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23rd April 2024,
최윤섭의 디지털 헬스케어

디지털 표현형 (1) 스마트폰은 당신이 우울한지 알고 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패턴으로 그 사람의 건강 상태를 알 수 있을까? 최근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그 사람이 스마트폰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소셜 네트워크를 어떻게 사용하는지만 보더라도 사용자의 건강 상태나 질병의 유무까지도 파악할 수 있다. 이렇게 디지털 기기나 온라인 서비스의 사용 패턴에 자기도 모르게 건강 상태나 질병의 징후가 반영되는 것을 ‘디지털 표현형(digital phenotype)’이라고 한다.[1, 2]

스마트폰은 디지털 헬스케어 혁신의 핵심적인 기기이다. 스마트폰의 센서,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거나 부가적인 기기를 연결함으로써 다양한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고, 그 자체로 뛰어난 연산 능력과 통신 기능을 지닌 컴퓨터이므로 디지털 헬스케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은 이미 논의한 바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우리는 잠시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식탁에서, 지하철에서, 화장실에서도 우리는 항상 스마트폰과 함께한다. 한 통계에 따르면 59%의 사람들이 화장실에서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55%의 사람은 운전 중에도, 9%의 사람은 심지어 섹스 중에도 스마트폰을 사용한다.[ref] 또한 58%의 사람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지 않고서는 한 시간도 버틸 수 없다고 한다.[ref]

이러한 이유로 스마트폰은 그 자체로 우리에 대해서 엄청나게 많은 것을 알고 있다. 거기에 담겨 있는 이메일이나 문자 등의 내용, 인터넷 검색 기록, 통화 목록 등도 그러하겠지만, 이번 챕터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패턴 그 자체이다. 스마트폰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만 보아도 사용자의 건강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우울증이나 인지능력과 같은 것까지도 말이다.

또한, 스마트폰과 더불어 많은 사람이 틈만 나면 이용하는 것이 바로 SNS이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핀터레스트 등 다양한 소셜네트워크를 통해서 사람들은 서로 교류하고, 정보를 얻고, 자신을 표현하기도 한다. SNS를 사용하면서 사람들은 서로 친구를 맺고, 자기 생각이 담긴 글, 일상이 담긴 사진을 올리고, 댓글을 달고, ‘좋아요’를 누르고, 해시태그를 달고, 방문한 장소의 정보를 올린다.

이처럼 SNS에도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이 반영된다. 특히, 어떤 내용의 글을 썼는지, 어떤 내용의 사진을 올렷는지를 일차원적으로 분석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SNS를 사용하는 패턴과 사용하는 언어의 스타일에도 우리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다. 이를 분석하면 일상생활 속에서 어떠한 삶을 영위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감정 상태, 우울증, 불면증이나 양극성 장애와 같은 질병의 유무에 대한 분석까지도 가능하다.

 

디지털 표현형

2015년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러지에는 ‘디지털 표현형’이라는 흥미로운 개념이 소개되었다.[ref] 즉,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나 온라인 세상에서 나타나는 우리의 행동 패턴을 일종의 표현형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먼저 표현형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해야 한다. 유전형(genotype)과 표현형(phenotype)은 생물의 유전적인 요인과 이 요인의 발현을 설명하는 개념이다. 어떤 유전적인 성질을 DNA 속에 가지고 있는 것과 이 유전형질이 실제로 발현되어 겉으로 나타나는 것은 항상 일치하지는 않기 때문에, 서로 구분 지어 생각해야 한다.

우리가 중고등학교 때 배우는 ‘멘델의 유전법칙’에 나오는 완두콩 모양을 떠올려보면 쉽다. 완두콩 모양이 유전되는 방식도 유전형과 표현형으로 설명할 수 있다. 완두콩의 유전형은 SS, Ss, ss와 같이 나타내었고, 표현형은 ‘둥근’, ‘주름진’의 두 가지로 구분했다.

geno-phenotype

사실 우리의 키, 피부색, 눈동자색, 곱슬머리 여부 등은 모두 표현형이다. 더 나아가서는 질병까지도 표현형의 일종이라고 보기도 한다. 이러한 표현형은 일반적으로 유전적인 요인에 환경적인 요소가 더해져서 발현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부모님으로부터 장신의 유전자를 물려받았다고 하더라도 (유전형), 영양 상태 등의 환경적인 요소가 뒷받침되지 못하면 키가 작은 상태로 성장(표현형)할 수도 있다. 혹은 유전자의 복잡한 발현 메커니즘에 따라서 같은 유전형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표현형이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기존에 표현형의 개념은 앞서 언급한 피부색이나 질병과 같은 생물학적인 특징에 국한되었다. 그런데 ‘이기적 유전자’라는 명저로 유명한 생물철학자 리처드 도킨스는 ‘확장된 표현형(The Extended Phenotype)’이라는 또 다른 그의 저서에서 표현형의 개념을 더욱 확장해야 한다는 도발적인 주장을 했다.[ref] 표현형의 개념이 단순히 생물 개체의 신체적, 생물학적 특징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그 생물의 행동이나 그에 따른 부산물까지 그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수달이 나뭇가지를 엮어서 댐을 만들거나, 새가 특정한 모양의 둥지를 틀고, 거미가 거미줄을 치는 행동마저도 ‘표현형’의 확장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디지털 표현형’이라는 네이처 논문에서는 이러한 리처드 도킨스의 ‘확장된 표현형’이라는 개념을 오늘날 디지털 시대에서는 또 한 번 더 확장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ref] 바로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 등에 남는 디지털화된 우리의 행동 양식 말이다.

이러한 디지털 표현형은 우리가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마다, 소셜네트워크를 이용할 때마다 우리에게서 자연스럽게 발현된다. 즉, 이러한 데이터는 병원을 방문하거나 진료를 받지 않고 있을 때도 일상생활 속에서 끊임없이 지속해서 쏟아진다. 러한 디지털 표현형을 적절히 분석한다면 질병과 해당 환자가 ‘병원 밖’에서의 건강 상태를 알 수 있으며, 더 나아가 발병이나 질병의 악화, 재발 등을 더 조기에 파악하거나 심지어 예측할 수도 있다. 혹은 더 근본적으로, 특정 질병의 증상이나 발현되는 방식을 ‘디지털 표현형’에 따라 새롭게 정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스마트폰은 당신이 우울한지 알고 있다

미국의 노스웨스턴 대학에서는 스마트폰의 사용 패턴을 분석함으로써, 사용자가 우울증 증상이 있는지 86.5%의 정확도로 파악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2015년 발표했다.[ref] 이 연구에는 19~58세의 자원자 28명이 참여하였는데, 이 중 절반 정도는 우울증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이었다. 연구지는 총 2주 동안 사용자의 스마트폰 사용 패턴을 추적 연구하였다.

연구진은 아래와 같은 스마트폰 사용 패턴을 측정하였다.

  • 장소의 다양성 (Location Variance): 얼마나 다양한 장소를 방문했는지
  • 엔트로피 (Entropy): 장소들에서 보낸 시간의 다양성을 나타내는 지표
  • 집에 머무는 시간 (Home Stay): 다른 장소 대비 집에서 머무는 시간의 비중
  • 생활의 규칙성 (Circadian Movement): 하루 동안 방문하는 장소의 순서가 일정한 정도
  • 움직인 거리 (Total Distance): 참가자가 하루 동안 움직인 총 거리
  • 전화 사용 빈도 (Phone Usage Frequency): 하루에 몇 번이나 전화기를 사용하는지
  • 전화 사용 시간 (Phone Usage Duration): 하루에 전화기를 사용하는 시간

특히, 이 연구에서는 사용자가 위치한 장소를 파악하기 위해서 5분마다 GPS로 위치를 추적하였다. 그 결과 스마트폰 사용 패턴과 우울증 여부에 강한 상관관계가 발견되었다. 아래의 그래프는 앞서 언급한 스마트폰의 사용 패턴과 개별 환자의 우울증 정도를 나타내준다. x축은 스마트폰의 사용 패턴, y축은 PHQ-9 척도로 우울한 정도를 나타낸다. (footnote: 참고로 PHQ-9은 우울한 정도를 자가 측정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척도로, 점수가 높을수록 우울한 것이다. 5점 이상이면 우울증을 의심할 수 있고, 10점 이상이면 전문가와의 상담이 권고된다) 개별 점은 각 환자를 나타내며, 파란선이 그어져 있다는 것은 두 종류의 데이터 사이에 양(positive) 혹은 음(negative)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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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사용 패턴과 우울증의 상관관계 (출처: JMIR) [ref]

즉, 생활의 규칙성, 장소의 다양성이 특히 우울증과 상관관계가 높았으며, 전화 사용 시간, 전화 사용 빈도 역시 우울증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예를 들어, 온종일 한두 곳의 장소에서만 시간을 보내는 사람, 하루 동안 방문하는 장소의 순서가 일정하지 않은 사람, 전화 통화 빈도와 길이가 낮은, 다른 사람과 소통이 없는 사람일수록 우울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었다.

또한 이러한 스마트폰의 사용 패턴을 기준으로 우울증의 정도가 높은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분간할 수 있다. 여러 사용 패턴 중에서 정규화된 엔트로피가 가장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두 그룹을 구분 가능했으며, 장소의 다양성, 집에 머무는 시간, 생활의 규칙성, 통화 빈도/길이 등도 유의미하게 우울한 사람과 우울하지 않은 사람들을 잘 구분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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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의 한계점은 28명이라는 제한된 피험자의 수와 2주라는 짧은 기간만 피험자를 관찰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연구진은 후속 연구에서 좀 더 많은 참가자를 대상으로 더 장기적인 관찰에 기반한 연구에서 같은 결과를 얻었다. 2016년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48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10주 동안 스마트폰의 사용 패턴을 관찰한 것이다. [ref]

흥미로운 점은 이 두 번째 연구에서 스마트폰의 사용 패턴을 통해서 몇 주 후의 우울한 정도를 미리 파악할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이 연구에서 우울한 정도(PHQ-9 점수)는 연구를 시작하는 시점과 10주 이후 연구가 끝나는 시점에서 두 번 측정했다. 그런데 관찰 초기에 측정한 스마트폰 사용 패턴 중 다수가 10주 이후의 우울증 정도와 상관관계가 높다는 점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장소의 다양성’이나 ‘정규화된 엔트로피’ 등은 실험 2주 차부터 이미 10주 후의 우울증 정도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 것이다. 즉, 이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용 패턴을 관찰하면 약 10주 이후의 우울한 정도를 예측할 수도 있다는 의미가 된다.

 

마인드스트롱 헬스

이러한 스마트폰 사용 패턴에 기반한 디지털 표현형을 정신 건강 분야의 사업으로 추진하는 대표적인 곳이 마인드스트롱 헬스(Mindstrong Health)라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는 스마트폰의 다양한 사용 패턴을 통해 사용자의 인지 능력이나, 우울증, 조현병, 양극성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약물 중독 등의 정신 건강과 관련된 문제들을 측정하려 한다. 

마인드스트롱은 2014년 창업 이후 스텔스 모드로 조용히 연구를 진행해오다가, 2017년 알파벳(구글)의 생명과학 분야 자회사인 버릴리(Verily) 소속의 스타 신경 과학자 토마스 인셀(Tomas Insel) 박사를 공동 창업자로 영입한 것이 화제가 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ref] 인셀 박사는 버릴리 합류 전에는 13년 동안 미국 국립정신건강 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Mental Health)의 소장이었던 전문가다. 또한 마인드스트롱에는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가 2018년에 투자하면서 또 화제가 되기도 했다.[ref]

20180919jchoumitmindstrong12391fnl (1)마인드스트롱의 공동창업자, 폴 데검과 토마스 인셀 박사

마인드스트롱은 사용자가 평소 일상에서 스마트폰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만 분석하더라도 정신 건강에 대해서 아주 중요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는 가설을 기반으로 한다. 예를 들어, 우울증의 재발이나, 자살과 같은 징후를 포착하거나, 심지어는 예측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ref]

마인드스트롱은 앞서 소개한 노스웨스턴 대학의 연구보다는 좀 더 복잡하고 세부적인 스마트폰 사용 패턴을 측정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스마트폰에서 타이핑하는 방식, 스크롤을 내리는 방식, 화면을 터치하는 방식 등을 측정하고, 이러한 데이터를 기계학습을 통해서 추가적인 분석을 진행한다고 알려져 있다.[ref]

사실 이 회사가 정확히 어떤 패턴을 측정하는지 모두 공개되지는 않았다. 다만 2018년 네이처 디지털 메디슨에 출판한 짧은 논문에는 총 45가지의 패턴을 측정한다고 언급되어 있다.[ref] 이 논문에서 제한적으로 공개한 예시를 보면,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의 두 가지의 연속적인 행동, 예를 들어 타이핑할 때 스페이스 바를 누른 후 다음 단어의 첫 번째 글자를 타이핑하는 행동이라든지, 글자를 지울 때 백스페이스를 누른 후, 그다음 백스페이스를 누르는 행동을 분석한다고 한다. 또한 문맥에 따라서 측정 패턴을 구분하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단어를 타이핑할 때, 단어의 초반/중반/후반부 철자 입력을 별도로 구분해서 측정한다고 한다.

9d6350_a5dc2eb706f24cd29554cc2df2c14d5f_mv2그런데 정말로 이러한 스마트폰의 디지털 표현형으로 사용자의 정신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을까? 최소한 마인드스트롱 내부적으로는 이러한 부분들을 어느 정도 검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회사는 지금까지 자신의 가설을 시험할 수 있는 임상 연구를 여럿 진행해왔다.[1, 2, 3]

MIT 테크놀러지 리뷰에 따르면, 이 회사의 창업자 폴 데검(Paul Dagum)은 창업하기 전에 150명의 피험자를 모집해서 파일럿을 진행해보았다. 피험자들은 기존에 표준적으로 활용되는 인지 테스트를 먼저 받았다. 이 테스트에는 기억력(episodic memory)나,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조절하고 제어하는 능력인 ‘집행 기능(executive function)’ 등을 테스트한 것이다. 이러한 능력은 정신 질환이 있으면 약화되는 것들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들은 마인드스트롱의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한 채 일상으로 돌아가 1년 동안 평소와 다름없이 생활하는 것이다. 그리고 1년 후 연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피험자들은 다시 표준 인지 테스트를 받았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정말로 스마트폰의 사용 패턴이 사용자의 인지 능력 및 정신 건강의 파악에 도움이 되는지를 검증하려고 했던 것이다. 마인드스트롱은 이러한 연구 결과 실제로 스마트폰 디지털 표현형의 가능성을 파악했고, 어떤 경우는 스마트폰 사용 패턴으로 미래의 정신 건강 상태를 예측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ref] 예를 들어, 기억력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사용자가 얼마나 빠르게 타이핑하는지, 얼마나 자주 타이핑 에러를 내서 글자를 다시 지우는지, 그리고 주소록을 얼마나 빠르게 스크롤해서 내리는지 등을 보면 알 수 있었다는 것이다.

사실 이 회사는 실제로 얼마나 정확하게 스마트폰으로 사용자의 정신 건강을 측정할 수 있는지는 아직 많이 공개하지 않았다. 이러한 점 때문에 비판받기도 한다. [ref] 다만 2018년 네이처 디지털 메디슨에 출판한 논문을 보면, 마인드스트롱이 측정한 스마트폰 사용 패턴과 인지능력에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연구에서는 20~30대 피험자 27명을 모집해서, 다양한 표준 인지 테스트를 수행한 뒤, 이후 7일 동안의 스마트폰 사용 패턴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정말로 스마트폰의 사용 패턴과 인지 테스트의 결과에 높은 상관관계를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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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래프는 그러한 상관관계를 보여준다. 각각의 그래프는 개별적인 인지 능력 테스트에 대한 것이다. y축은 점수, x축은 27명의 피험자를 나타낸 것이다. 파란색은 피험자의 표준 인지 능력 테스트 결과이고, 빨간색은 마인드스트롱의 스마트폰 사용 패턴 점수이다. 피험자마다 파란색 점과 붉은색 점의 수치가 거의 비슷하다는 것은, 실제로 마인드스트롱의 방식이 사용자의 인지 능력을 잘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이 연구는 스마트폰에 기반한 디지털 표현형이 사용자의 표준 인지 테스트 점수를 효과적으로 나타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정말 이것이 임상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다른 정신 질환에도 적용 가능한지는 향후 더 많은 연구를 바탕으로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회사는 창업 이후 수천 명의 사람과 임상 연구를 지속해왔다고 언급하며, 특히 2018년 들어 병원과 적극적으로 협력하여 우울증, 조현병, 약물 중독 등의 재발 위험이 높은 중증 환자들과 추가적인 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ref]

만약 이렇게 스마트폰으로 사용자의 정신 건강을 파악할 수 있다면 기존의 테스트 대비 큰 장점들을 가지게 된다. 무엇보다 환자가 검사를 받으러 병원을 방문할 필요가 없으며, 특수한 환경에서 테스트를 받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 속의 실제 환경에서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다. 또한 정기적으로 병원에 가서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마다 측정가능하므로, 매시간, 매일 거의 실시간으로 사용자의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또한 스마트폰 앱만 설치하면 되기 때문에, 전 세계의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적용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계속)

About The Author

디지털 헬스케어를 통해 의료를 혁신하고 세상을 더 건강하게 만들고자 하는 벤처투자자, 미래의료학자, 에반젤리스트입니다. 포항공대에서 컴퓨터공학과 생명과학을 복수 전공하였고, 동대학원에서 전산생물학으로 이학박사를 취득했습니다. 스탠퍼드 대학, 서울대학교병원 등에서 연구하였습니다. 현재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 (DHP)를 2016년에 공동창업하였고,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40여 개의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투자하였습니다. 네이처의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자매지 『npj 디지털 메디슨』의 편집위원이자, 식약처, 심평원의 전문가 협의체 자문위원입니다. 『디지털 헬스케어: 의료의 미래』 『의료 인공지능』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등을 집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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