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27th November 2020,
최윤섭의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논문] 코로나의 시대, 의료는 디지털 혁신을 받아들여야 한다

NEJM 이번호에 “Covid-19 and Health Care’s Digital Revolution” 라는 제목의 Perspective가 실렸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읽어본 주요 저널의 아티클 중에 가장 과격한(?) 주장을 하고 있는 글입니다. COVID-19로 의료 시스템에 뉴노멀이 온다고들 하지만, 뉴노멀을 맞이하기 위해서 의료 시스템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할지 알고 싶으신 분들은 이 아티클을 꼭 참고해보시면 좋겠습니다.

As health care systems nationwide brace for a surge of Covid-19 cases, urgent action is required to transform health care delivery and to scale up our systems by unleashing the power of digital technologies.

스탠퍼드 의과대학 소속의 저자 세 명은 코로나19와 같은 비상 시국을 대처하기 위해서는 결국 의료 시스템의 근본적 변화를 통해, 디지털 기술을 더욱 적극적이고 빠르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기존에는 의료의 워크플로우, 재정적인 인센티브 등 모든 것이 의사와 환자가 직접 대면하는 것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이 감염병이 창궐한 상황에서는 ‘아날로그 의료’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디지털 기술의 잠재력을 충분히 활용한 비대면 헬스케어가 확대되도록 의료 시스템이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함을 역설합니다. 원문에서는 워딩은 telehealth로 쓰고 있습니다만, 전후 맥락을 읽어보면 이 telehealth에는 단순히 전화/화상 진료뿐만 아니라, 원격 환자 모니터링, 더 나아가서 챗봇, 인공지능 스피커, 웨어러블 등의 전반적인 ‘비대면’ 디지털 헬스케어를 포함합니다. 더 나아가, 이를 모두 이용한 Hospital-at-Home 컨셉도 언급되고 있습니다. (모두 한국에서 수가는 커녕, 그냥 불법이거나 인허가 단계에서부터 고민이 거의 없는 부분들입니다.)

저자들은 이러한 디지털 기술을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위해서 지불 구조, 지불 기준, 보험 체계, 수가 코드부터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하고, 인허가 관련 규제, HIPAA 등 관련 분야의 규제까지 완화되거나 기술의 발전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Reimbursement could be structured around time-based models or fixed fee-for-service payments. Evaluation and management (E&M) billing codes can be expanded beyond the existing telemedicine modifiers to reflect a more expansive conceptualization of digital service provision. For example, the Centers for Medicare and Medicaid Services (CMS) could remove requirements for in-person physical exams as part of E&M services, leaving determinations about the need for, and mode of, such exams to the discretion of the clinician.

특히 미국의 의료기관들이 지금까지 원격진료를 충분히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그래서 현재의 covid-19 판데믹에 충분히 대처할 수 없었는데요. 이는 결국 원격진료에 맞는 지불구조나 인센티브, 그리고 HIPAA 와 같은 낡은 규제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예를 들어, HIPAA와 같은 규정은 무려 1996년에 통과된 것을 지금도 그대로 사용하고 있고, Health Information Technology for Economic and Clinical Health (HITECH) 도 2009년에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 이후로 구현된 기술 혁신을 현재의 HIPAA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최근에 코로나 때문에 수가, 인허가와 같은 부분이 일부, 한시적으로 완화되었지만 (HIPAA 제약을 한시적으로 풀어준다든지, 원격 모니터링 센서의 규제를 낮춰준다든지) 더 근본적이고 광범위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지불구조와 규제의 개선을 통해서 디지털 솔루션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HHS, CMS, FDA, 메디케어 모두가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또한 빠지지 않는 것은 역시 평가(evaluation)에 대한 중요성입니다. 글의 마지막에는 이러한 디지털 기술이 적극적으로 도입되더라도, 환자와 의료기관에 의해서 적절하게 사용되는지, 결국 의료의 질(quality of care)가 향상되는지, 의료 비용은 줄일 수 있는지, 더 나아가서 Covid-19와 같은 판데믹 상황에서 의료의 생산성(productivity)이 향상되는지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오랜만에 너무 과격한(?) 주장을 하는 Perspective를 읽어서 저도 약간 소화가 다 안되는데요. 미국에서도 이 정도로 전향적인 주장이 의료계에서 얼마나 일반적인지는 모르겠으나, NEJM에 실릴 정도로 설득력은 있다고 봐야 하겠습니다.

반면 한국에는 아직 이런 논의가 너무 없습니다. 미국에 비해서 코로나19를 ‘상대적으로’ 잘 막고 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제는 한국의 심평원, 건강보험, 식약처, 의료계 등도 이런 부분에서 근본적인 고민을 해봐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 글에서는 원격진료 뿐만 아니라, 원격환자 모니터링, 챗봇, 인공지능 스피커, 웨어러블 등의 기술 전반에 대한 변화를 받아들일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한국의 당국자들은 이런 기술 자체의 존재도 모르는 경우가 많거나, 기술에 대한 이해가 과거 시점에 머물러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제는 심평원, 건보, 식약처, 의료계 모두에서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할 때가 오지 않았나 합니다.

About The Author

IT와 헬스케어의 컨버젼스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화두로 삼고 있는 융합생명과학자, 미래의료학자, 기업가, 작가, 엔젤투자가, 에반젤리스트입니다. 포항공대에서 컴퓨터공학과 생명과학을 복수 전공하였고, 동대학원에서 전산생물학으로 이학박사를 취득했습니다. 현재 최윤섭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소의 소장이며, 헬스케어 전문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 (DHP)의 대표 파트너를 맡고 있습니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융합의과학원 디지털헬스학과 겸임교수이자, VUNO, 3billion, 서지컬마인드 등의 스타트업의 자문을 맡고 있습니다. 네이처의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자매지 『npj 디지털 메디슨』의 편집위원이자, 식약처, 심평원의 전문가 협의체 자문위원입니다. 『디지털 헬스케어: 의료의 미래』 『의료 인공지능』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그렇게 나는 스스로 기업이 되었다』 등을 집필하였습니다.

1 Comment

  1. YANG MIJA April 8, 2020 at 1:13 PM

    THANKS, KEEP IT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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