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24th March 2024,
최윤섭의 디지털 헬스케어

구글이 원격진료 회사 AmWell에 투자하는 이유

최근 텔라닥-리봉고 합병 건 이후로, 미국의 원격진료 시장은 계속 들썩이고 있다. 연내로 IPO를 앞두고 있는 2위권 원격진료 회사 Amwell 에 구글이 (정확히는 구글 클라우드가) $100M 을 투자했다. 상장가와 동일한 조건의 투자. AmWell은 지난 5월에 시리즈C 펀딩으로 $194M의 메가딜에 성공한 것에 이어 연내 두 번의 메가딜에 성공했다.

그런데 이번 투자에서 향후 구글 클라우드와 AmWell 이 협력하겠다는 부분이 흥미롭다. 가장 재미있는 것은 ‘digital waiting room’ 이라는 컨셉. 원격진료를 받으러 온 환자가 (가상의) 대기실에 있을 때부터, 의사가 환자를 진료할 때까지 모두 구글이 인공지능 등의 기술로 보조를 해주겠다는 것이다.

너무 미래지향적인 것 같기는 하지만 인공지능, 특히 자연어처리와 (실시간?) 번역과 같은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계획이다. 예를 들어, 환자가 (가상의) 대기실에 있을 때 챗봇을 통해서 증상 등에 대한 자동 문진을 하고, 이것이 진료 시작 전에 의사에게 전달된다.

챗봇 문진 시에 환자는 자기가 편한 아무 언어나 쓸 수 있다. (구글이 자동으로 번역해주므로.) 진료시에도 마찬가지. 자기가 편한 언어를 쓰면 AmWell의 의사에게 통역되어서 전달된다. 구글 클라우드 기반의 인공지능 번역기가 실시간으로 화면에 자막을 달아주는 방식. (유튜브에 실시간 자막 달아주는 것과 비슷할 듯)

진료시에 의사도 augmentation 받는다. (자연어 처리를 통해서) 증상, 병력, 복약 내역 같은 것들이 EMR에 자동으로 기록되고, 처방전 보내기, 보험 서류 청구 같은 루틴한 업무도 인공지능이 도와주거나 자동으로 처리해준다. 의사가 좀 더 진료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고, 생산성도 높아지고, 번아웃도 줄어들 수 있다. AmWell의 입장에서는 의사의 생산성이 사업성과도 직결되는 이슈이다.

이런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의 기술적인 협력이 ‘원격진료’의 특성에 기반한 것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사실 이런 챗봇 문진, 환자-의사 다른 언어를 쓸 때 실시간 통역, EMR 자동 기록, 보험 처리 보조 이런 부분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니다.

하지만 대면진료와 달리 원격진료는 환자-의사 사이에 오가는 모든 음성, 영상 등의 데이터가 클라우드 등 디지털 채널을 통한다. 그러면 이 클라우드를 거치는 과정에서 인공지능 등으로 뭔가를 더 해보기에 용이하다. 구글 클라우드가 원격진료의 이런 지점에서 기회를 잘 잡아낸 듯 하다. (당연히 데이터의 보안 등도 더 중요해진다. 여기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기술은 너무 미래지향적인 느낌이 들지만, 최근의 구글 음성인식, 번역기 등의 성능을 보면 원격진료에 이런 기술이 결합되는 것도 아주 먼 미래의 일로 보이지는 않는다. 원격진료와 인공지능의 결합. 기술과 분야의 경계가 허물어진다는 것을 새삼 다시 느끼게 된다.

About The Author

디지털 헬스케어를 통해 의료를 혁신하고 세상을 더 건강하게 만들고자 하는 벤처투자자, 미래의료학자, 에반젤리스트입니다. 포항공대에서 컴퓨터공학과 생명과학을 복수 전공하였고, 동대학원에서 전산생물학으로 이학박사를 취득했습니다. 스탠퍼드 대학, 서울대학교병원 등에서 연구하였습니다. 현재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 (DHP)를 2016년에 공동창업하였고,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40여 개의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투자하였습니다. 네이처의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자매지 『npj 디지털 메디슨』의 편집위원이자, 식약처, 심평원의 전문가 협의체 자문위원입니다. 『디지털 헬스케어: 의료의 미래』 『의료 인공지능』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등을 집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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