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11th November 2019,
최윤섭의 Healthcare Innovation

[논문] 스마트폰 셀카 동영상으로 혈압을 측정한다..!?

Yoon Sup Choi August 15, 2019 AI, Digital Healthcare, Paper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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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SNS의 타임라인을 나름(?) 떠들썩하게 했던, 스마트폰 셀카 동영상으로 혈압을 측정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연구를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중국계 연구자들이 진행한 연구로, Circulation: Cardiovascular Imaging 이라는 IF 5~6의 나쁘지 않은 저널에 출판되었습니다. 사실 혈압과 관련해서는 제가 깊이 알지는 못하고, 기술도 생소해서 제가 이해한 수준에서 정리해보겠습니다.

연구의 개요는 간단합니다. 1,328명의 ‘정상’ 혈압 환자를 모아서 아이폰으로 찍은 얼굴 영상을 input data로, 기존 방식으로 측정한 혈압을 정답으로 하여, 머신러닝(multilayer perceptron)으로 분석해서 예측 모델을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1,328명 중 training/validation/test는 70:15:15 로 나누었습니다.

테스트 결과 수축기 혈압, 이완기 혈압, 맥압 모두 95% 내외의 높은 정확도를 보여줬습니다. Abstract에 나오는 다음의 문장으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We found that our models predicted blood pressure with a measurement bias±SD of 0.39±7.30 mm Hg for systolic pressure, −0.20±6.00 mmHg for diastolic pressure, and 0.52±6.42 mmHg for pulse pressure, respectively.

이렇게 동영상에서 혈압을 측정하는 원리는 transdermal optical imaging (TOI) 라는 기술에 기반합니다. TOI 는 동영상에서 remote로 PPG를 측정하는 기술이라고 하는데요. 빛이 피부로 침투되면서 skin, melanin, hemoglobin 에 각각 반사되는데, 이 반사되는 빛이 고유의 color signature가 있어서, hemoglobin-rich signal 만을 골라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림) 이렇게 영상에서 hemoglobin concentration change 를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facial blood flow oscillation을 추정한다는 원리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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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연구진은 TOI 로 관련 연구를 계속 해왔는데요. 2018년에 출판한 이전 논문에서는 이 TOI로 HR과 HRV를 ECG와 동일한 수준(!!)으로 측정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이 논문에서는 거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TOI로 PPG와 혈압까지 추정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입니다.

참가자의 얼굴 영상은 (기존에 혈압을 측정하는 방식처럼) 자리에 앉아서 5분 이상 쉰 다음 땅에 두 발을 딛고 총 2분을 촬영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아이폰을 참가자가 손으로 들고 촬영한 것이 아니라, 40-60cm 정면에 삼각대에 세워놓고, 양 옆에 두 개의 light source도 놓고서 실험자가 촬영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엄밀히 말해, 우리가 일상적으로 찍는 셀피는 아니고, 매우 컨트롤된 환경에서 촬영한 것입니다)

그리고 촬영된 영상에서는 사용자의 얼굴에서 이마, 코, 뺨, 입술 등 총 17가지 종류의 부위를 측정합니다. 연구자들은 먼저 이렇게 측정하여 계산한 TOI signal이 continuous BP의 oscillation과 유사하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림)

Screen Shot 2019-08-13 at 10.04.54 AM

또한 나름(?) 정확하게 혈압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도 보여줍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세 종류의 혈압 모두 95% 내외의 정확도를 보여줍니다. 사실 혈압은 전체 accuracy 만 놓고 보면 꽤 정확해보입니다만, x=y 직선 상에 정답과 예측값을 놓고 보면 전반적인 correlation은 보이지만 아직은 정확도가 많이 떨어져 보입니다. (그림) 이 정도 수치에서 정말 임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만큼의 정확도까지 개선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Screen Shot 2019-08-13 at 10.08.05 AM

이 연구는 당연하게도 여러 한계가 있습니다.

먼저 앞서 이야기했듯이 영상 촬영 자체가 일반적인 환경이 아니라, 매우 control 된 환경에서 촬영되었습니다. 일단 빛의 반사를 이용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light source 나 촬영 거리 등에도 민감해보이고, 또한 얼굴의 17가지 부위를 모두 보여주려면 촬영 각도도 중요합니다. 따라서 일상에서 환자 본인이 손으로 스마트폰을 들고 촬영했을 때에는 빛, 촬영 각도, 거리, 촬영되는 얼굴 부위 등에 변화가 있을 수 있으므로, 이 연구 결과가 재현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 가지는 이번 연구의 참가자들은 모두 ‘정상 혈압군’ 이었습니다. 고혈압 환자, 저혈압 환자는 이번 연구에서 아예 배제되었습니다. 저도 이 지점을 생각했었는데, 제가 이 연구 결과를 정리해서 페북에 공유했을 때 한 선생님께서, ‘어차피 정상 혈압군을 모집한 것이니까, 정상 혈압으로 대충 찍어도 정확하게 나올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지적을 하셨는데요. 위의 그림에서 x=y 직선을 기준으로 예측치와 정답을 비교한 plot의 분포를 보면 그래도 약한 correlation 은 있어보이므로, 완전히 우연히 맞춘 것 같지는 않습니다. 여튼 이 연구가 좀 더 설득력을 가지려면, 특히 임상적으로도 설득력을 가지려면, 저혈압 및 고혈압 환자 군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혈압을 예측할 수 있다는 거을 보여줘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TOI가 빛의 반사를 이용하는 기술이므로, 피부색, 특히 인종별로 피부색의 차이가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의 참여자들은 대부분 동양인과 유럽인 들이어서, 흑인 등 피부색이 어둡거나 혹은 매우 밝은 사람에게도 이 기술이 비슷한 정확성을 보일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합니다. 또한 논문에는 나오지 않지만 화장도 빛의 반사에 영향을 주므로 결과값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처럼 여러 한계와 단점이 있는 연구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런 연구를 보면, 새로운 원리로 혈압 측정에 대해서 적어도 가능성은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도전적인 기술에 대해서 좀 더 열린 마음으로 봐야 하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모든 신기술은 처음에는 이론만 있고 아무런 데이터나 근거가 없을 수밖에 없는데요. 그러한 대부분의 시도는 실패하지만, 또 일부는 정말 유효한 근거를 만들면서 기술을 증명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요즘 제가 고민 중의 하나는 그런 충분한 근거가 만들어지기 전에, 그 기술이 정말로 유효할 것인지의 여부를 어떻게 알 수 있느냐입니다. (대부분의 초기 스타트업이 그런 상태이며, 초기 투자자는 그렇게 데이터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결론을 내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참 어려운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About The Author

IT와 헬스케어의 컨버젼스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화두로 삼고 있는 융합생명과학자, 미래의료학자, 기업가, 작가, 엔젤투자가, 에반젤리스트입니다. 포항공대에서 컴퓨터공학과 생명과학을 복수 전공하였고, 동대학원에서 전산생물학으로 이학박사를 취득했습니다. 현재 최윤섭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소의 소장이며, 헬스케어 전문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 (DHP)의 대표 파트너를 맡고 있습니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융합의과학원 디지털헬스학과 초빙교수이자, VUNO, 3billion, 서지컬마인드 등의 스타트업과 세마트랜스링크캐피털 등의 벤처캐피털의 자문을 맡고 있습니다.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의료 인공지능』 『그렇게 나는 스스로 기업이 되었다』 등을 집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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