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24th March 2024,
최윤섭의 디지털 헬스케어

3D 프린터가 맞춤 의료에 불러온 파괴적 혁신들

몇년 전,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3D 프린터’ 라는 기기가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바로 권총을 3D 프린터라는 것으로 제작하는 것을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렸기 때문입니다. 3D 프린터는 디지털 모델, 즉 3차원 설계도를 바탕으로 입체적인 물건을 만들어내는 기기입니다. 잉크젯 프린터와 유사한 방식으로 원료를 분사해서 한 겹씩 층을 쌓으면서 모형을 만들기 때문에, 이 기기에는 ‘3D 프린터’ 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습니다.

기존에는 사람의 손이나 기계를 통해서 소재를 깎고, 구멍을 뚫고, 조각하면서 입체물을 제작해왔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숙련된 기술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3D 프린터는 3차원 설계도만 있으면, 어떤 형태의 물건이라도 제작이 가능합니다.

프라모델로 를 들자면, 기존의 방식으로 만들어진 프라모델은 부품을 일일이 다듬고, 붙이고, 색을 칠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 완성됩니다. 하지만 3D 프린터를 이용하면, 조립이나 색칠하는 것도 없이 바로 완성품 프라모델 그 자체를 ‘인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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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터는 산업 디자인, 건축, 엔지니어링, 자동차, 항공우주, 교육 등의 다양한 분야에 걸쳐서 큰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조라인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서 시제품을 수작업으로 만들어야 했던 과정을 3D 프린터를 이용하면 비용과 시간, 노력을 대폭 줄일 수 있는 것이지요.

이를 들어서, ‘제품 생산의 민주화 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아직 기술의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예전에 비해 특별한 기술이나 대형 설비가 없이도, 설계도만 있으면 누구든지 3D 프린터를 통해서 복잡한 물건도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는 권총 조차도 말입니다.

 

3D 프린터로 총을 만들다

미국 텍사스대학 로스쿨에 재학 중이었던 코디 윌슨이 설립한 비영리단체 ‘디펜스 디스트리뷰티드(Defense Distributed)’는  2012년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았습니다. 3D 프린터를 통해 권총을 제작할 수 있는 설계도를 만들고, 이를 인터넷에 공개하여 3D 프린터만 가지고 있으면 누구든지 총을 만들 수 있도록 하였기 때문입니다.

크라우드 펀딩 방식을 사용하여 2만 달러의 자금을 모은 이 단체는 3D 프린터로 제작할 수 있는 권총을 설계하고, 각각의 부품을 프린팅한 뒤 조립하는 방식으로 총알의 발사가 가능한 권총, ‘리버레이터 (Liberator)‘ 를 인터넷에 공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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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진 이 ‘프린트 건’, 리버레이터는 38구경 총알을 한번만 발사할 수 있는 단발 권총이었습니다. 제대로 된 총이라기 보다는 ‘단발 총알 발사 장치’ 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적당한 기초적인 수준이며, 내구성이나 잘 작동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고는 합니다만, 일단 살상이 가능한 총기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총기 규제에 관대한 미국 현행법상, 총기제조는 불법이 아니므로 리버레이터의 제조는 미국 내에서는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문제의 심각성과 파급효과를 고려한 미 국무부는 미국이 아닌 해외에서도 권총 설계도를 다운 받을 수 있으므로 국제 무기거래 규정에 어긋난다며 재제를 가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이 설계도는 10만회 이상 다운로드가 이뤄진 뒤였다고 합니다.

3D 프린터를 통해서 총까지 만들어낼 수 있다는 이 사례는, 3D 프린터가 앞으로 얼마나 큰 파급효과를 가질 수 있을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래의 동영상에서는, ‘리버레이터’에 대한 소개 및 실제 총알을 발사하는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3D 프린터의 작동 원리

앞에서 언급한대로, 3D 프린터의 작동 원리는 잉크젯 프린터의 방식과 상당히 비슷합니다. 잉크젯 프린터는 2차원인 종이 위에 잉크를 분사하는 방식으로 그림이나 글자를 인쇄한다면, 3D 프린터는 특정 소재를 3차원적으로 분사하여 층층이 쌓아서 물체를 만들게 되는 것이지요. 이를 위한 디자인 도면은 스스로 만들 수도 있지만, 인터넷에서 다운로드 가능한 것도 많다고 합니다.

프린터의 종류에 따라서 분사하는 소재는 매우 다양합니다. 고무가 될 수도 있고, 플라스틱, 종이, 폴리우레탄, 금속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세포를 분사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소재는 프린터 위의 플랫폼으로 뿌려지게 됩니다. 이렇게 물체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사이즈와 복잡도에 따라서 수 시간에서 며칠씩 걸리기도 합니다. 평균적으로 3D 프린터의 각 층은 100 마이크로미터 (0.1 mm) 정도이며, Object Connex와 같은 더 정교한 프린터는 각 층을 16 마이크로미터 (0.016 mm) 로 섬세하게 쌓을 수 있다고 합니다.

yoda3dprinting_6163D 프린터를 이용해서 ‘요다’ 만들기

3D 프린터로 구현되는 ‘맞춤 의료’

그렇다면 이러한 3D 프린터가 어떻게 의료 혁신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까요? 그 이유는, 설계도만 있으면 어떤 모양이든 쉽게 만들어낼 수 있는 3D 프린터를 통해 개별적인 환자에게 맞는, ‘맞춤형’ 의료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환자의 신체 구조는 같지 않기 때문에, 개별 환자의 특징적인 신체 구조를 반영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이 3D 프린터가 활용될 수 있습니다. 특히, 과거에는 기술자들이 수작업으로 일일이 만들었던 것들도, 이제는 3D 프린터를 활용해서 개별 환자의 신체구조를 더 정확하게 반영할 뿐만 아니라, 더 빠르고 값싸게 제작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사실 3D 프린터는 이미 의료 현장에 폭넓게 응용되고 있습니다. 국내에도 이 기술이 도입됨에 따라서, 정형외과, 치과, 성형외과, 심지어는 암 수술에 까지 3D 프린터가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응용 분야들 몇 가지를 아래와 같이 정리해보겠습니다.

 

이미 일어난 혁신, 맞춤형 보청기

3D 프린터에 의해서 현재 가장 일반적으로 쓰이고 있는 의료 보조 기기 중의 하나는 맞춤형 보청기입니다. 보수적으로 추정하더라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3D 프린터로 만들어진 보청기의 수는 10 billion 개에 달할 것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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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스캐너를 이용해서 환자의 귀 모양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그 모형에 따라 3D 프린터로 프린트하면, 환자의 귀에 딱맞는 보청기가 제작되는 것입니다. 기존의 수작업에 비해서 사람의 손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정밀한 모양까지 구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환자들은 더 편리하게 보청기를 착용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기존에는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던 보청기들이 3D 프린터로 만들어진 보청기로 점차 대체되어 온 것입니다. 국내에서는 2011년부터 딜라이트 보청기가 3D 프린터 기술을 이용해서 맞춤형 보청기를 제조하고 있다고 합니다.

Perfactory_hearing_aid_3Dprinting맞춤형 보청기의 제작 과정

‘미래에는 3D 프린터가 기존의 시장과 산업을 변화시킬 것이다’ 라는 말은 이 보청기 산업에서 만큼은 이미 일어난 일입니다. 시장의 플레이어가 바뀌었고, 점유율이 변화했으며, 전통적인 제조업자들은 사라져버렸습니다. 보청기 제조 회사인 Phonak 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성공적으로 변모한 대표적인 기업 중의 하나입니다. 2000년 이후 Phonak Hearing System 은 Materialise라는 3D 프린팅 회사와의 협력을 통해 기존의 보청기 제작 프로세스를 과감히 혁신하여, 현재 보청기 시장의 마켓리더가 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또 다른 보청기 회사인 스타키의 Chad Fauks는 3D 프린터가 “기존에는 예술의 영역에 있던 것을, 과학의 영역으로 가져왔다 (It has introduced more science into what was earlier an art form)” 고도 이야기 하였습니다. 보청기 산업의 사례를 보면, 제조업 분야에서는 3D 프린터의 채택을 심각하게 고려해봐야 한다는 조언이 결코 허투루 들리지 않습니다.

 

치아 보철물 제작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는 3D 프린터의 또 다른 적용 분야는 바로 치의학입니다. 사람마다 치아의 모양이나 구강구조가 저마다 모두 다르기 때문에, 치아 보철물이나, 임플란트 뿐만 아니라 인공 턱뼈를 제작할 때에 이 3D 프린터가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것입니다. 한 전문가는 세계적으로 이미 500,000 에서 750,000명의 환자들이 3D 프린터에 의해서 만들어진 치아 임플란트를 받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합니다.

치과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응용되는 부분은 바로 치아보철물에 관한 것입니다. 특히, 치의학에서 이야기하는 ‘크라운’이나 ‘브릿지’ 라는 치아보철물을 제작하기 위해서 3D 프린터가 활용된다고 합니다. 크라운(crown)은 치아에 금이 가거나 손상이 있을 때, 이를 수복하기 위해서 치관부(치아머리)의 모든 면을 감싸는 형태의 수복물을 뜻합니다. 그리고 상실된 치아가 있을 때, 그 앞뒤로 남아 있는 치아에 수복물을 ‘걸어 넣어서’ 상실된 치아를 회복하기 위한 인공 대체물을 브릿지 (bridge) 라고 합니다. (아래의 그림 참조)

crwon bridge크라운(왼쪽), 브릿지(오른쪽)

기존에 이러한 보철물은 치기공사에 의해서 고온/고압에서 만드는 주조 방식이라 변형률이 높고, 시간이 오래 걸릴 뿐만 아니라, 만드는 사람의 실력에 따라서 모양이나 질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3D 프린터를 이용해서 만드는 방식은 그러한 단점을 획기적으로 보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제 친구이기도 한, 서울성모병원 치아보철과 홍의현 선생님의 말을 그대로 옮겨보겠습니다.

3D 프린터에 의해서 치아보철물의 제작 방법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현재 만들어지고 있는 금속전장관(금니)나 도재전장관(도자기 치아) 등의 치아보철물의 제작 과정은 간략히 다음과 같다: 인상 채득 (본뜨기, impression) -> 모형 제작 -> 주형 제작 (casting, 대표적인 기존의 제작 방식) -> 최종 보철물 완성.

이 과정은 전적으로 치기공사의 수작업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인력, 시간, 재료의 소모가 상당할 뿐만 아니라 온도차에 의한 재료의 변형, 일정하지 않은 계량법, 복잡한 공정 등으로 최종 보철물의 정확도에 오차가 생길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생기는 오차를 임상적으로 문제가 없을 수준으로 최소화 및 균일화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훈련과 기술을 요한다.

하지만, CAD-CAM (3D 프린팅)이 도입되면서, 다음과 같이 제작 과정이 바뀌게 되었다: 인상 채득 -> 모형 제작 ->  CAD-CAM -> 최종 보철물 완성. 이에 따라 치기공사의 수작업으로 인한 시간이 대폭적으로 줄어들고, 제작 방식에서도 오차가 최소화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기존에 일주일 이상의 기간을 요하던 보철물이 1-2일 만에 제작되고 있다. 

구강 내 카메라의 정확성에 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지만, 세계적으로 몇몇 병원에서는 아예 인상을 채득하는 단계도 필요 없는 것으로 여기고, 바로 구강 내에서 카메라로 스캔하고 보철물을 제작한다. 개인적으로, 아직은 넓은 범위를 스캔할 때 오차가 있는 편이지만 조만간 이러한 문제도 해결되어 모든 과정이 CAD-CAM (3D 프린팅) 방식으로 변하리라 예상한다

 

아래의 동영상은 세계 3D 프린터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스트라타시스(Stratasys)의 치아 보철물 제작 관련 동영상입니다.

 

맞춤형 인공 턱뼈 제작

또한, 사용되는 빈도수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치과에서 3D 프린터가 활용되는 더 의미 있는 분야는 바로 악안면 보철물, 즉 ‘인공 턱뼈’ 제작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감염이나, 교통사고 등으로 턱뼈를 쓰지 못하게 된 경우에 3D 프린터를 이용해서 대체물을 제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앞서 설명한 치아보철물의 경우들에는 이미 임상적으로 잘 사용되고 있던 것들을 제작 속도나 인력 면에서 발전시킨 것이라면, 턱관절은 기존의 방식으로는 제작 자체에 문제가 있던 것을 가능하게 한 것입니다. 역시 서울성모병원 홍의현 선생님에 따르면, 아래와 같다고 합니다.

턱관절이라고 하는 것이 구조적, 기능적으로 아주 민감한 부위로, 정해진 위치에서 회전운동도 하고, 앞뒤로 왔다갔다 하는 활주 운동도 해야 한다. 이는 인공적으로 이를 제작하기란 치과보철과/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에게도 상당히 도전적인 과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고나 질환으로 잃은 턱관절을 재건할 때, 3D 프린터를 활용하면 생리학적인 기능 운동로를 설정하고 그에 맞는 턱관절을 정확하게 제작할 수 있게 되므로, 술자/환자 모두에게 상당히 만족스러운 인공 보철물을 제작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인체 내에서 사용되려면 생체친화성, 부식저항성, 굴곡강도, 탄성계수 등이 최대한 기존의 인체와 비슷해야 한다. 현재까지 사용되는 티타늄의 예후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지만, 장기간 예후에 대해서는 더 연구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관해, 지난 2011년 벨기에 연구자들이 83세 여자 환자의 턱뼈를 3D 프린터로 만든 티타늄 보철물로 대체하는 수술에 성공하여 화제에 올랐습니다. 골수에 세균이 들어가 염증을 일으키는, 골수염(osteomyelitis)으로 아래 턱뼈를 잃게 된 환자에게 3D 프린터로 새로운 대체물을 제작 및 이식에 성공한 것입니다. 턱뼈 전체를 이러한 방식으로 만들어 이식에 성공한 최초의 사례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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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세 환자에게 이식된, 3D 프린터로 만든 티타늄 턱뼈

이 환자의 경우에는 나이 등의 다른 여건 때문에 기존의 전통적인 재건술은 너무 위험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기존의 턱뼈 보철물은 주로 주형에 의해서 제작되며, 수술은 20시간 정도가 걸리는 큰 수술이라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환자는 수개월 동안 입원해야 하며, 음식물도 씹지 못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사례의 경우 턱뼈를 3D 프린터를 이용하여 티타늄으로 만드는 것에 2일 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설계도에 맞게 티타늄의 가루가 뿌려지고, 이를 레이저를 이용하여 얇은 층을 쌓아나가면서 만드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를 이용한 수술은 단 4시간 만에 끝났으며, 환자는 다음날부터 제대로 말하고 음식물을 삼킬 수 있었다고 합니다. 또한 티타늄에 대한 신체 거부반응도 없었다고 합니다.

 

맞춤형 의족/의수

3D 프린터는 팔이나 다리를 잃은 환자들이 착용하는 의족이나 의수의 커버를 맞춤형으로 제작하는데도 사용됩니다. 기존의 의족/의수는 파이프 형태의 구조물을 그대로 보여주거나, 아니면 피부톤에 맞는 스펀지 등의 커버로 표면을 감싸는 형태로 제작되었습니다. 이러한 기존의 의수/의족은 그리 아름답지도 않고, 착용하는 사람이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는 모습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3D 프린터를 활용하면, 환자의 체형에 딱 들어맞는 ‘맞춤형’ 모양을 가질 뿐만 아니라, 자신의 개성을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는 보철 커버를 만들 수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베스포크 이노베이션 (Besopke Innovation)은 환자의 체형을 그대로 본따서 대칭되는 형태의 보철물 커버를 제작합니다. 아래의 그림처럼, 오른쪽 다리를 잃은 환자의 의족을 만들기 위해, 왼쪽 다리의 형태를 그대로 구현하여 의족의 모양을 만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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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커버는 사용자의 취향 및 개성에 맞게 다양한 디자인으로 제작될 수 있습니다. 금속으로 제작할 수 있는가 하면, 가죽으로 제작하여 문신을 넣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가격은 디자인에 따라서 4,000-6,000 달러 가량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적지 않은 부담이지만, 팔이나 다리를 잃은 환자들이 상실감을 극복하고 자신감 있게 의수/의족을 드러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무릎 종양으로 한 쪽 다리를 잃은 남성 환자는 ‘이 커버를 하고 나가면 이야깃거리가 돼서 좋다. 마주치는 사람마다 다리에 대해 물어본다’고 말하기도 하였습니다. 즉, 의수/의족의 기능적인 면에서 개선을 가져오는 것 같지는 않지만, 그것을 사용하는 환자의 정신적인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3D 프린터가 의료에 불러온 파괴적 혁신

지금까지 3D 프린터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 혁신적인 기기가 의료 분야에서 어떠한 변화를 가져왔는지 몇가지 사례를 들어서 살펴보았습니다. 사실 이번 포스팅에서 살펴본 3D 프린터의 의료 분야 활용 사례는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습니다. (몇몇 사례들은 또 다른 포스팅에서 다루어볼 예정입니다)

이러한  3D 프린터가 향후 의료 분야에서 활용될 가능성은 실로 무궁무진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의학은 갈수록 ‘one-size-fits-all’ 의 원칙보다는, 개별적으로 독특하고 차별성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에게 그에 맞는 맞춤 치료와 맞춤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3D 프린터는 각 환자에게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이미 활용되고 있으며, 앞으로 그 응용 분야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About The Author

디지털 헬스케어를 통해 의료를 혁신하고 세상을 더 건강하게 만들고자 하는 벤처투자자, 미래의료학자, 에반젤리스트입니다. 포항공대에서 컴퓨터공학과 생명과학을 복수 전공하였고, 동대학원에서 전산생물학으로 이학박사를 취득했습니다. 스탠퍼드 대학, 서울대학교병원 등에서 연구하였습니다. 현재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 (DHP)를 2016년에 공동창업하였고,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40여 개의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투자하였습니다. 네이처의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자매지 『npj 디지털 메디슨』의 편집위원이자, 식약처, 심평원의 전문가 협의체 자문위원입니다. 『디지털 헬스케어: 의료의 미래』 『의료 인공지능』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등을 집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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