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13th December 2017,
최윤섭의 Healthcare Innovation

FDA, 마침내 23andMe의 유전자 테스트를 승인: 그 의미와 전망

Yoon Sup Choi February 21, 2015 Big Data, Digital Healthcare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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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23andMe가 FDA로부터 개인 유전 정보 분석 테스트에 대한 승인을 받았습니다. 이는 블룸 증후군(Bloom syndrome) 이라는 희귀 유전질환의 보인자 여부 테스트에 관한 승인으로, FDA가 의사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 (Direct-to-Consumer) 하는 방식의 유전자 테스트를 승인한 첫번째 사례입니다.

23andMe가 2013년 11월 FDA로부터 질병 위험도 분석 서비스의 판매 금지 명령을 받은지 14개월만에, 그리고 이후 2014년 6월 23andMe가 블룸 증후군에 대한 테스트를 FDA에 심의요청을 한지 8개월여 만입니다.

이번 FDA의 결정은 23andMe 뿐만 아니라, 개인 유전정보 분석 (personal genome service) 분야 전반에 크게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2015년 신년부터 이어지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규제 장벽을 낮추기 위한 FDA의 파격적인 행보를 또 한번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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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andMe의 CEO, 앤 워짓스키

개인 유전 정보 분석의 선구자, 23andMe

IT 기술의 발전에 따라 유전 정보 분석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개인들이 자신의 유전 정보를 분석, 보유, 활용하는 시대가 가까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 중의 하나인 23andMe 는 이러한 ‘개인 유전 정보’ 시대를 과감하게 앞당기려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기업입니다.

실리콘밸리의 23andMe는 개인 소비자들에게 ‘의사를 거치지 않고(Direct-to-Consumer)’ 직접 개인 유전자 검사를 제공하려고 시도해온 기업입니다. 특히, 구글의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의 아내였던 앤 워짓스키가 공동 창업했으며, Google Ventures의 막대한 투자를 받으면서 화제를 모았던 기업이기도 합니다.

23andMe는 2013년 11월을 기준으로 단돈 $99 에 각종 질병에 대한 위험도 분석, 약물에 대한 민감도, 유전적인 특징, 조상 분석 등 250여 종류가 넘는 분석을 제공했습니다. 소비자는 의사를 거치지 않고 23andMe의 웹사이트에서 직접 분석 키트를 주문하여, 가정에서 타액을 뱉아서 우편으로 보내는 방식으로 간편하게 자신의 유전정보 분석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대담한 CEO‘ 라고 불리는 앤 워짓스키가 공격적으로 이끄는 23andMe는 한동안 승승장구했습니다. 창업 초기에 $1,000 가까이 하던 테스트의 가격을 $99 까지 파격적으로 낮추고, 2013년 여름에는 TV 광고까지 내어 놓으면서, 이 분석을 이용했던 사람들은 2013년 말 기준 50만명에 달할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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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andMe의 고객수 증가 추이 (출처: 금창원 대표님 블로그)

특히, 23andMe는 사용자들에게 분석 샘플인 타액 뿐만이 아니라, 질병 여부, 유전형질 등에 대한 분석에 대한 ‘정답’을 자발적으로 받았으며, 연구용 목적으로 유전 정보를 익명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동의까지 얻었습니다. (2015년 1월을 기준으로 총 80만명의 고객이 분석을 했으며, 그 중 60만명이 자신의 정보를 자발적으로 제공하고 연구용 사용에 동의하였다고 합니다)

 

FDA 판매 금지 명령과 그 이후

이렇게 거칠 것이 없던 23andMe의 행보에 2013년 11월 말 빨간불이 켜집니다. FDA가 23andMe의 질병 위험도 분석 및 약물 민감도 분석의 정확도 및 오남용 가능성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며, 추가적인 의학적 검증을 받을 때까지 판매 중지를 명령한 것입니다.

사실 23andMe는 FDA 의 승인 절차에 제대로 협조하지 않음으로 인해서 이러한 위기를 자초한 측면이 큽니다. FDA는 당시 23andMe에 보낸 공개 서한에서 FDA 측에서는 23andMe 와의 협력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23andMe는 충분한 근거 자료나 검증 결과를 내어 놓지 못하였고, 상당히 협조적이지 않았던 자세를 보였던 것을 질타하기도 하였습니다.

FDA에서 판매 금지 명령을 받은 이후 23andMe는 활로를 찾기 위해 여러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일단 질병 및 약물 분석은 중지했지만, FDA의 규제 범위에서 벗어나는 조상 분석 등의 비의료적 분석은 계속 제공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느리기는 하지만 사용자를 계속 확보해나갔습니다.

또한, 화이자, 제넨텍, 존슨앤존슨 등의 대형 제약사와의 NIH 등의 연구소와 공동 연구를 통해서 추가적인 매출처를 확보했습니다. 이는 주로 23andMe가 그동안 축적해왔던 방대한 개인 사용자들의 유전 정보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일종의 데이터 비즈니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5년 1월의 보고에 따르면, 23andMe는 무려 12 곳의 대형 제약사 및 연구소와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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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FDA의 규제를 정면으로 돌파하려는 노력도 계속했습니다. 지난 6월 23andMe는 FDA로 재제를 받은지 7개월 만에 블룸 증후군(Bloom Syndrome)이라는 ‘하나의’ 유전 질병에 대해서 위험도 예측 검사에 대한 승인을 요청했습니다.

이 질병은 유전적인 요인과 발병의 관계가 아주 명확하게 정립되어 있는 질병입니다. 23andMe의 입장에서는 ‘가장 낮은 곳에 달린 사과’ 부터 하나씩 따겠다는 전략이었습니다. 즉, 비교적 승인이 용이한 질병 하나에 대한 절차를 일단 통과함으로써, FDA의 승인을 얻기 위한 ‘기준’을 잡겠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러한 새로운 방식의 분석에 대해서는 승인을 신청하는 23andMe의 입장이나, 심사하는 FDA의 입장 모두가 처음 접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해결이 용이한 심사 대상 하나를 시작으로 서로가 기준을 잡아가는 과정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또한, 23andMe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과정을 처음 거치면서, 분석 과정에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타액 키트, 유전정보 분석 칩, 생물정보학 프로그램 들도 검증을 받겠다는 복안도 내비친 바 있습니다.

 

FDA, 23andMe의 블룸 증후군 테스트 허가

그로부터 8개월이 지난 2015년 2월 19일, FDA는 마침내 23andMe의 블룸 증후군 테스트를 허가하였습니다. 이는 의사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유전자 테스트에 대해서 FDA가 허가를 내어준 최초의 사례입니다.

23andMe의 해당 테스트는 블룸 증후군이 부모로부터 자녀에게 대물림될 가능성이 있는지를 검사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됩니다. 블룸 증후군은 희귀 유전질환으로 작은 키, 광민감도의 증가 (photosensitivity), 얼굴 모세 혈관 확장증, 각종 암 (특히 백혈병과 림프종)에 대한 위험도가 크게 증가하는 특징을 가지는 질병입니다.

특히, 이 블룸 증후군은 상염색체 열성 (autosomal recessive) 유전 질환입니다. 상염색체 열성 유전 질환의 경우, 부모에게 하나씩 물려 받은 두 쌍의 대립 유전자 중에 우성 유전자를 하나라도 가지고 있으면 (AA, Aa) 정상인이 되고, 두 쌍 모두 열성을 가지고 있으면 (aa) 질환이 발병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부모가 모두 겉으로는 정상인 것처럼 보이더라도 실제로는 우성/열성 유전자를 하나씩 (Aa) 가지고 있는 보인자(carrier)일 경우, 멘델의 유전법칙에 의해 다음 세대에서 열성 유전자만을 물려 받아 (aa) 유전 질환이 발병할 확률이 25%가 됩니다. 이러한 경우에 대비하여 블룸 증후군과 같은 가족력이 있는 부모들의 경우, 자녀에게 해당 유전 질환의 발병 가능성을 따져보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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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염색체 열성 유전 질환 (출처)

FDA의 이번 허가에 따라서, 미국에서는 일반인들이 가정에서도 23andMe의 테스트를 통해서 손쉽게 스스로의 블룸 증후군 열성 유전 형질의 보유 여부를 검사해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23andMe가 제출한 연구 결과들

FDA 의 판매 금지 명령을 받은 이후, 23andMe는 FDA의 승인 절차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FDA의 규제 프로세스에 더 효과적으로 협력하기 위해서 20년 이상 의료 기기 규제 분야에서 경험이 있는 Kathy Hibbs를 최고 법률/규제 담당자 (cheif leagal and regulatory officer)로 새롭게 영입하기도 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23andMe는 FDA에 테스트의 정확도 및 사용자 편의성을 증명하기 위해서 연구 데이터를 제공했습니다. 이번 FDA의 발표에 따르면, 23andMe는 크게 두 가지 종류의 연구 데이터를 FDA에 제공했다고 합니다.

첫번째로, 23andMe는 자신의 블룸 증후군 테스트가 사용자의 유전형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을 두 개의 독립적인 연구를 통해 보여주었습니다. 첫번째 연구는 두 실험실에서 총 123 개의 동일한 샘플을 테스트하여, 서로 다른 두 실험실에서 동일한 결과가 나오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이 중 일부는 블룸 증후군의 인자 여부를 이미 알고 있는 샘플이었습니다) 두 번째 연구는 105개의 샘플로 또 다른 두 개의 실험실에서 샘플을 테스트 한 것이었습니다.

이 연구를 통해 블룸 증후군 유전 인자 보유 여부에 대해, 동일한 샘플에 동일한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증명하였습니다. 이는 결국 테스트의 재현 가능성(reproducibility)을 테스트 한 것입니다. 즉, 실험하는 사람이나 환경에 상관 없이 동일한 테스트 결과가 안정적으로 도출됨을 증명하였습니다.

두번째로, 23andMe는 일반인 사용자들이 이 테스트 키트를 편리하고도 정확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이는 일반 소비자들이 의료 전문가의 도움 없이도 타액을 수집하는 등, 테스트의 이용 방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23andMe는 나이, 성별, 인종, 교육 수준을 대표하는 미국인들 중에 무작위로 302명을 선정하여, 이 테스트에 대한 사용법을 얼마나 쉽게 이해하고, 따라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연구하였습니다.

FDA의 발표에 이런 연구의 자세한 결과는 나오지 않지만, 테스트를 허가해줄 정도로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데이터를 얻었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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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의 파격적인 결정

이번 FDA의 결정에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 중의 하나는 23andMe의 사용자 직접 판매 (DTC) 방식의 상품이 Class II 등급으로 허가를 받았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개인 유전 정보 분석 서비스의 규제 장벽 중의 하나가 크게 낮아지게 되었습니다.

FDA는 의료 기기에 대한 등급을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합니다 (참고1참고2). Class III 가 가장 위험도가 높은 의료 기기 등급으로, 이 등급에 대항되면 반드시 시장 출시 전에 승인(premarket approval)을 얻어야만 합니다. 하지만,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기기에 부여되는 Class II 등급은, 시장 판매를 위해서 허가 승인 없이 단순히 등록 절차만 거치면 됩니다.

23andMe의 테스트가 Class II 등급을 받았다는 것은 FDA가 개인 유전 정보 분석 서비스 (특히, 그 중에서 적어도 상염색체 우성 유전자 검사)의 위험도가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FDA의 이러한 결정은 23andMe 뿐만 아니라, 후발 상염색체 열성 인자 보유 테스트들 또한 Class II 등급으로 시장 출시 전에 등록만 하면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규제 장벽이 매우 낮아진 것입니다.

FDA는 발표문에서 23andMe의 이번 테스트를 일종의 가정용 (home-use) 테스트라고 언급합니다. 이는 일반적인 소비자들이 가정에서 쉽고 편리하게 사용하고, 결과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정도라는 것입니다. 이는 기존의 가정용 테스트, 혹은 처방전 없이 일반 판매 (over-the-counter) 승인을 받은 가정용 임신 테스트, 콜레스테롤 테스트, HIV 테스트 키트와 동일한 원칙을 적용받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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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FDA에서 체외진단 및 방사선 기기 부문 (Office of In Vitro Diagnostics and Radiological Health)의 디렉터인 Alberto Gutierrez 박사는 “이번 결정은 다른 유사한 상염색체 열성 유전자 테스트 기기들에게 규제를 거의 받지 않고,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줄 것이다. FDA는 많은 경우에 소비자들이 자신들의 유전 정보에 접근하기 위해서 의사를 거쳐야 할 필요가 없다고 믿는다” 라고 언급하였습니다. 또한 그는, “이번 승인과 등급 분류 조정을 통해, 시장 출시 전 승인 절차를 면제 한다는 FDA의 결정은 기술의 혁신을 촉진하고, 궁극적으로는 소비자들에게도 혜택을 줄것이다” 라고 언급하기도 하였습니다.

FDA의 고위직의 이러한 발언은 FDA가 실질적으로 소비자 직접 판매 방식의 유전 정보 테스트에 대해서 앞으로 크게 규제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의미심장한 발언입니다. 이는 2013년 23andMe의 서비스를 금지할 때와는 너무도 달라진 자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술 회사들의 FDA 승인을 전문적으로 도와주는 변호사 Brad Thompson는 “이번 결정은 FDA가 유전자 테스트에 대한 규제를 낮추기 위해서 진지하게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며, FDA의 입장 변화에 대해 “몇 년 전만 해도, 나는 FDA가 이러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고 놀라움을 나타내었습니다.

 

향후 전망 및 파급효과

23andMe의 소비자 직접 판매 테스트에 대한 FDA의 허가 및 Class II 등급 판정은 향후 여러 측면에서 파급효과를 불러 일으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1. 23andMe의 추가적인 테스트에 대한 등록 확대

먼저 23andMe의 추가적인 유전자 테스트에 대한 FDA 허가 신청 및 등록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당초 23andMe는 블룸 증후군이라는 잘 알려진 유전 질환의 허가를 먼저 진행함으로써, FDA 허가 절차에 대한 기준을 만드려는 복안이었습니다. 특히 Class II 등급을 통해 심사 절차를 면제받음으로써 더욱 발빠른 움직임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승인 이후에 23anMe의 CEO 앤 워짓스키는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이번 승인은 “개인 유전 정보 분석 서비스를 다시 재개하기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자평하며, “향후 새로운 심사에 대해서도 기틀(framework)을 마련해 주었다”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VentureBeat23andMe와 FDA 모두 지난 몇 년 동안 개인 유전 정보 분석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대해 어떻게 심사할 것인지에 대해서 많은 것들을 학습하게 되었으며, 또한 양자간에 어떻게 함께 일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배우게 되었다고 지적합니다.

 

2. DTC 유전 정보 서비스 시장의 개화

23andMe의 분석 서비스가 Class II 등급을 받음으로써, DTC 유전 정보 분석 서비스의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3andMe 뿐만 아니라 Pathway Genomics 등의 여타 경쟁 기업들도 시장에 제도적인 장벽 없이 진출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의사를 거치지 않고’ 개인 유전 정보 분석 시장을 선도적으로 개척해왔던 23andMe는 본의 아니게(?) 경쟁자들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둔 셈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는 최근 Dexcom이 FDA의 de novo process 를 통해서 혈당 수치 디스플레이 앱을 Class II 로 등급 조정을 받았던 상황과 비슷합니다. Dexcom은 FDA와 오랜 씨름 끝에 이 앱의 규제 등급 하향을 통해서 혈당 측정계와 스마트폰을 직접 연동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런칭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는 Medtronics 와 같은 경쟁 기업에게 손쉽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닦아준 셈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가장 대담한 CEO’ 라고 평가 받으며, 과감한 행보로 눈 앞의 이익 보다는 장기적으로 전체 판을 키우는 것을 중요시하는 앤 워짓스키는   오히려 이러한 상황을 반길지도 모르겠습니다.

 

3. 다른 질병으로도 확대 가능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이번 FDA의 승인이 ‘열성 유전 질환’에 대해서, ‘보인자(carrier) 여부를 테스트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테스트에 한정된다는 것입니다. 즉, 블룸 증후군이라고 하는 희귀 유전 질환은 하나의 유전자에 대해서 멘델의 유전 법칙에 따른 우성-열성 관계에 의해 발병 확률이 명확하게 규정되는 질환입니다. 즉, 분석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의 수와 환경적인 요인이 제한적입니다.

하지만 23andMe가 기존에 분석에 포함시키던 당뇨병과 같은 대부분의 주요 질환들은 다수의 유전자 (더 정확히는, 다수의 단일 염기 다형성 (SNP))를 분석해야 합니다. 이 경우에는 어떠한 방식으로 FDA가 판단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유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같은 질병에 대해서 1번 기업은 A, B, C 라는 세 유전자에 기반하여 분석하고, 2번 기업은 B, C, D 라는 유전자를 분석한다면, FDA 심사관들의 머리는 더 복잡해질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유전질환인 블룸 증후군과는 달리 다른 질병들은 환경적인 요인이 얼마나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경우에 의사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분석을 제공하는 것이 얼마나 용이할 것인지에 대한 이슈도 남아 있습니다.

 

4. 다른 국가들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FDA의 이러한 결정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신약 및 의료 기기 승인 기관에게 어떠한 영향을 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각국의 신약 및 의료 기기 승인을 담당하는 기관은 직간접적으로 FDA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실 DTC 서비스는 현재 세계적으로 많은 국가들에서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케나다와 영국은 DTC가 허용되어 있는 예외적인 국가들로 23andMe는 작년 10월과 12월에 각각 이 나라에 진출한 바 있습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현행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에 따라 반드시 의료기관을 거쳐야만 개인의 유전 정보를 검사할 수 있습니다. 현재 테라젠이텍스, DNA링크 등의 회사들이 국내에서도 개인 유전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는 있으나, 의료기관을 통해야 한다는 제약 때문인지 이용자의 수는 미국에 비해서 현저하게 적은 상황입니다. 최근 한국에서도 이러한 질병 예측성 검사의 허용 정도를 두고 공청회가 열리는 등 활발한 의견 수렴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FDA의 행보는 국내 식약처의 방침에도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About The Author

IT와 헬스케어의 컨버젼스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화두로 삼고 있는 융합 생명과학자, 미래의료학자, 작가입니다. 포항공대에서 컴퓨터공학과 생명과학을 복수 전공하였고, 동대학원에서 전산생물학으로 이학박사를 취득했습니다. Stanford University 방문연구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암연구소 연구조교수, KT종합기술원 컨버전스연구소 팀장,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소 연구조교수 등을 역임하였습니다. 현재 최윤섭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소의 소장이며, 국내 유일의 헬스케어 전문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 (DHP)의 대표 파트너를 맡고 있습니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융합의과학원 디지털헬스학과 초빙교수이자, VUNO, Zikto, Promisope, Souling, 트랜스링크 캐피털, HB 인베스트먼트, 녹십자 홀딩스의 자문이며, 매일경제신문의 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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