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13th December 2017,
최윤섭의 Healthcare Innovation

IBM Watson과 애플 Siri가 결합한다면?

Yoon Sup Choi July 22, 2014 Big Data, Digital Healthcare Comments
watson siri

지난 7월 15일, 세기의 경쟁자였던 애플과 IBM이 서로 파트너십을 맺기로 전격 발표함으로써 시장을 놀래켰습니다. 30년전 개인용 컴퓨터 시장의 표준을 놓고 두 회사가 격돌했던 것을 상기한다면, 이 파트너십은 ‘비즈니스에는 영원한 친구도, 적도 없다’는 말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 역사적인 파트너십의 골자는 아래와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 IBM는 아이패드, 아이폰 기반의 기업용 어플리케이션을 100개 이상 만들겠다는 것
  • 애플은 IBM의 영업망을 통해서 기업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는 것

이러한 내용에 대해서 양사가 윈-윈할 수 있는 구도라고 호평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성장 정체로 고민하고 있는 애플에게는 새로운 기업용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최근 영업이익 감소에 시달리고 있는 IBM은 기업 업무용 솔루션들을 개인용 기기인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통해서 직장인 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 발표에서 (많은 질문에도 불구하고) 언급되지 않은 것이 있었는데, 바로 IBM Watson은 이 파트너십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에 관한 것입니다.

 

수퍼컴퓨터 Watson에 과감히 투자하는 IBM

IBM의 인공지능을 가진 수퍼컴퓨터 Watson은 2011년 미국의 유명 퀴즈쇼 Jeopardy! 에서 두 번에 걸쳐, 프로그램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간’ 챔피언 두 명을 처참히 짓밟으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인간 챔피언 중 한 명인 켄 제닝스는 무려 74연승의 전설적인 기록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Jeopardy! 퀴즈쇼의 성공 이후 Watson은 각종 분야에 진출하면서 그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특히 헬스케어 분야로의 진출이 활발합니다. Memorial Slaon-Kettering Cancer CenterMD Anderson과의 협력을 통해서, 암 환자의 치료 분야에 진출한 것을 필두로, 미국 정부의 공공보건 분야에 솔루션을 제공하거나, 뉴욕 게놈 센터와 악성 뇌교종 (glioblastoma, 뇌암의 일종)의 유전체 연구에도 진출하기도 했습니다.

2011년 퀴즈쇼 Jeopardy! 에 출전한 Watson

IBM은 인공지능을 가진 수퍼컴퓨터 Watson에 대해서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사실은 아직 뚜렷한 사업모델도 없고, 매출에서의 성과도 미미한이 Watson에 대해서, IBM은 올 1월 Watson 그룹을 CEO 직속으로 승격시키며, $1b 규모로 투자를 대폭 확대하며, 기존 5배에 달하는 2,000명 가량의 인력을 추가 확보할 것을 발표했습니다.

또한, Watson을 활용한 스타트업들에 투자하는 $100m 규모의 벤처 펀드를 조성하여, 관련 생태계를 만들어갈 그림을 보여줬습니다. 지난 2월에는 WellTok 과 같은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Siri와 Watson이 결합한다면

이번 IBM과 애플의 파트너십에 따라서, 이렇게 막강한 Watson과 애플의 음성인식 기반의 인터페이스 Siri가 만나면 큰 시너지가 만들어질 것으로 VentureBeat는 예상했습니다. Siri는 사용자 친화적인 음성인식 기능을 통해서 사용자에게 질문을 받아들이고, 질문을 ‘이해’하며, 질문을 구조화된 (structured) 포멧으로 만들어서 ‘의도’를 이해하는 것까지는 잘 하지만, 그 이후에 이를 통해서 ‘질문을 처리하고’, ‘답을 찾아주는’ 과정을 위해서는 전혀 다른 메커니즘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기존에 애플은 Yelp 등의 다른 파트너들과 협력해왔지만, 사실 현재 지구상에서 이 작업을 IBM Watson보다 잘하는 알고리즘은 (혹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Watson은 일반 소비자용이 아닌, 일종의 데이터 전문가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뒷단에는 엄청난 인지기능, 인공지능이 있지만 일반 사용자들에게 직접 다가갈 수 있는 자체적인 인터페이스가 없다는 것이 약점이라면 약점이었습니다.

IBM이 Watson을 위한 벤처펀드를 만들고, API를 오픈하기로 한 것, Watson을 이용한 모바일 개발자 대회 (Mobile Developer Challenge)를 개최한 것도 스타트업과 3rd 파티 개발사들을 활성화함으로써, 더 많은 일반 소비자들이 Watson을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었을 것입니다. Watson 펀드의 첫번째 투자를 받은 헬스케어 스타트업 WellTok은 소셜네트워크 형식을 기반으로 17 million이 넘는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Watson의 알고리즘에 기반하여 사용자들의 건강에 관련된 다양한 질문에 답해주고, 추천을 해준다고 합니다.

Apple-Siri copy 2아이폰의 개인 비서를 자처했던, 애플의 음성인식 시스템 Siri

소비자의 데이터에 대한 접근이 어렵다는 Watson의 이러한 약점은 Siri와 결합함으로써 효과적으로 해결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Siri의 사용자 친화적인 유저 인터페이스를 통해 입력되고 해석된 데이터를, 뒷단의 Watson이 받아들이고 분석하여 ‘답을 찾아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유하자면, Siri가 일종의 눈과 귀 같은 역할을 하고 Watson 수퍼 브레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기존에 수퍼 브레인만 있었던 Watson에 이번 IBM-애플 간의 파트너십을 통해서 Siri라는 눈과 귀가 달리게 되는 것입니다.

 

Siri는 Watson에 날개를 달아줄 것

이는 현재 Watson이 뉴욕의 Memorial Slaon-Kettering Cancer Center나 MD Anderson과 협력을 통해 ‘암 환자를 진료하는’ 프로젝트에도 도움이 될 수 있겠다고 전망해볼 수 있습니다. 올해 초  MIT Technology Review 의 기사에 따르면, Watson이 암 환자의 진료를 위해 현장 투입 되기에 이른 이유 중의 하나는, 의료 현장으로부터 Watson에게 입력되는 의료 데이터가 구조화되지 않은 데이터이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구조화된 데이터 (structured data)’가 들어오기만 하면, 그 이후로 부터는 암 환자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최상의 치료 옵션을 주는 것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도 하였습니다.

3416d17e491eab0bb944cfac2fcd0420Watson을 사용해서 환자와 상담하고 있는, 백혈병 전문의 Courtney DiNardo 박사 (출처: IBM)

만약 Siri 가 의료 현장에서 환자의 데이터나 의사의 음성 명령을 받아들여서 Watson에게 구조화된 형식으로 효과적으로 전달해줄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Watson의 데모 영상에는 아이패드에서 구동되는 Watson이 의사의 음성 명령을 인식하여 치료 옵션 도출에 반영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2013년 미국 임상 암학회 (ASCO)에서 MSKCC의 발표에 따르면, 특히 Watson이 환자의 데이터 입력시에 문제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만약 Siri와 결헙한다면 이 부분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일반 소비자들이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어플리케이션을 통해서 일상 생활에서도 수퍼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SF 같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IBM Watson은 다양한 외부 회사, 연구소들과의 협력 및 생태계의 조성 뿐만이 아니라, Siri와의 결합을 통해서 일반 사용자들에게 그러한 미래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IBM과 애플의 제휴에서 Watson은 언급되지 않았지만, 이렇게 큰 파급 효과를 지닌 협력을 두 회사가 그냥 지나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About The Author

IT와 헬스케어의 컨버젼스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화두로 삼고 있는 융합 생명과학자, 미래의료학자, 작가입니다. 포항공대에서 컴퓨터공학과 생명과학을 복수 전공하였고, 동대학원에서 전산생물학으로 이학박사를 취득했습니다. Stanford University 방문연구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암연구소 연구조교수, KT종합기술원 컨버전스연구소 팀장,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소 연구조교수 등을 역임하였습니다. 현재 최윤섭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소의 소장이며, 국내 유일의 헬스케어 전문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 (DHP)의 대표 파트너를 맡고 있습니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융합의과학원 디지털헬스학과 초빙교수이자, VUNO, Zikto, Promisope, Souling, 트랜스링크 캐피털, HB 인베스트먼트, 녹십자 홀딩스의 자문이며, 매일경제신문의 필진입니다.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