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20th October 2017,
최윤섭의 Healthcare Innovation

[칼럼] 제약회사는 디지털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까

Yoon Sup Choi June 23, 2017 Column, Digital Healthcare Comments
pharma

**본 칼럼은 제가 매일경제에 기고한 것입니다. 분량 제한 때문에 실리지 못했던 원문을 올려드립니다. 매경의 칼럼은 여기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이 의료를 혁신함에 따라서, IT와 의학, 헬스케어의 영역이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의료기기 회사나 제약 회사들의 영역으로만 여겨지던 분야들에 글로벌 IT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사업 분야를 침범당하는 제약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제약회사에서는 디지털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사실 신약 개발의 전 단계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신약 개발은 타겟 선정, 후보 물질 발굴, 임상 시험, 출시 후 관리 등으로 이루어진다. 타겟 선정이나 후보물질 발굴에서는 딥러닝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캐나다의 딥지노믹스(DeepGenomics)는 딥러닝에 기반하여 유전체 데이터에서 척수성 근위축, 대장암, 자폐증 등의 신약 개발로 연계될 수 있는 유전 변이를 파악하는 기술을 개발하여 2015년 ‘사이언스’지에 발표했다. 국내에서는 인공지능 스타트업 스탠다임이 딥러닝을 다양한 질병에 대한 약물재창출(drug repositioning)에 접목하고 있다

임상시험 단계에서는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기술이 더욱 다양하다. 먼저 임상시험 참여자의 모집을 위하여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다. 참여자의 모집은 신약 개발을 느리게 하는 병목이다. 환자가 어느 임상 시험에 등록할지 결정하려면 개별 임상 연구의 길고 복잡한 참여 요건을 읽고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IBM 왓슨은 자연어 처리에 기반한 임상 시험 환자 매칭 기능(Clinical Trial Matching)을 통해, 개별 환자를 최적의 임상시험에 배정해준다. 최근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암 병원에서 16주간 시험해본 결과 환자 선별 시간의 80%를 절감할 수 있었다.

또한 약을 복용하는 환자의 증상을 모니터링에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웨어러블이나 스마트폰의 센서를 통해 기존 대비 더 객관적이고, 정량적이며, 높은 빈도로 환자를 모니터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약사 바이오젠 아이덱의 경우 다발성 경화증 약을 복용한 환자들의 증상이 완화되는지를 보기 위해 활동량 측정계 핏빗을 활용했다. 로슈의 경우 파킨슨병 신약 임상 시험에서 환자의 운동 장애 증상 개선을 스마트폰 앱으로 측정했다. 스마트폰을 가만히 들고 있거나, 걸어가기, 스크린을 손가락으로 빠르게 누르기 등을 통해 근육의 이상 정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측정한 것이다.

임상 시험에서는 환자들이 약을 프로토콜대로 복용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가 약을 제대로 먹지 않았다면 용법, 용량, 부작용 등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먹는 센서를 활용할 수 있다. FDA 의료기기 승인까지 받은 프로테우스 디지털 헬스의 모래알 크기의 무기질 센서는, 위에서 소화되면서 약한 전류를 발생시켜 환자가 언제 약을 복용했는지를 정확히 기록해준다. 이 회사는 오라클과 협업하여 임상시험용 관리 플랫폼을 내어놓기도 했다.

신약을 출시한 이후, 임상 시험에서 나타나지 않았던 부작용을 모니터링하는 것은 제약사의 큰 관심사이다. 이러한 PMS(Post-Marketing Surveillance)를 위해 ‘환자들의 페이스북’, 패이션츠라이크미(PatientsLikeMe)를 활용할 수 있다. 이 플랫폼에는 수천 종류의 질병에 대해 50만 명 이상의 환자들이 모여 있다. 익명의 환자들은 투병 일지를 자발적으로 이 플랫폼에 기록하는데, 이 데이터를 개별 약을 기준으로 정리하면 실제 환자에 나타나는 부작용을 파악할 수 있는 의료 빅데이터가 된다. 현재 수천 개의 약에 대해 11만 개 이상의 부작용 데이터가 축적되어 있다. 사노피, 머크, 제넨텍 등의 제약사는 물론 FDA도 신약 부작용의 모니터링을 위해 페이션츠라이크미와 계약을 맺었다.

이렇게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면 신약을 더욱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을 통한 의료의 혁신은 제약회사에게 위협이 될 수 있지만, 신약을 개발하는 제약사의 중추적인 역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최근 혁신적인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국내 제약사들의 노력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도 디지털 기술의 적극적 활용을 통해 혁신적인 신약의 개발을 더욱 앞당길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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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e Author

IT와 헬스케어의 컨버젼스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화두로 삼고 있는 융합 생명과학자, 미래의료학자, 작가입니다. 포항공대에서 컴퓨터공학과 생명과학을 복수 전공하였고, 동대학원에서 전산생물학으로 이학박사를 취득했습니다. Stanford University 방문연구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암연구소 연구조교수, KT종합기술원 컨버전스연구소 팀장,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소 연구조교수 등을 역임하였습니다. 현재 최윤섭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소의 소장이며, 국내 유일의 헬스케어 전문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 (DHP)의 대표 파트너를 맡고 있습니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융합의과학원 디지털헬스학과 초빙교수이자, VUNO, Zikto, Promisope, Souling, 트랜스링크 캐피털, HB 인베스트먼트, 녹십자 홀딩스의 자문이며, 매일경제신문의 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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