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27th November 2020,
최윤섭의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논문] 12-lead 심전도만으로 환자의 장기간 사망 가능성을 예측한다

흥미롭게 읽은 신박한(?) 연구입니다. 지난 5월 Nature Medicine 에 출판된 논문인데요. 심전도(ECG)는 아주 중요한 데이터임에도 불구하고, 그 자체로 예후 예측을 위해서는 잘 사용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딥러닝에 기반하면 12-lead ECG의 voltage-time trace, 즉 심전도 그래프 그 자체가 환자의 1년 후 사망율을 (그리고 더 장기간의 사망율도) 예측할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입니다.

미국의 대형 병원인 가이징거의 연구자들은 가이징거의 지난 34년 동안의 진료기록을 후향적으로 분석하여, 딥러닝으로 환자 25만여 명의 1.16M 개의 12-lead resting ECG를 학습시켰습니다. 그 결과 ECG를 측정한지 1년 이후의 사망율의 예측에 ECG trace 만 사용했을 때에는 AUC 0.855, 그리고 여기에 나이와 성별을 추가하면 AUC 0.876 의 높은 정확도를 달성했습니다.

더 흥미로운 결과는 ECG 기반의 예측이 1년이 아니라 더욱 장기간의 사망율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EHR에 장기간의 f/u 데이터가 있는 환자를 추려서 Kaplan-Meier survival analysis를 통해 이 환자들의 생존 기간(survival time)의 중간값을 비교해보았더니, 의사가 정상 ECG 로 분류한 환자와 비정상 ECG 이라고 분류한 환자군 모두에서, 인공지능이 1년 뒤에 죽는다/산다는 예측에 따라서 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 (의사가 판단한) 정상 ECG 그룹: >25년 vs. 7년 (살아있을 것으로 예측 vs. 사망했을 것으로 예측)
  • (의사가 판단한) 비정상 ECG 그룹: 21년 vs. 4 년 (살아있을 것으로 예측 vs. 사망했을 것으로 예측)

또한, 위험비(hazard ratio)를 계산해보니 전체 ECG에서는 8.1, 비정상 ECG에서는 6.8가 나왔고 정상 ECG에서는 9.5로 가장 높게 나왔습니다. (P<0.005). 더 나아가, 이런 ECG 기반의 예측이 최대 25년까지의 장기간 생존을 구분할 수 있는 유의미한 수치(significant discriminator)가 되었습니다. (아래 그림) 단순한 ECG 데이터에서 딥러닝이 이런 장기간 생존율에 대한 차이까지 읽어낸다니 놀라운 일입니다.

이런 예후 예측의 특징을 알아보기 위해서, 정상 ECG 그룹에서 1년 뒤에 (사망할 거라는 예측대로 vs. 살 거라는 예측과 달리) 사망한 두 그룹을 비교해서 전자의 그룹에 심장질환과 관계된 사망율이 더 높은지를 봤더니.. 또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신기하게도(?) ECG에 기반한 예측 모델이 단순히 심혈관계 질환의 범위를 넘어서는 예측을 하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 연구는 ECG 데이터에서 의사들이 시각적으로 알아차리기 어려운 사망율에 대한 특징이 내포되어 있음을 이야기하고, 더 나아가 의사들이 이 모델의 예측 결과를 기반으로 환자 예후에 대한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을 가능성도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의사들이 이 모델의 예측 결과를 보지 않았을 때보다, 보았을 때 예측력이 약간 증가하였음.)

단순히 12-lead, 1-lead ECG로 부정맥을 측정하는 연구는 아주 많고, ECG의 단순한 수치 (예를 들어, ST segment deviation의 존재여부)를 이용하는 연구는 많지만, 이렇게 ECG trace 자체로 환자의 장기간 예후까지 예측하는 것이 흥미로웠던 연구입니다. 다만, 이 연구에서는 이러한 예측 결과가 왜 나타나는지, 만약 1년 내 사망율이 높게 나타난다면, 환자에게 어떻게 예방적인 치료를 해야하는지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러한 설명력이 보완된다면, 이와 같은 예후 예측 인공지능의 가치는 더 높아질 것입니다.

About The Author

IT와 헬스케어의 컨버젼스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화두로 삼고 있는 융합생명과학자, 미래의료학자, 기업가, 작가, 엔젤투자가, 에반젤리스트입니다. 포항공대에서 컴퓨터공학과 생명과학을 복수 전공하였고, 동대학원에서 전산생물학으로 이학박사를 취득했습니다. 현재 최윤섭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소의 소장이며, 헬스케어 전문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 (DHP)의 대표 파트너를 맡고 있습니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융합의과학원 디지털헬스학과 겸임교수이자, VUNO, 3billion, 서지컬마인드 등의 스타트업의 자문을 맡고 있습니다. 네이처의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자매지 『npj 디지털 메디슨』의 편집위원이자, 식약처, 심평원의 전문가 협의체 자문위원입니다. 『디지털 헬스케어: 의료의 미래』 『의료 인공지능』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그렇게 나는 스스로 기업이 되었다』 등을 집필하였습니다.

1 Comment

  1. 광영 October 6, 2020 at 10:59 PM

    잘 봤습니다.

    ECG만으로 뭔가 당장 결정적이지는 않아도 큰 틀에서 방향을 읽어내는 것이 가능하다라는 결론인가요.

    결국은 평균으로 회귀하는-몸 상태에 따른 죽음 시점- 것이라 보았습니다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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