효과에 대한 연구 - 최윤섭의 디지털 헬스케어

[논문] 마음챙김 명상 앱의 집중력 향상 효과에 대한 연구

최근 미국에서는 마음챙김 명상 앱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Calm, Headspace 등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 인기가 많습니다. 특히 Calm의 경우에는 2019년 2월 시리즈B 펀딩에서 $88M을 투자 받으며 기업가치 $1B 이상의 유니콘이 되었습니다. 다운로드 수는 4,000만 명 이상, 유료 사용자는 100만 명 이상이라고 합니다. 매출도 2017년 $22m, 2018년 $150m, 2019년 $600m 으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명상 앱에 대한 평가는 조금 갈리는 편입니다. 많은 사용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고, 정신과 치료에서도 보조적으로 활용하기도 합니다만, 또 한 편으로는 아직 명상 앱의 효과에 대해서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최근 Nature Human Behavior 에는 명상 앱이 젊은 성인(young adults)의 집중력을 개선하는데 유의미한 효과가 있다는 UCSF

헬스케어 스타트업, 변화의 동력이 되려면 (2) 한국 의료의 특성과 규제를 이해하라 - 최윤섭의 디지털 헬스케어

헬스케어 스타트업, 변화의 동력이 되려면 (2) 한국 의료의 특성과 규제를 이해하라

한국 의료 시스템의 특수성을 이해하라 앞서 충분히 지불의사를 가진 니즈를 파악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하지만 다른 분야와 달리,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단순히 ‘지불의사’와 ‘니즈’에 더해서, 반드시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의료 시스템의 특수성, 특히 한국 의료 시스템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금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무척 아이러니하게도 사실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꼭 필요한 것을 만들어도 (특히 한국에서는 더더욱) 구조적으로 돈을 벌 수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필요하더라도 돈을 지불할 주체가 없거나, 혹은 누군가 지불의사가 있더라도 시스템상 지불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혹은 필요하지만 규제에 걸리거나, 보험 적용이 안되거나, 보험 적용이 되어도 제조 원가도 나오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 헬스케어 분야이다. 이러한 요인들이

헬스케어 스타트업, 변화의 동력이 되려면 (1) - 최윤섭의 디지털 헬스케어

헬스케어 스타트업, 변화의 동력이 되려면 (1)

필자는 아마도 한국에서는 초기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의 사업계획서를 가장 많이 검토하는 사람 중의 한 명일 것이다. 다른 전문가들과 함께 필자가 공동 창업하고, 대표를 맡아서 운영하고 있는 엑셀러레이터,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DHP)’에도 많은 사업계획서를 받으며, 자문하고 있는 몇몇 벤처캐피털을 통해서 사업계획서를 접하기도 한다. 참고로 필자는 개인적으로 혹은 엑셀러레이터를 통해서 지금까지 15개 정도의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투자하였는데, 적어도 최근 몇 년 동안은 횟수를 기준으로 국내에서는 이 분야 스타트업에 투자를 가장 활발하게 한 사람 중의 하나라고 알고 있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디지털 헬스케어에서도 결국 과감한 시도와 새로운 혁신은 스타트업에서 나온다. 해외에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내는 주체는 대부분 스타트업이라는 점을 앞서 언급한 바 있다. 이번 장에서 언급한

딥러닝이 5년 뒤 유방암의 발병을 예측한다 - 최윤섭의 디지털 헬스케어

[논문] 딥러닝이 5년 뒤 유방암의 발병을 예측한다

얼마 전 외국 언론에 ‘MIT의 인공지능이 유방암 발병을 5년 미리 예측한다 (MIT CSAIL’s AI can predict the onset of breast cancer 5 years in advance)’ 라는 제목의 연구가 소개되어, 원문을 찾아보았다. 이번 달 Radiology에 실린 논문으로 MIT와 MGH의 공동연구로 진행되었다. 언론의 제목이 맞기는 하지만, 더 정확하게는 ‘mammography (엑스레이 유방촬영술) 이미지에 기반한 딥러닝이 (기존의 risk factor 에 기반한 유방암 발병 예측 모델보다) 상대적으로 5년 발병 여부를 더 정확하게 예측했다’는 것이 주제인 논문이다. 기존의 유방암 발병 위험도 평가 모델 Tyrer-Cuzick (TC) 모델에는 유방암 발병에 관여한다고 알려진 다양한 인자가 고려된다. 나이, 체중, 키, 초경 나이, 폐경여부, 유방암/난소암 가족력, BRCA 변이, atypical hyperplasia 히스토리, 유방

루닛 백승욱 의장, 루닛이 만들어가는 의료 인공지능의 미래 - 최윤섭의 디지털 헬스케어

[인터뷰] 루닛 백승욱 의장, “루닛이 만들어가는 의료 인공지능의 미래”

헬스케어 스타트업 인터뷰, 이번에는 의료 인공지능 스타트업 루닛(Lunit)의 백승욱 의장님을 모셨습니다! 루닛은 한국을 대표하는 인공지능 스타트업 중 하나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알려져 있는 유망한 스타트업인데요. 의료 인공지능과 관련한 우수한 연구 성과와 함께, 식약처 인허가 등을 통해서 국내외에서 의료 인공지능 분야를 개척하고 있습니다. 백승욱 의장님은 루닛을 공동창업하시고, 초대 CEO 및 현재는 의장을 맡으시면서, 그러한 루닛을 일선에서 이끌어오고 계시는 분입니다.   [헬스케어 스타트업 인터뷰 시리즈] 1. 3billion 금창원 대표님 2. 웰트 강성지 대표님 3. 메디블록 이은솔 대표님 4. 휴레이포지티브 최두아 대표님 5. 뷰노 정규환 CTO님   인터뷰의 첫번째 파트로, 카이스트 힙합 동아리에서 탄생한(?) 스타트업, 루닛 (구, 클디)의 창업 스토리부터 들어봅니다! (상) “카이스트

디지털 치료제가 온다 (3) 이것은 게임인가, 신약인가? 알킬리!

디지털 치료제를 논할 때, 페어 테라퓨틱스와 함께 항상 빠지지 않는 이름이 있다. 바로 앞서 몇 번 언급된, 알킬리 인터렉티브의 EVO라는 태블릿PC 게임이다. 이 게임은 아동의 ADHD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의 치료를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임상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의료기기 인허가를 신청, 2019년 4월 현재 FDA의 심사를 받는 중이다. 만약 EVO가 디지털 치료제로서 FDA의 인허가를 받는데 성공한다면, 의사의 처방을 받아서 질병 치료를 위해 사용하는 최초의 게임이 된다. 디지털 치료제가 온다 (1) 또 하나의 신약 (2) 최초의 디지털 치료제, reSET (3) 이것은 게임인가, 신약인가? 알킬리! (4) 당뇨병 예방 애플리케이션, 눔과 오마다 헬스 필자가 이 게임을 처음 접한 것은 2017년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 참석했을 때이다. 당시

디지털 치료제가 온다 (2) 최초의 디지털 치료제, reSET

그렇다면 디지털 치료제는 실제로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제는 구체적인 사례들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현재 개발되고 있는 디지털 치료제는 아주 다양한 회사에 의해서 개발되고 있으며, 대상으로 하는 질병도 당뇨, 수면장애, 우울증, ADHD, 조현병, 심혈관 질환, 중독, 뇌졸중, 치매, 천식 등 무척이나 다양하다. 그러한 다양한 사례 중에서 대표적인 몇 가지, 특히 의학적인 근거가 충분하고, 개발 및 인허가, 상업화와 관련해서 상대적으로 많이 진전된 사례들을 중심으로 살펴보려고 한다. 디지털 치료제가 온다 (1) 또 하나의 신약 (2) 최초의 디지털 치료제, reSET (3) 이것은 게임인가, 신약인가? 알킬리! (4) 당뇨병 예방 애플리케이션, 눔과 오마다 헬스 현재 디지털 치료제 분야에서 가장 대표적이면서도, ‘최초’라고 불리는 것은 바로 미국의 스타트업 페어 테라퓨틱스(Pear Therapeutics)의 리셋(reSET)이라는

지속적으로 바뀌는 의료 인공지능을 어떻게 규제할 것인가

최근 FDA에서는 인공지능/머신러닝 기반의 인공지능 의료기기의 adaptive learning을 어떻게 규제할 것인지에 대한 백서를 내어놓았습니다. (즉, 아직 가이드라인 전단계의 문서입니다.) 인공지능의 속성 중의 하나는 개발할 때뿐만 아니라, 사용하면서도 사용자의 피드백, 새로운 학습 데이터, 혹은 알고리즘 자체의 발전으로 계속 변화/발전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를 adaptive learning (적응형 학습)이라고 합니다. 제가 졸저 ‘의료 인공지능’에서도 IBM Watson for Oncology를 설명하면서, 지속적으로 출판되는 논문 등을 반영하여 WFO의 결과가 지속적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에 기존 방식의 임상 연구를 통한 검증이 근본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이때 언급했던 것이 바로 adaptive learning 입니다. 이번 백서에 나오듯이, 일반적으로 AI/ML에 기반한 SaMD가 바뀌는 것은 아래와 같이 Performance,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제약 산업과 디지털 헬스케어 - 최윤섭의 디지털 헬스케어

디지털 치료제가 온다 (1) 또 하나의 신약

필자는 흔히 디지털 헬스케어를 설명할 때, ‘디지털 헬스케어의 3단계’라는 개념을 즐겨 사용한다. 데이터를 중심으로 측정, 통합, 분석을 거치면서 디지털 헬스케어가 구현된다는 것이 골자다. 그런데 여기에서 그친다면 무엇인가 빠진 것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바로 환자를 ‘치료’ 한다는 것이다.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수술이나 시술을 하거나, 혹은 약을 처방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디지털 헬스케어로 수술 등을 보조할 수 있겠지만, 그것만으로 환자를 치료하기는 어려우리라 생각할 수도 있겠다. 디지털 헬스케어를 마치 약처럼 사용해서 환자를 ‘치료’한다는 것은 일견 상상하기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약’의 개념도 확장하고 있다. 흔히 약이라고 하면 우리는 경구제로 복용하는 알약이나, 주사약 정도를 떠올린다. 보통 1세대

원격 의료 집중 해부 (4) 한국의 원격의료, 무엇이 문제인가

원격의료에 대한 논의의 마지막으로, 한국의 원격의료에 대한 이슈를 살펴보자. 원격의료만큼 국내 의료계의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뜨거운 감자도 없다. 또한 한국처럼 원격의료가 명시적으로 전면 금지된 나라도 사실은 찾아보기 어렵다. 미국과 같이 원격의료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국가나, 유럽, 중국이나 일본 등의 사례를 보면, 유독 왜 한국에서만 원격의료가 전면 금지되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과연 무엇이 문제이기에 이런 논란만 계속 되풀이되는 것일까. 우리는 원격의료 문제의 실마리를 어떻게 하면 찾을 수 있을까. “원격 의료 집중 해부” 시리즈 (1) 원격 환자 모니터링 (2) 원격 진료, 제대로 알자 (3) 원격 진료, 얼마나 안전한가? (4) 한국의 원격의료, 무엇이 문제인가 한국의 원격의료에 대한 생각과, 그 생각에 대한 생각

[논문] 의료 인공지능에 대한 악의적 공격,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가?

며칠 전 Science에 실린 흥미로운 아티클입니다. 바로 의료 인공지능에 대한 adversarial attack, 즉, 악의적인 공격의 가능성에 관한 것입니다. 다른 모든 인공지능과 마찬가지로 의료 분야의 인공지능 역시 이러한 악의적인 공격에 취약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를 (인간은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로) 미묘하면서도 교묘하게 의도적으로 조작함으로써, 알고리즘이 내어놓는 결과를 완전히 반대로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피부의 점 사진에 대해서 (인간의 눈으로는 알 수 없는) 몇 픽셀 수준의 perturbation을 줌으로써, 원래는 인공지능이 정상으로 판독하던 것을 암으로 판독할 수 있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는 이미지 판독 관련 뿐만 아니라, 자연어 처리에서 단어 표현을 조금 바꾸거나, 혹은 보험 심사에 대해서 청구 코드를 약간 바꾸는 것으로도 알고리즘이 정반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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