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07th May 2021,
최윤섭의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논문]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 Sleepio의 비용 효과성 검증 연구

불면증을 완화하기 위한 대표적인 디지털 치료제 중 하나인 빅헬스(Big Health)의 슬립피오(Sleepio)에 대한 비용효과성을 분석한 연구가 발표되었습니다. 슬립피오는 영국 출신의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인 빅헬스에서 개발한 불면증 개선 목적의 디지털 치료제입니다. 이번 연구는 존스홉킨스 및 UCSF의 연구진이 수행했고, 수면 분야의 권위있는 국제학술지인 Sleep에 출판되었습니다.

슬립피오는 지난 4월 FDA 승인을 받은 페어 테라퓨틱스의 솜리스트(Somryst)와 함께 업계에서 불면증에 대한 대표적인 디지털 치료제로 꼽히고 있는데요. 이 두 앱 모두 정신 치료 기법인 인지행동치료(CBT, Cognitive Behavioral Therapy)을 스마트폰 앱으로 구현한 방식입니다. 슬립피오는 지난 몇년 동안 다수의 임상 연구를 기반으로 불면증 완화 및 불면증과 관련된 삶의 질, 우울증의 개선 효과에 대해서 잘 검증되어 왔습니다.[1, 2, 3] (여담이지만, 제가 대한신경정신학회, 대한수면학회 등에서 디지털 치료제를 소개할 때, 이 슬립피오와 솜리스트는 임상연구가 워낙 충실해서 많은 선생님들이 이미 알고 계시더군요.)

이번 연구에서는 슬립피오는 의학적 효과 검증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이러한 ‘디지털 CBT’ 치료 방식이 불면증에 대한 다른 치료 기법 (약물치료, 개인 CBT, 그룹 CBT 대비) 우수한 비용 대비 효과를 지닐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다만, 후술하겠지만, 실제 환자의 데이터가 아닌 시뮬레이션에 기반한 분석이기 때문에 연구 방법론 자체의 한계는 지니고 있습니다.)

비용효과성 분석은 디지털 치료제가 보험 적용을 받기 위해서 산업적으로도 매우 중요합니다. 민간보험, 공보험을 막론하고 새로운 의료 기술이 보험의 적용을 받기 위해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조건이 바로 (단순한 효능을 넘어선) 비용효과성이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페어 테라퓨틱스의 중독 치료용 디지털 치료제 ReSet의 비용효과성 분석 논문을 소개해드린 바 있는데요. 이번 논문까지 본다면 디지털 치료제 분야가 아직은 초창기이지만, 발전을 거듭하면서 이제는 (리셋이나 슬립피오 같은) 퍼스트 무버들이 비용효과성까지 검증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슬립피오는 CVS Health 같은 미국의 PBM에서 주목하고 있는 디지털 치료제이기 때문에, 이번 연구가 슬립피오의 보험 적용에 더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 슬립피오

불면증은 미국에서 인구의 20-30%가 경험하는 공중보건에 큰 악영향을 주는 질병입니다. 불면증은 그 자체로도 심각한 질병이지만, 그 특성상 직장에서의 생산성 감소나, 사고 위험율의 증가, 삶의 질 하락 등 간접적인 문제도 폭넓게 야기합니다.

불면증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치료는 졸피뎀으로 대표되는 수면제의 처방입니다. 약물 처방은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지만, 의존성, 남용 등 부작용이 동반됩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보통 4-5주 정도의 사용을 권고하지만, 실제로 미국에서 졸피뎀의 사용 기간은 평균 192일이나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1차 치료로 인지행동치료(CBT)가 더 권장되고, 환자들도 이를 더 선호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CBT는 장기적으로도 그러하고, 단기적으로도 불면증 치료에 수면제와 비슷한 수준의 효능을 보여주는 것이 증명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대면 CBT의 경우에는 치료법에 대해서 환자가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치료사를 만나야하기 때문에 지리적인 제약이 동반되며, 미국의 경우 훈련받은 전문가의 숫자가 적기 때문에 대기 시간이 긴 단점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슬립피오와 같은 디지털 CBT (dCBT)가 대면 CBT의 단점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앱으로 언제 어디서나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접근성이 높고 대기 시간도 없으며, 특히 인구 전체 수준으로 확장가능한 것도 장점입니다.

이런 디지털 CBT를 통한 불면증 치료가 효과적이라는 것은 많은 연구를 통해서 증명되어 있는데요. 특히 슬립피오의 효과는 무려 12개의 RCT를 통해서, 총 7,83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불면증의 개선, 수면에 대한 여러 지표(sleep diary parameter)의 개선, 낮 시간 동안 받는 지장의 감소, 우울, 불안 등 정신 건강 관련 증상의 개선 효과가 있음을 증명해왔습니다. (논문에서는 이후 본문에서도 ‘디지털 CBT’라고 표현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이 연구에서 슬립피오 하나의 앱만을 분석하였기 때문에 편의상 ‘슬립피오’로 지칭하겠습니다.)

하지만, 슬립피오에 대한 비용효과성 연구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과거에 치료사와 대면하는 CBT나, 치료사의 가이드를 받은 디지털 CBT에 대한 비용효과성 연구는 있었지만, 슬립피오와 같이 ‘완전히 자동화 (fully automated)’ 되어 사람이 관여하지 않는 방식의 디지털 CBT에 대한 비용효과성 검증은 이번이 최초라고 하네요. (최근 한국에서는 원격진료를 ‘비대면진료’라고 부르고 있습니다만, 이렇게 디지털 CBT의 경우에도 사람을 대면하지 않기 때문에 ‘비대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 논문에는 대면 CBT 대신에 원격진료(telemedicine)을 통해서 불면증 CBT 를 진행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언급되고 있습니다.)

 

연구 방법 및 주요 가정

이번 연구에서는 실제 환자의 데이터를 이용하지는 않았고, 가상의 환자 데이터를 통해서 마르코프 모델(Markov Model)에 기반하여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비용효과성을 검증했습니다. 마르코프 모델은 의학적인 기법의 경제성 분석을 위해서 많이 사용되는 확률 기반의 분석 기법의 하나입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총 10만명 불면증 환자를 치료 기법에 따라 5가지 그룹으로 2만명씩 배정하여, 총 6개월 동안 치료가 진행되었다는 것을 가정하고 시뮬레이션을 시행했습니다. 5가지 그룹은 약물치료, 디지털 CBT (슬립피오), 개별 대면 CBT, 그룹 대면 CBT, 그리고 아무 치료를 받지 않는 환자군이었습니다.

이러한 다섯 가지 그룹에서 치료를 받는 환자들의 성과를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예측했습니다. 시뮬레이션을 위해서 이 다섯 가지 치료 기법에 대한 직접, 간접적인 비용, 치료 기간 동안의 이탈율 등에 대한 수치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수치들은 과거의 다른 연구 결과들에서 도출된 수치들을 인용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각 치료법의 직접적인 비용은 다음과 같이 산정합니다. 수면제를 통한 약물치료는 100일 동안 $144.10의 비용이 든다고 보수적으로 가정하였고, 여기에 6개월 동안 두 번의 의사 진료를 받는다고 가정하여 진료 건당 $114.40의 비용이 든다고 가정했습니다. 슬립피오의 직접적 비용은 12개월 사용료인 $400을 일시불로 지불하는 것으로 계산하였습니다. 또한 개별 대면 CBT를 6개월 동안 받는 것은 한 달에 한 번, 건당 $174로, 총 $1,044로, 그룹 CBT는 1인당 건당 $28.75를 6개월로 계산하여 총 $172.5로 계산하였습니다. 또한 대면 CBT의 경우에는 (개인과 그룹 모두) 치료사를 방문하는 시간을 2시간으로 산정하여, 직장인이 일과 시간에 2시간의 자리를 비우기 때문에 시간당 평균 임금인 $27.96도 발생하는 직접 비용에 추가적으로 포함시켰습니다.

뿐만 아니라, 불면증과 연관되는 간접적인 비용도 고려했습니다. 먼저, 불면증과 연계되는 동반질환 등 (불면증을 가지지 않은 사람보다, 불면증을 가진 사람이 더 많이 가지게 되는 질병 등)에 대한 비용을 모두 세부적으로 산정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청구 데이터 130,000건을 분석한 기존의 연구를 바탕으로 (2019년 미국의 화폐가치로 환산하여)  6개월에 불면증의 간접적 비용이 $1,695.73로 가정하였습니다.

더 나아가, 불면증과 관련된 두 가지 추가적인 간접적 비용을 고려하였는데, 바로 직장의 결근 (workplace absenteeism, i.e., loss of work productivity)과 생산성의 하락(presenteeism, i.e., reduced work productivity)이었습니다. 이 부분 역시 기존 연구에서 보고한 수치를 인용하였서, 각각 6개월 동안 $549, $971 이 발생하는 것으로 가정했습니다.

또한 치료를 모두 마치지 못하고 중간에 이탈하는 비율(attrition)에 대해서도 가정하였습니다. 특히 불면증 치료의 경우에는 환자의 이탈율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을 가정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연구에서는 기본적으로 약물치료의 이탈율은 40%, CBT의 경우에는 종류에 상관없이 30%를 가정하였습니다.

 

슬립피오의 높은 비용 효과성

이러한 가정에 기반하여 연구진들은 각각의 치료 기법들이 가지는 경제적 효용에 대해서 평가하였습니다. 크게 두 가지 지표, 총 재정적 효용 (Net Monetary Benefit)ICER (Incremental Cost-Effectiveness Ratio)를 활용하였습니다.

먼저, 총 재정적 효용 (Net Monetary Benefit)은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는 것에 비해서 재정적 효용을 비교한 것으로, 이 수치가 양의 값이 나오면 ‘비용효과성’을 갖추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분석 결과 디지털 CBT, 즉 슬립피오가 가장 큰 총 재정적 효용을 가지고 있고, 그 다음으로 그룹 CBT, 의약품 복용, 그리고 마지막이 개인별 CBT 순이었습니다. 특히, 슬립피오의 총 재정적 효용은 $681.06에 달했습니다. 반면, 개인별 CBT는 음수인 -$74.73으로 비용효과성을 가지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ICER (Incremental Cost-Effectiveness Ratio)는 두 치료법의 비용 효과성을 비교하기 위해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방법입니다. 이 연구에서는 각 치료법과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았을 때의 상대적인 비용효과성의 차이를 계산하였습니다. 그 결과 디지털 CBT (슬립피오)와 그룹 CBT만 ICER 값이 음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높은 불면증 치료효과를 통해 간접적 비용 (직장에서의 생산력 저하) 등이 크게 감소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비용 절감 효과의 정도가 직접적인 비용(치료비) 소모보다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ICER 가 가장 낮은 슬립피오가 가장 비용 효과적인 치료법이라는 것입니다. 반면, 의약품 복용과 개인별 CBT는 ICER가 양수로 나왔으므로, 직접적인 비용(치료비)의 소모가 간접적인 비용의 절감을 능가하고 있다.

 

연구 결과에 대한 민감도 분석

추가적으로 연구진은 이러한 분석 결과의 민감도를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연구의 큰 약점 중의 하나는 직접적 비용, 간접적 비용 및 이탈율 등의 수치들을 실제 측정하지 않고 기존 연구들에서 보고된 수치에 기반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여러 연구들 간에 이러한 수치가 다소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다른 연구에서 나온 다른 수치를 사용하면 비용효과성에 대한 분석 결과가 뒤바뀔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이 연구에서 시뮬레이션을 통해 도출된 결론이 얼마나 강건한지(robustness)를 보여주기 위해서 민감도 테스트를 했습니다. 즉, 여러 연구에서 보고된 다른 수치들을 무작위로 조합하여 1,000번의 시뮬레이션을 반복한 것입니다.

그 결과, 슬립피오에 대한 총 재정적 효용(Net Monetary Benefit)은 -$638.22에서 $2,051.05로 범위 자체는 상당히 넓게 나왔으나, 이 값이 아무런 치료를 하지 않는 것에 비해서 음수로 나오는 경우 (즉, 비용효과성을 가지지 못하는 경우)는 1,000번의 시뮬레이션 중에서 5.3%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또한, 슬립피오의 총 재정적 효용이 약물치료에 비해서 음수로 나오는 경우는 (즉, 약물이 슬립피오보다 비용효과성이 더 큰 것으로 나오는 경우는) 1,000번의 시뮬레이션 중에 14.3%에 그쳤습니다. 즉, 슬립피오가 아무런 치료를 하지 않거나, 혹은 약물치료에 비해서도 비용 효과성이 높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더 나아가, 각 치료 방법의 가격을 변화시키면서, 비용효과성이 어떻게 변하는지도 분석하였습니다. 말 그대로 ‘비용효과성’은 해당 치료법의 가격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분석 결과, 슬립피오의 가격이 $435 보다 낮은 경우라면 슬립피오가 다른 모든 치료법에 비해서 총 재정적 효용이 가장 높으며, 가격이 $435인 경우에는 그룹 대면 CBT와 총 재정적 효용이 동일합니다.

또한 주요한 가정 중의 하나였던 이탈율(attrition)도 변화시키면서 비용효과성을 분석해보았습니다. 원래 슬립피오를 포함한 CBT는 이탈율을 30%, 약물치료는 40%로 가정하여 분석하였는데, 만약 슬립피오의 이탈율이 이 가정보다 더 높다면 비용효과성이 줄어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분석 결과, 슬립피오의 이탈율이 각각 50%, 48%, 32% 정도로 높아지는 경우에야, 약물치료, 개인 CBT, 그룹 CBT와 동등한 총 재정적 효용을 지니게 됩니다. 즉, 슬립피오의 비용효과성이 충분히 높기 때문에, 이탈율이 가정한 수치보다 좀 더 높은 경우에도 다른 치료법 대비 높은 비용 효과성을 지닐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서 이번 연구의 결론이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는 것을 저자들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몇가지 추가적인 디스커션

디스커션에는 추가적으로 이러한 내용들이 강조되어 있습니다. 치료법의 경제성 평가를 위해서는 리료에 대한 수요, 공급, 접근성, 그리고 더 나아가 환자의 치료 선호도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습니다. 현재 미국에서 저국적으로 사용되는 유일한 불면증 치료법은 바로 약물 치료이며, CBT 기법에 기반한 치료를 받는 환자는 1% 정도에 그칩니다.

기존의 대면 CBT는 불면증에 대한 1차 치료로 권고되고 있고, 환자의 수요도 높지만, 접근성이 낮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웨이팅 리스트에서 대기해야 하는 시간도 길고, 직장인의 경우 일과시간 내에 치료 받을 시간을 따로 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대면 CBT의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최근 COVID-19 때문에 주목 받고 있는 원격진료를 활용하는 방법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 경우 환자의 이동시간 등이 줄어들기 때문에, 경제성 평가를 위해서도 대면 CBT에 이동 시간 포함하여 소요 시간을 2시간으로 설정한 것에 비해, 원격진료 기반 CBT는 소요 시간을 1시간으로 계산했습니다)

하지만, 설사 원격으로 CBT를 한다고 해도 숙련된 의료진 자체가 부족하다는 점도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사항입니다. 미국에서는 전국적으로 CBT를 제공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며, 이러한 전문 인력의 공급은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닙니다. 더 큰 그림에서 본다면, 대면 CBT를 위해서는 의료진을 양성하는 비용까지도 간접적 비용에 포함시켜야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이 부분까지 고려하지는 않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서 디지털 CBT는 스마트폰 앱 등을 활용하기 때문에 확장성이 거의 무한대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전국민이 활용할 수 있을정도의 스케일로 충분히 확장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다는 속성 때문에, 이 확장성이 오히려 제약을 받는 측면도 있습니다. 모든 환자가 기술에 익숙한 것도 아니고, 또 모든 사람이 스마트폰이나 통신 네트워크 등의 디지털 인프라에 접근가능하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사회경제적 여건이나, 인종적인 그룹에 따라서 디지털 기술의 활용도나 접근성이 낮은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제가 항상 강조하듯이, 디지털 헬스케어가 모든 문제에 대한 답이 결코 될 수 없습니다. ‘디지털’이기 때문에 가지는 단점이 분명히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번 연구의 가장 큰 단점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기반한 분석이라는 점입니다. 시뮬레이션 분석을 수행하면서 많은 가정과 파라미터에 기반했습니다. 비록 이런 가정과 각 파라미터들은 기존의 연구에서 보고된 수치에 기반했지만, 불면증이라는 질병의 특성상 치료 성과나 이탈율 등에 대해서 보고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기존 연구들에서 불면증 치료 성과에 대한 수치가 다소 다양하게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따라서 이번 연구 결과는 실제 환자에 대해 적용하면서 실제 환자에서 나온 real-world data를 기반으로 추가적으로 검증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연구진의 다음 연구가 아마도 이런 부분이 될 것임을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연구의 본문에는 ‘디지털 CBT’라고 언급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슬립피오 하나의 앱만을 대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연구의 결과가 다른 디지털 CBT로 확대되기는 어렵습니다. 앱으로 불면증에 대한 디지털 CBT 솔루션을 만든다고 해서, 모두 같은 효능과 사용성을 지니는 것은 결코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불면증에 대한 대표적인 디지털 치료제, 슬립피오(Sleepio)의 비용효과성에 대한 연구를 살펴보았습니다. 여러 가지 제한점이 있는 연구이기는 합니다만, 슬립피오의 비용효과성에 대한 긍정적인 가능성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한 연구라고 생각합니다. CVS Health 등의 PBM은 이미 슬립피오에 대한 보험 적용을 권장하고 있고 [1, 2], 영국의 NHS 역시 이미 2019년에 영국인 천만 명을 대상으로 슬립피오의 사용료를 지불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슬립피오의 비용효과성에 대한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보험 적용 혹은 적용 확대를 위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냈다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치료제가 제도권 의료에서 채택되기 위해서는 결국 비용효과성을 잘 증명하여, 보험 적용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슬립피오의 경우는 전략적으로 의료기기 인허가를 받지 않는 사업 방향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국민건강보험이나 미국의 메디케어 같은 공보험 보다는, 민간보험의 적용을 받는 쪽으로 진행할 것 같기는 합니다만) 슬립피오가 사업적으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단계를 차근차근 잘 밟아나가는 것 같습니다.

About The Author

IT와 헬스케어의 컨버젼스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화두로 삼고 있는 융합생명과학자, 미래의료학자, 기업가, 작가, 엔젤투자가, 에반젤리스트입니다. 포항공대에서 컴퓨터공학과 생명과학을 복수 전공하였고, 동대학원에서 전산생물학으로 이학박사를 취득했습니다. 현재 최윤섭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소의 소장이며, 헬스케어 전문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 (DHP)의 대표 파트너를 맡고 있습니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융합의과학원 디지털헬스학과 겸임교수이자, VUNO, 3billion, 서지컬마인드 등의 스타트업의 자문을 맡고 있습니다. 네이처의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자매지 『npj 디지털 메디슨』의 편집위원이자, 식약처, 심평원의 전문가 협의체 자문위원입니다. 『디지털 헬스케어: 의료의 미래』 『의료 인공지능』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그렇게 나는 스스로 기업이 되었다』 등을 집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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