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13th December 2017,
최윤섭의 Healthcare Innovation

피트니스 트레커를 이용한 환자 모니터링: Fitbit의 다발성 경화증 치료 활용

Yoon Sup Choi January 21, 2015 Big Data, Digital Healthcare Comments
ms patients

최근 다국적 제약사 Biogen Idec은 피트니스 트레커 Fitbit 을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인 다발성 경화증 (mutiple sclerosis, MS) 환자들의 모니터링과 신약개발에 활용하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피트니스 트레커를 비롯한 헬스케어 서비스의 성공을 위해서는 활용 목적과 고객 세그먼트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플래텀에 연재한 ‘성공하는 헬스케어-IT 서비스의 조건’ 에서 강조한 부분 중의 하나도, ‘누구’의 니즈를 충족시킬 것인가가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헬스케어 시장은 매우 다양하게 세분화된 고객들로 이루어집니다. 건강 상태, 건강에 대한 관심도, 지불의사 등이 고객의 나이, 성별, 가족력, 생활 습관, 문화, IT 기기에 대한 접근도 등에 따라서 매우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매스마켓을 대상으로 ‘모든 사람’에게 어필할 수 있는 디바이스를 만들고 마케팅, 판매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동일한 기술과 디바이스라도 가치를 극대화시킬 수 있고, 또 가장 절실하게 필요로하는 고객군을 선별해서 집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Biogen Idec, 다발성 경화증 환자에게 Fitbit 제공

최근 비즈니스 위크에는 다발성 경화증 환자를 위해 대표적인 피트니스 트레커 Fitbit을 활용하기로 한 사례가 소개되었습니다. 이 사례는 피트니스 트레커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고, 또 이 기기를 절실하게 필요로하는 고객군을 선택하고 집중하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흔히 MS 로 줄여부르는, 다발성 경화증은 뇌와 척수에 영향을 미치는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입니다. 이 질병은 감각 증상과 함께 운동 장애를 동반하는 질병입니다. 감각 증상은 무감각, 얼얼한 느낌, 화끈거림 등의 이상 감각으로 나타나며, 운동 장애는 근력 저하에서부터, 반신 마비, 사지 마비까지 나타날 수 있는 심각한 질병입니다. 우리 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에서는 척수 침투에 의한 하지마비가 가장 흔하다고 합니다.

다발성 경화증 환자들은 운동 능력에 이상이 생기기 때문에, 환자의 움직임에 대한 데이터를 측정하는 것은 환자의 질병 진행 단계를 파악하고, 더 좋은 약을 만드는 것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새롭게 개발한 약이 효과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Biogen Idec은 250개의 Fitbit 을 다발성 경화증 환자들에게 나눠주고, 환자들의 움직임과 수면 패턴을 측정하게끔 하였습니다. Fitbit은 움직임의 측정을 기반으로 걸음수 및 칼로리 소모를 측정하는 피트니스 트레커입니다. Fitbit은 전 세계 피트니스 트레커 판매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기기입니다. 마켓 리서치 기업 Canalys 에 따르면 Fitbit은 2013년 피트니스 트레커 판매량 중에 절반이 넘는 58% 를 차지하였으며, 2014년 1분기에 팔린 27만개의 피트니스 트레커 중에 절반이 역시 Fitbit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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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gen Idec 은 이렇게 Fitbit 을 다발성 경화증 환자들에게 나눠줌으로써, 자사의 약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들의 활동량 변화를 상시 모니터링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존에는 환자들의 (예를 들어, 약을 복용한 환자군과 그렇지 않은 환자군의) 움직임이 매일매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환자들을 일년에 4번 진료한다고 해봅시다. 이걸 다 합쳐도 일년에 2시간 정도 밖에 안 됩니다. 즉, 1년 중에 365.9일에 해당하는 환자의 데이터는 놓치게 되는 것입니다.” Biogen Idec의 Chief Medical Officer 인 Al Sandrock 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Fitbit을 통해서 제한적이나마 환자들의 움직임을 측정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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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를 설득하기 위한 Fitbit 데이터 

이렇게 피트니스 트레커로 얻은 데이터는 Biogen과 같은 제약회사들이 값비싼 약을 의료 보험사나 약국 이윤 매니저 (pharmacy benefit manager)로부터 약가 보험 적용을 받기 위해서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값비싼 약에 대해서 의료보험 지원을 받는 것은 소비자에게 약을 판매하기 위해서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최근 의료 보험사나 약국 이윤 매니저는 약값이 오르면 보험을 적용하는 약의 종류를 줄이는 것으로 대응합니다.

미국인 9,000 만명의 약제 급여를 관리하는, 미국 최대의 약국 이윤 매니저 Express Scripts는 2014년 약효에 비해서 지나치게 약값이 비싼 44개의 처방약과 의료기기에 대한 보험금 지급을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제약사 Bayer의 다발성 경화증 약인 Betaseron도 그 중의 하나였습니다.

보험 적용을 계속 받기 위해서는 비싼 약가를 매길 수 있을만큼 그 약의 효과가 충분히 좋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발성 경화증의 경우에는 Fitbit 과 같은 피트니스 트레커를 통해서 약을 복용한 환자의 개선 정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다발성 경화증 약은 보통 도매가로 $50,000 이나 하는 값비싼 약이기 때문에, 약의 효과를 증명할 수 있는 수단을 가지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다” 라고 미국 다발성 경화증 협회의 Tim Coetzee는 이야기 합니다.

 

데이터를 모으는 플랫폼은, PatientsLikeMe

이번 Biogen의 Fitbit 연구는 다름 아닌 PatientsLikeMe를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제가 블로그와 책에서도 소개해드린 바 있는, PatientsLikeMe는 환자들의 페이스북으로 불리는 일종의 SNS 서비스입니다. 환자들은 익명으로 가입하여, 자신의 병명, 병기 등을 기반으로 ‘자신과 비슷한 환자들’을 찾고 그들과 교류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의 ‘담벼락’ 과 같은 공간에는 환자들이 자신의 투병 일지를 자세하게 기록할 수 있습니다. 환자들은 자발적으로 자신의 데이터를 일정한 기준에 맞춰서 ‘투병일지’를 쓰는 것이지만, 이를 총 250,000 명에 달하는 가입자들 전체로 재분류를 하면 어마어마한 양의 의료 빅데이터가 되는 것입니다.

PLM BM PatientsLikeMe의 비즈니스 모델

PatientsLikeMe는 이렇게 수집한 익명화된 의료 빅데이터를 다른 제약사나 보험사들에게 판매함으로써 수익을 올립니다. 이렇게 특이한 수익 모델은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꼽히기도 합니다. PatientsLikeMe은 이러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다국적 제약사 Merck, Sanofi 등과 함께 일했으며, 작년 여름에는 세계 최대의 바이오텍인 Genetech 과 파트너십을 맺고, 5년간 모든 데이터를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Biogen Idec 과의 파트너십도 이와 비슷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연구에 동의한 다발성 경화증 환자들은 Fitbit으로 측정한 데이터를 PatientsLikeMe 플랫폼에 저장하고, 이렇게 모아진 데이터는 다시 Biogen Idec으로 보내집니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연구 결과는 내년에 공개될 것이라고 합니다.

 

다발성 경화증 재발의 조기 발견도 가능할까

Fitbit과 같은 피트니스 트레커를 이용하여 다발성 경화증의 재발을 조기에 발견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비영리 연구단체인 ‘다발성 경화증 조기 치료 프로젝트’의 회장 Robert McBurney는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환자의 보행이나 순발력에 대해서 아주 미세한 차이까지 측정할 수 있다면 다발성 경화증 환자에게 매우 유용할 것으로 내다보았습니다.

특히, 이 질병이 재발은 돌발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특징이기 때문에, 병이 재발하기 전에 나타날 수 있는 행동의 미묘한 변화를 조기에 감지할 수 있으면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환자가 스스로 알아차리기에는 너무 미묘하지만, 웨어러블 디바이스라면 정확하게 감지해낼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가능하다면 재발에 앞서 미리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

Biogen Idec의 CEO Scangos는 의사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을 자신하면서, “조기에 치료를 할 수 있는 것은 보험사의 비용도 아껴주고 환자에게도 더 나은 치료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고 언급합니다.

 

지금까지 제약회사에서 피트니스 트레커를 활용하여 만성질환 환자의 질병을 모니터링하고, 더 나은 치료를 받기 위해서 활용하는 사례를 살펴보았습니다. 과연 Fitbit 이 다발성 경화증 환자에게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을지는 연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웨어러블 기술이 더욱 발전하고 더 미묘한 움직임까지 측정할 수 있게 된다면, 이렇게 증상이 신체 움직임의 변화로 나타나는 여러 질병에 대해서 환자의 치료 및 관리, 신약 개발 등에 더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About The Author

IT와 헬스케어의 컨버젼스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화두로 삼고 있는 융합 생명과학자, 미래의료학자, 작가입니다. 포항공대에서 컴퓨터공학과 생명과학을 복수 전공하였고, 동대학원에서 전산생물학으로 이학박사를 취득했습니다. Stanford University 방문연구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암연구소 연구조교수, KT종합기술원 컨버전스연구소 팀장,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소 연구조교수 등을 역임하였습니다. 현재 최윤섭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소의 소장이며, 국내 유일의 헬스케어 전문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 (DHP)의 대표 파트너를 맡고 있습니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융합의과학원 디지털헬스학과 초빙교수이자, VUNO, Zikto, Promisope, Souling, 트랜스링크 캐피털, HB 인베스트먼트, 녹십자 홀딩스의 자문이며, 매일경제신문의 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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