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26th September 2017,
최윤섭의 Healthcare Innovation

[칼럼]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적인 의사의 역할

Yoon Sup Choi April 30, 2016 Column, Digital Healthcare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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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신문에 제가 기고한 칼럼입니다. 칼럼의 원본은 여기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선각자 비노드 코슬라는 몇 년 전 “미래에 80%의 의사가 컴퓨터로 대체될 것이다”라고 주장해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파격적이었던 이 주장은 인공지능이 현실로 다가온 지금은 별로 낯설게 들리지 않는다.

과거 증기 기관의 발명으로 인류는 최초의 기계 시대를 맞이했다. 기계가 인간 근육의 한계를 넘어서며 대량 생산, 철도 등 현대 산업 문명을 이룩했지만, 신체를 사용해서 일하던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어버렸다. 인간의 두뇌를 넘어선 인공지능이 제 2의 기계시대를 촉발시키는 이제는 지식근로자들의 일자리가 위협받고 있다.

그런 대표적인 지식근로자가 바로 의사이다. 인공지능의 대표적인 활용분야가 바로 의료이며, 이미 암 환자 진단, 영상 의료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의료 분야에 인공지능이 활용되기 시작했다. 종양내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등은 먼저 영향을 받을 것이며, 그 범위는 더 확대될 것이다.

현재 의사가 하고 있는 많은 역할은 인공지능으로 대체 가능하다. 의사의 모든 역할을 대체하기는 어렵겠지만, 인공지능으로 인해 향후 의사의 역할이 달라질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특히 현재 의대생들이나, 수련을 받는 젊은 의사들은 은퇴 전에 인공지능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중요한 질문은 “기계가 정말로 기계적인 일을 모두 한다면, 인간 의사에게 남을 일은 무엇인가?” 일 것이다. 의사에게는 인공지능 때문에 사라질 역할, 유지될 역할, 새롭게 생겨날 역할이 있을 것이다. 학과와 전공별로 이 세 가지를 구분하고, 유지될 역할과 새로운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결코 사라지지 않을 역할 중의 하나는 최종 의사 결정을 내리는 역할이다. 인공지능이 특정한 의료 분야에서 의사와 비슷하거나 더 정확한 수준으로 발전한다 할지라도, 인공지능이 제시한 치료법 중에 무엇을 선택할지는 인간의 몫으로 남을 것이다. 이 역할마저 대체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이 의사보다 더 정확하다”는 것을 실제 환자 대상의 임상 시험을 통해 의학적으로 증명해야 하지만, 이는 기술적으로나 윤리적으로 불가하다.

그렇다면 무엇이 대체 가능한 역할인가? 암묵지나 직관에 의한 것이 아니라, 데이터나 근거에 기반하여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내리는 진단, 판독 등의 의사 결정은 기본적으로 대체 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예를 들어, 동일한 환자를 여러 의사에게 보였을 때 유사한 판단 과정을 거쳐서 의사 결정을 내리거나, 반복적으로 주어졌을 때 동일한 판단을 내릴 종류의 일이라면 인공지능화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의대생 교육 과정과 수련 과정도 유지될 역할과 새로운 역할에 맞는 역량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현재 의대 교육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단순 암기의 중요성은 줄어들 것이다. 지식을 학습하고 암기하는 것은 컴퓨터가 더 잘하기 때문이다.

반면 새로운 분야에 대한 연구 능력이나, 창의성을 길러주는 교육, 인간 대 인간으로 환자를 대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등의 역량에 대한 교육이 더 강조되어야 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종양내과 의사는 평생 2만 명의 환자에게 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전한다고 한다. 하지만 의대에서는 환자에게 이를 어떤 방식으로 전해야 할지는 가르쳐주지는 않는다. 기계 의사와 함께 일하기 위해서 의사에게 인간적인 측면이 더 강조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더 나아가서는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환자를 효과적으로 진료하고 치료하는 방법도 배워야 할 것이다. 인공지능과 협력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여타 새로운 의료 기술이 나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학생들과 수련의뿐만 아니라, 기존의 의사들도 인공지능의 사용법을 익혀야 한다. 하지만 이 활용법을 누가 어떻게 교육하고 평가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의료계는 이러한 피할 수 없는 미래를 보다 적극적으로 주도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을 활용한 진료 가이드라인도 필요할 것이다. 국내 의료계는 원격의료 등의 논란으로 디지털 기술의 수용에 보수적이지만, ‘최선의 수비는 최선의 공격’이라는 말처럼, 이러한 변곡점의 시기에는 오히려 향후 펼쳐질 게임의 규칙을 선도적으로 정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About The Author

IT와 헬스케어의 컨버젼스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화두로 삼고 있는 융합 생명과학자, 미래의료학자, 작가입니다. 포항공대에서 컴퓨터공학과 생명과학을 복수 전공하였고, 동대학원에서 전산생물학으로 이학박사를 취득했습니다. Stanford University 방문연구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암연구소 연구조교수, KT종합기술원 컨버전스연구소 팀장,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소 연구조교수 등을 역임하였습니다. 현재 최윤섭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소의 소장이며, 국내 유일의 헬스케어 전문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 (DHP)의 대표 파트너를 맡고 있습니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융합의과학원 디지털헬스학과 초빙교수이자, VUNO, Zikto, Promisope, Souling, 트랜스링크 캐피털, HB 인베스트먼트, 녹십자 홀딩스의 자문이며, 매일경제신문의 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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