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13th March 2019,
최윤섭의 Healthcare Innovation

원격 의료 집중 해부 (3) 원격 진료, 얼마나 안전한가?

Yoon Sup Choi March 14, 2019 Digital Healthcare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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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진료 회사들은 제대로 진료할까

이처럼 미국에서는 다양한 원격의료 회사들이 이미 활발하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많은 환자가 원격진료를 받고 있다. 그런데 원격으로 진료를 하게 되면 정말 환자들이 정확하고 안전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을까? 난립한 여러 원격진료 회사들 이 제공하는 의료 서비스 간에 질적인 차이 유무에 대한 우려가 없을 수 없다. 특히 원격으로 진료하는 경우 대면진료에 비해 환자에 대해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므로, 정해진 원칙과 절차를 준수하며 진료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2016년 미국의학회지(JAMA)에는 미국의 여러 원격진료 서비스들의 정확도와 진료의 질을 비교하는 연구가 발표되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원격진료 서비스들 사이의 정확성을 비교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연구에는 아메리닥(Ameridoc), 암웰(AmWell), 커설트어닥터(Consult a Doctor), 닥터 온 디맨드(Doctor on Demand), MD얼라인(MD Aligne), MD라이브(MDLIVE), 미MD(MeMD), 나우클리닉(NowClinic) 등 8개의 잘 알려진 원격진료 서비스가 비교되었다.

UCSF의 연구자들은 환자 역할을 하도록 훈련받은 67명의 배우를 통해서 총 599번의 원격진료를 받았다. 대상 질병은 발목 통증, 연쇄상구균 인두염(streptococcal pharyngitis), 바이러스성 인두염(viral pharyngitis), 급성 부비동염(acute rhinosinusitis), 허리 통증(low back pain), 여성의 재발성 요도 감염(recurrent female urinary tract infection) 등의 여섯 가지였다.

연구자들은 이 질병에 대해서 의사들이 진단 및 처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잘 준수하는지, 그리고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지 등을 비교했다. 그 결과, 전체 진료의 70%의 경우에 의사는 권고된 모든 검사와 병력에 관한 질문을 하는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확한 진단을 내렸던 경우는 76.5%, 오진은 14.8%, 진단을 내리지 못한 경우는 8.7%였다.

질병 중에는 요도 감염이 91%의 정확도로 가장 정확하게 진단을 내린 질병이었으며, 부비동염의 정확도가 71%로 가장 낮았다. 회사별로는 가장 정확했던 회사의 진료 정확도는 90% 이상이었지만, 가장 낮은 회사는 정확도가 70% 이하로 회사별 정확도에 꽤나 차이가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다. (수치별 회사의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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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별, 회사별 화상 진료의 정확도 (출처: JAMA, 2016)

또한 흥미롭게도 허리 통증, 연쇄상구균 인두염의 진료에는 전반적으로 가이드라인이 잘 준수되었고, 발목 통증, 요도감염에 대해서는 잘 준수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네 가지 질병의 가이드라인 준수 정도 자체에는 회사별로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반면, 나머지 두 질병인 바이러스성 인두염, 급성 부비동염에는 회사별로 가이드라인 준수 정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할 정도로 차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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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가이드라인 준수 정도에 대한 회사별 다양성 (출처: JAMA, 2016)

이러한 결과들을 종합해보면, 질병별, 그리고 회사별로 진료 가이드라인의 준수 정도에는 차이가 있었다는 것이 된다. 특히, 발목 통증의 경우에 추가적인 영상 의학 데이터를 요구하는 것이 진료 가이드라인에 있지만, 이를 지키는 의사는 15.5%에 불과했다.

 

피부과 원격진료의 한계와 부정확성

그런가 하면 2016년 미국의학회지(JAMA)에는 미국 원격의료 서비스의 정확성을 연구한 또 다른 흥미로운 논문이 실렸다. 바로 피부과 원격진료 서비스의 정확성을 분석한 것이다.

UCSF의 연구자들은 지난 2016년 2-3월에 걸쳐 미국에 있는 16개의 피부과 원격진료 서비스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수행하였다. 이러한 피부과 원격진료 서비스는 보통 웹사이트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피부 사진을 올리고 병력에 대한 설명을 텍스트로 보내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다만 테스트할 16개의 원격진료 서비스를 고를 때, 화상 통화에 기반하여 진료하는 서비스는 제외하였다. 아래에 설명된 이번 연구의 디자인, 즉 몇가지 질병에 대한 가상의 환자 시나리오를 만들고, 피부 사진을 올려서 테스트하는 방식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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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대상에 포함된 피부과 전문 원격진료 앱, Spruce

연구진들은 테스트를 위해 철저한 조건을 갖춘 6가지 종류의 시뮬레이션 환자 사례들을 만들어 내었다. 환자들은 각각 다낭성 난소 증후군 (polycystic ovarian syndrome), 매독 (secondary syphilis), 그람음성 모낭염 (gram-negative folliculitis), 포진상 습진 (eczema herpeticum), 흑색종(melanoma), 지루성경화증 (seborrheic keratosis) 등의 사례들로 구성이 되어있다.

이 가상의 환자들은 나이, 성별, 직업과 병력(HPI, History of Present Illness)에 관련한 상세한 상황까지 갖추도록 했다. 또한 병력에 대해서 의사가 더 추가로 질의하거나, 시스템상에 입력 가능한 곳이 있으면 제시할 수 있는 더 상세한 병력까지도 준비했다. 피부과 원격진료에서는 피부 사진을 올려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병변에 대한 사진도 3장씩 갖춰놓았다. (사진은 인터넷에서 이미지 검색으로 얻을 수 있는 사진을 이용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6가지 종류의 가상 환자 사례를 이용하여 총 62번 원격진료를 받았다. 결론적으로, 미국의 피부과 원격진료는 환자의 선택권, 진료의 투명성, 서비스 질 관리 등의 측면에서 우려스러운 부분이 많았다.

일단 68%의 경우에는 환자가 의사에 대한 선택권 없이 배정되는대로 진료를 받아야 했으며, 단 26%의 경우에만 의사의 면허와 관련된 정보가 공개되었다. 특히, 피부과 전문의가 진료한 경우는 27명에 지나지 않았고, 나머지는 내과, 응급의학과, 가정의학과, 산부인과, 재활의학과 등의 의사가 진단한 경우도 있었다.

특히 미국에는 주별로 의사면허가 발급되고, 환자가 속한 주의 면허를 가진 의사만 진료할 수 있다. 이 연구의 가상 환자들은 캘리포니아 주민으로 설정되었으나, 일부 기업의 경우에는 캘리포니아 주의 면허가 없는, 인도나 스웨덴 등 국외의 의사를 연결해준 곳도 있었다.

질병에 대한 진단을 받을 수 있는 경우는 77%였고, 처방까지 받을 수 있는 경우는 65%였다. 하지만 처방된 약에 관련된 부작용이나 임신과 관련된 위험에 대해서 논의한 곳은 각각 32%, 43%로 일부에 불과했다. 이 중 환자가 보낸 사진만으로 진단을 내릴 수 있는 (상대적으로 쉬운) 시나리오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정확한 진단을 내렸다. 하지만 환자의 추가적인 병력과 상세한 정보가 중요한 시나리오의 경우 열, 다모증, 월경 주기 등에 대해서 추가 질문을 하지 않았거나, 혹은 의사가 환자에게 추가 질문을 할 수 있도록 앱이 디자인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았고, 이 경우 진단 정확성도 낮았다.

특히 다낭성 난소 증후군 (polycystic ovarian syndrome), 매독 (secondary syphilis), 그람음성 모낭염 (gram-negative folliculitis), 허피스성 습진 (eczema herpeticum)에 대한 진단 결과가 좋지 않았으며, 진단 정확성과는 또 별개로 처방된 약이 가이드라인과 맞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원격진료의 질 관리

이 논문에서는 원격진료를 잘 활용한다면 지역적, 물리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고, 비용 부담도 덜 수 있겠지만, 그와 함께 우려할 부분도 있음을 표명하고 있다. 이에 저자들은 환자들이 의사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하며, 의사의 면허 관련 정보를 공개해야 하고, 환자의 병력과 복용 중인 약, 증상, 부작용 설명 등에 대해서 진료 가이드라인에 맞게 진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사실 이 연구는 대면진료가 원격진료보다 더 정확하다는 것을 증명한 것은 아니다. 다만 저자들은 대면 진료의 경우 의사와 환자가 질문과 답을 주고받으며 환자의 상태를 더 파악해가는 과정을 거치는 반면, 이번 연구에 포함된 피부과 원격진료 서비스의 경우, 환자가 피부 사진과 증상을 한 번 보내면 (의사가 환자에게 추가 질문을 하고 싶어도 해당 기능이 없기 때문에) 이것만으로 진단을 내려야 하는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제외된 화상 통화 기반의 원격진료 서비스의 경우, 의사와 환자가 질문과 답을 주고받을 수 있으므로 이번 연구에 분석된 서비스보다 더 높은 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두 논문은 공통으로 미국에서 원격진료 서비스가 활발히 이용되고 있음에도, 일부 서비스의 경우 질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진료 가이드라인의 준수와 서비스 디자인의 개선 (환자의 선택권 부여, 의사에 대한 정보 공개, 적합한 전공의 의사 매칭, 의사의 추가 질문 기능 등)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실 국내에서는 원격의료의 허용 여부 자체에 대해서 논란이 되지만, 이러한 측면을 보면 단순히 허용해야 하느냐, 금지해야 하느냐뿐만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원격진료를 어떻게 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의료의 질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도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위 연구들에서 살펴본 것처럼 질병별 진료 가이드라인의 제정과, 시행 이후에 이러한 가이드라인의 준수 여부의 철저한 관리를 통한 안전성과 정확성 제고 방안도 필요하다. 하지만 국내에서 허용 여부에 대한 논란에 묻혀, 더 자세한 이슈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원격의료 전문의를 양성한다면

이러한 원격진료 서비스의 질 관리에 강조되는 것은 진료 가이드라인의 준수이며, 이를 통해서 궁극적으로 얻으려는 결과는 진료의 정확성 및 환자의 치료 결과 향상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국내에서 원격의료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에서 대면진료에 비해 부정확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기도 한다.

여기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이 바로 원격의료에 대한 의사의 교육이다. 현재 의과대학 커리큘럼이나 전공의 트레이닝 방식은 모두 대면 진료를 상정하고 이루어진다. 만약 원격진료가 대면 진료와 진료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다면[ref], 원격진료에 특화된 교육과 훈련을 체계적으로 받은 의사를 양성하는 것은 어떨까. 이러한 의사에게만 원격진료의 자격을 주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2016년 미국의학회지(JAMA)에는 원격의료 전문의(medical virtualist)를 양성할 필요가 있다는 도발적인 주장이 실렸다.[ref] 현대 의료는 다양한 전공 및 세부 전공으로 나뉘어서 발전해왔다. 현재 의과대학 및 병원에서 의사들이 맡은 전공 및 세부 전공 중에는 불과 몇십 년 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것들도 많다. 특히, 이러한 세분화는 새로운 치료법, 수술법, 진단법, 의료기기 등 기술의 발전 때문에 촉발되었다. 앞으로도 의료는 새로운 기술 때문에 더욱 세분되며 새로운 전공이 만들어질 텐데, 여기에 모바일, 디지털, 통신 기술이 빠질 수 없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미국에서는 원격의료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나, 가이드라인의 준수나 진단 정확도 측면에서 질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의대생과 의사들이 의과대학이나 레지던트 과정에서 ‘원격으로’ 진료하는 법을 배우지 않는다는 점도 중요한 이유가 될 수 있다.

이에 저자들은 원격의료라는 전공을 별도로 만들어, 원격으로 진료하는 법을 정식 커리큘럼과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거쳐서 배출하는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의사는 의대 졸업 후, 전공의(레지던트)와 전임의(펠로) 등을 거치며 전공, 더 나아가 세부 전공에 따라서 전문성을 높이며 특정 수술, 진료를 더 많이 반복하면 치료 성과가 좋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처럼 원격의료도 관련 전공이 생기고, 이러한 특수한 환경에 맞는 진료를 연구하고, 최적화하며, 이에 따른 진료 전문성을 높이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 논문에서는 의사들이 자신의 전문 진료과에서 세부 전공을 추가로 익히듯이 (예를 들어, 내과전문의가 추가적인 수련을 거쳐, 소화기내과, 종양내과, 신장내과 전문의가 되듯이), 원격의료도 이러한 세부 전공으로 익힐 수 있다고 제안한다. 예를 들어서,’원격 응급의학 전문의 (urgent care virtualists), ‘원격 신경의학 전문의 (neurological virtualist)’, ‘원격 정신과 전문의 (psychiatric virtualist)’ 등도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미국의학회지에 이러한 주장이 소개되자, 미국 의료계에서는 이 주장에 대한 찬반양론이 일었다. 하지만 전공을 새롭게 만들 필요까지는 없다고 반박하는 쪽에서도, 적어도 의과대학과 전공의 트레이닝 과정에서 ‘원격의료 진료하는 방법’을 배우기는 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는 의견이 있었다.[ref] 현재 미국에서도 의대 커리큘럼에 원격으로 진료하는 방법을 따로 배우지는 않기 때문이다.

(계속)

About The Author

IT와 헬스케어의 컨버젼스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화두로 삼고 있는 융합 생명과학자, 미래의료학자, 작가입니다. 포항공대에서 컴퓨터공학과 생명과학을 복수 전공하였고, 동대학원에서 전산생물학으로 이학박사를 취득했습니다. Stanford University 방문연구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암연구소 연구조교수, KT종합기술원 컨버전스연구소 팀장,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소 연구조교수 등을 역임하였습니다. 현재 최윤섭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소의 소장이며, 국내 유일의 헬스케어 전문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 (DHP)의 대표 파트너를 맡고 있습니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융합의과학원 디지털헬스학과 초빙교수이자, VUNO, Zikto, Promisope, Souling, 트랜스링크 캐피털, HB 인베스트먼트, 녹십자 홀딩스의 자문이며, 매일경제신문의 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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