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25th June 2017,
최윤섭의 Healthcare Innovation

피부과 원격진료의 한계와 부정확성

Yoon Sup Choi May 24, 2016 Digital Healthcare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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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복지부는 국내에서도 원격 진료를 연내 전격 허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여전히 의료계에서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원격진료가 허용되어야 하는지, 허용된다면 언제까지 어떻게 원격진료가 시행할지는 여전히 이슈입니다.

저는 의사도 아니고, 원격 진료 허용에 관해서 중립적인 입장입니다만, 만약에 정부의 입장이 원격 진료가 허용되는 것이 정말로 불가피하다는 것이라면,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약간 논외입니다만, 지난 국사교과서 국정화 사례에서 제가 느낀 것은 현 정부는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에 대해서 국민의 반대를 개의치 않고 끝내 추진해버린다는 것입니다. ‘만약 허용이 불가피하다면’ 이라는 표현에는 그런 현실적인 상황에 대한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참고로 지난 5월 23일 복지부에서는 의사-환자간 원격 의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 했습니다.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야당이 원격의료를 반대하는 입장이므로 당분간은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을 것 같습니다.)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의 모색을 위해서는 원격 진료를 시행하고 있는 다른 국가들의 사례를 참고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특히 원격진료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미국의 원격 진료 서비스 업체들의 사례는 반드시 참고해야 할 부분입니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미국의 원격진료

잘 알려져있다시피 미국에서는 원격 의료가 매우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6건의 진료 중에 1건은 이미 원격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며, 올해 미국의 원격진료 횟수는 100만 건을 넘어설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2020년까지 원격 진료 건수는 2배로 늘어날 것이라고도 예상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미국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원격 진료 회사인 텔라닥(teladoc)이 원격 진료 회사로는 최초로 나스닥 증시에 상장에 성공했습니다. 텔라닥은 매 분기별로 진료수와 매출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B2B 형식으로 개인 환자들보다는 기업고객에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용주(employer)가 사내 직원들(employee)에게 텔라닥의 원격 진료를 제공합니다.

텔라닥은 이렇게 기업 고객들로부터 연간 구독료(subscription fee)를 받고, 개별 진료 건마다 기업이나 환자 개인에게 진료비를 추가적으로 받는 수익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 기업 고객의 수도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진료수, 이용율 (총 가입자들 중에 진료를 받는 비율) 등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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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라닥의 매출, 진료수, 멤버수 증가 추이

사실 텔라닥은 과도한 판관비 등으로 인해서 아직 순익은 내고 있지는 못하지만, 대표 기업의 진료건수와 매출의 폭발적인 증가는 미국에서 원격진료가 가지는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미국 원격진료의 진료 퀄리티

하지만 미국에서 원격진료는 얼마나 안전하고 정확하며, 제공하는 의료 서비스의 질이 잘 관리되고 있을까요? 얼마전 포스팅에서 미국의 원격 진료 서비스들의 정확도와 진료의 퀄리티를 비교하는 JAMA 논문을 소개해드린 바 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미국의 선도 원격 진료 서비스 8개의 퍼포먼스에 대해서 약 600건의 진료에 대해서 분석하였는데요.

발목 통증, 연쇄상구균 인두염(streptococcal pharyngitis), 바이러스성 인두염(viral pharyngitis), 급성 부비동염(acute rhinosinusitis), 허리 통증(low back pain), 여성의 재발성 요도 감염(recurrent female urinary tract infection) 등 6개 진환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그 결과는 회사별, 질병별로 분석하였을 때 진료의 정확도에도 차이가 있었으며, 특히 진료 가이드라인의 준수 여부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특정 질병에는 진료 가이드라인을 대부분의 회사가 준수하지 않았다는 결과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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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별, 질병별 원격진료의 정확성에 차이가 있음 (출처: JAMA Internal Medicine)

피부과 원격 진료 연구

UCSF의 연구자들은 지난 2016년 2-3월에 걸쳐 미국에 있는 16개의 원격 진료 서비스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수행하였습니다. 연구 대상이 된 16개 기업의 목록은 아래와 같습니다. 피부과 검진만 하는 기업도 있고, 텔라닥, MD라이브 등 피부과를 포함한 여러 과의 진료를 보는 기업도 있습니다. 일부 기업은 사진만 받거나, 스마트폰으로만 이용할 수 있는 곳들입니다.

  • 피부과 전문 원격 진료 서비스 (9개): DermatologistOnCall, Dermcheck (phone app only), DermLink, Direct Dermatology, First Derm, SkyMD, Spruce (phone app only), Virtual Acne (acne only), YoDerm (acne only)
  • 일반 원격 진료 서비스 (7개): Amwell, First Opinion (phone app only), HealthTap Prime, MD Live, MeMD, Teladoc, Virtu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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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대상에 포함된 피부과 전문 원격 의료 앱, Spruce

 

연구진들은 테스트를 위해 철저한 조건을 갖춘 6가지 종류의 시뮬레이션 환자 사례들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환자들은 각각 다낭성 난소 증후군 (polycystic ovarian syndrome), 매독 (secondary syphilis), 그람음성 모낭염 (gram-negative folliculitis), 포진상 습진 (eczema herpeticum), 흑색종(melanoma), 지루성경화증 (seborrheic keratosis) 등의 사례들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이 가상의 환자들은 나이, 성별, 직업과 병력 (HPI, History of Present Illness) 에 관련한 상세한 상황까지 갖추도록 했습니다. 또한 병력에 대해서 의사가 더 추가적으로 질의하거나, 시스템 상에 입력 가능한 곳이 있으면 제시할 수 있는 더 상세한 병력까지도 준비했습니다 (아래의 표 참조).

피부과 원격진료에서는 사진을 요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병변에 대한 사진도 3장씩 갖춰놓았습니다. (사진은 대부분 온라인에서 이미지 검색으로 얻을 수 있는 사진을 이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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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를 위해 만들어낸 6건의 가상의 환자 사례

 

미국의 피부과 원격 진료의 민낯

연구진은 이러한 6가지 종류의 가상 환자 사례를 이용하여 총 62번 원격 진료를 받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미국의 피부과 원격진료는 환자의 선택권, 진료의 투명성, 서비스 질 관리 등의 측면에서 우려스러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일단 68%의 경우에는 환자가 의사를 선택할 수 없이 배정되는대로 진료를 받아야 했으며, 26%의 경우에만 의사의 면허와 관련된 정보가 공개되었습니다. 특히 미국에는 각 주(state)별로 의사면허가 발급되고, 환자가 속한 주의 면허를 가진 의사만 진료를 할 수 있습니다. UCSF에서 진행된 이 연구는 캘리포니아 주의 면허를 가진 의사들만 진료를 할 수 있는 것이 원칙입니다. 하지만 일부 기업의 경우에는 캘리포니아 주의 면허가 없는 인도나 스웨덴 등 외국의 의사를 연결시켜준 곳도 있었습니다.

진료과의 경우에는 5 건을 제외하고는 선택지가 있었다고 이야기 합니다. 좀 의아한 부분은 진료과를 선택할 수 있었음에도 피부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는 것입니다. 진료한 의사들의 전공 과목 구성은 아래와 같습니다. 나중에 언급하겠지만, 결과적으로 원격 진료의 진단이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만, 피부과 전문의와 그 이외의 진단 결과를 비교한다면 어떻게 될지 궁금했습니다.

  • 피부과: 27명
  • 내과: 5명
  • 응급의학과: 3명
  • 가정의학과: 3명
  • 산부인과: 1명
  • 심장과: 1명
  • 통증의학과: 1명
  • 재활의학과: 1명
  • 비의료인의 경우
    • 가정의학과 임상 간호사 (family nurse practitioners) (3)
    • 피부과 PA (physician assistants from dermatology settings) (3)
    • 응급의학과 임상 간호사 (a nurse practitioner in emergency medicine): 1
  • 인도의 1차병원 의사 (6명) 및 스웨덴의 피부과 전문의 (2명)

총 77%의 경우에 진단을 받을 수 있었으며, 처방까지 받을 수 있는 경우는 65% 였습니다. 하지만 처방된 약에 관련된 부작용이나 임신과 관련된 위험에 대해서 논의한 곳은 일부에 불과했습니다. (각각 32%, 43%)

환자가 업로드한 사진 만으로 진단을 내릴 수 있는 시나리오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정확한 진단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환자의 추가적인 병력과 상세한 정보가 중요한 경우 열, 다모증, 월경 주기 등에 대해서 필요한 추가 질문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이러한 경우 진단 정확성도 더 낮았습니다.

특히 다낭성 난소 증후군 (polycystic ovarian syndrome), 매독 (secondary syphilis), 그람음성 모낭염 (gram-negative folliculitis), 허피스성 습진 (eczema herpeticum)에 대한 진단 결과가 좋지 않았으며, 진단 정확성과는 또 별개로 처방된 약이 가이드라인과 맞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환자별 상세 진료 결과

각 환자별로 조금 더 상세하게 어떤 진료를 받았는지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염증성 여드름이 있는 28세 여성 다낭성 난소 증후군 (polycystic ovarian syndrome) 환자의 경우, 다모증 (hypertrichosifs)이나 불규칙한 월경 주기에 관련한 질문을 하지 않은 경우가 있었습니다. 모든 의사들이 여드름은 진단했지만, 다모증 (hirsutism), 남성 호르몬 과잉 (androgen excess), 혹은 다낭성 난소 증후군을 진단해내지는 못했습니다. 12번의 진료 중에 대면 진료를 권고한 사례는 두 건 밖에 없었습니다. 항생제와 레티노이드를 처방해준 곳은 있지만, 호르몬 치료 옵션에 대해서 언급한 곳은 없었습니다.

반점(plaque)을 가진 제 2기 매독 (secondary syphilis) 환자의 경우, 최근 열이 난 적이 있는지 질문하지도 않았고, 관련 병력이 없는 환자가 왜 그렇게 급성 발진이 생겼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는 의사는 없었습니다. 8명의 의사 중 7명은 건선으로 진단했고 (1명은 아예 사진을 요구하지도 않음), 한 명의 의사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진단을 내리지 못하고 로컬 피부과 전문의에게 가보라고 권고했습니다. 이 환자는 국부 스테로이드를 처방 받거나, 보습제를 쓰거나, 미지근한 물로 목욕하라고 권고 받았습니다.

그람음성 모낭염 (gram-negative folliculitis) 환자는 독시사이클린(doxycycline) 항생제를 사용한 후에 입 주변에 수포가 생겼는데, 한 의사는 (피부과 전문의) 주변 피부과에 가서 세포 배양을 해보라고 했고, 다른 의사 (인도 의사)는 주변 1차 병원으로 연결해었습니다. 하지만 이외의 나머지 10명의 의사는 모두 여드름으로 진단했습니다. 이 환자는 minocycline, trimethoprim-sulfamethoxazole 의 다른 항생제를 처방 받거나, 독시사이클린을 계속 쓰거나, 국소 항생제, 레티노이드 등을 처방 받았습니다. 또는 설탕 섭취를 줄이고 보습제를 쓰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결절 흑색종 (nodular melanoma) 과 지루성경화증 (seborrheic keratosis) 환자의 경우 14건 중 11건이 대면 진료를 권고했습니다. 나머지는 3건은 (2명은 피부과 전문의 1명은 PA) 이 환자들을 양성(benign)으로 진단했습니다.

허피스성 습진 (eczema herpeticum) 환자에 대해서도 9명 중 7건은 단순 습진이나 알러지로 진단하였고, 2건의 경우에는 대면진료를 권고하였습니다. 이 환자는 프리드니손(prednisone)이나 국부 스테로이드나 항히스타민제(antihistamines)를 처방 받았고, 채식을 권고 받거나 알러지 전문 의사의 검진을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허피스성 습진 환자는 항바이러스 약 (antiviral drug) 없이 프리드니손만 복용하는 경우 더 악화될 수 있으며, 이를 처방한 2건은 내과의사와 가정의학과 임상간호사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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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 진료 서비스의 한계 및 질 관리

결과적으로 많은 경우 피부과 원격진료의 결과는 정확하지 않았고, 진료 가이드라인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상술한 바와 같이 다낭성 난소 증후군 (polycystic ovarian syndrome), 매독 (secondary syphilis), 그람음성 모낭염 (gram-negative folliculitis), 허피스성 습진 (eczema herpeticum)과 같이 심각한 질환에 대한 진단 결과가 정확하지 않았으며, 처방된 약의 경우에도 문제가 많았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자들은 원격 진료를 잘 활용한다면 지역적, 물리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고, 비용 부담도 덜 수 있겠지만, 이번 연구에 따르면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원격 의료 서비스에 대해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our study raises significant concerns about the rapidly expanding use of direct-to-consumer telemedicine)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이에 저자들은 환자들이 의사를 선택할 수 있게 하고, 면허 관련 정보를 공개해야 하며, 환자의 병력과 복용 중인 약, 증상 등에 대해서 가이드라인에 맞게 진료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사실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면 진료의 정확성과 원격 진료의 정확성을 비교한 연구가 아니기 때문에, 원격 진료로 부정확하게 진단 받은 환자들이 대면 진료를 받았을 경우에 더 정확한 진료를 받았을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대면 진료에서는 가능한 의사-환자 간 상호작용(give-and-take)이 원격진료에서는 상대적으로 이뤄지기가 어렵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진료 시간을 들이고 유의미한 후속 (follow-up) 질문을 던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또한 피부과 관련 환자들의 진단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피부과 전문의 이외에도 내과, 응급의학과, 산부인과 등의 전문의가 내린 진단이 이번 연구에는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번 연구에는 이 부분이 다뤄지지 않고 있습니다만, 피부과 전문의가 내린 진단만을 놓고 진단의 정확성을 판단하는 경우에는 결과가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에 대해서도 궁금합니다.

이번 연구에서 우리는 미국에서 이뤄지는 피부과 원격진료가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여러 질병에 대해서 진단 및 처방이 정확하지 않다는 것입니다만, 연구 전체를 놓고 보면 이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환자의 의사 선택 가능 여부, 진료하는 의사의 전공, 진료 가이드라인의 준수, 환자의 병력 및 증상을 청취할 수 있는 시스템 등의 총체적인 조건 하에서 일어나는 결과입니다. 원격 진료의 엄격한 질 관리를 위해서는 이러한 총체적인 여건이 고려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About The Author

IT와 헬스케어의 컨버젼스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화두로 삼고 있는 융합 생명과학자, 미래의료학자, 작가입니다. 포항공대에서 컴퓨터공학과 생명과학을 복수 전공하였고, 동대학원에서 전산생물학으로 이학박사를 취득했습니다. Stanford University 방문연구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암연구소 연구조교수, KT종합기술원 컨버전스연구소 팀장,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소 연구조교수 등을 역임하였습니다. 현재 최윤섭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소의 소장이며, 국내 유일의 헬스케어 전문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 (DHP)의 대표 파트너를 맡고 있습니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융합의과학원 디지털헬스학과 초빙교수이자, VUNO, Zikto, Promisope, Souling, 트랜스링크 캐피털, HB 인베스트먼트, 녹십자 홀딩스의 자문이며, 매일경제신문의 필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