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13th December 2017,
최윤섭의 Healthcare Innovation

IBM, Watson과 클라우드로 헬스케어 데이터를 통합한다

Yoon Sup Choi April 30, 2015 Digital Healthcare, etc ...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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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 이 인공지능 Watson 을 활용하여 헬스케어 분야에서 또 다른 큰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IBM은 지난 4월 13일 Watson Health 부서를 새롭게 만들면서, Watson을 이용하여 분편화되어 있는 개별 건강/의료 데이터를 통합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특히, 이 발표에서 Watson Health는 애플, 존슨&존슨, 메드트로닉과 파트너십을 맺었으며, 동시에 Phytel Explorys 라는 클라우드 기반의 의료 빅데이터 회사를 인수하였음을 밝혔습니다. 방대한 건강/의료 데이터를 Watson을 통해 통합하겠다는 야심을 보여주는 행보이며, WSJ 은 ‘IBM이 헬스케어 데이터의 브로커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고 표현하였습니다.

 

사물인터넷 시대의 범람하는 헬스 데이터

스마트폰, 다양한 센서 등의 발전에 따라서 이제는 개인의 다양한 건강/의료 데이터가 측정되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히 걸음수, 활동량, 체지방률 등 뿐만 아니라, 체온, 혈압, 혈당, 심박수, 심전도, 산소포화도 등의 중요한 의료 데이터도 다양한 모바일 디바이스와 스마트폰으로 측정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또한 많은 경우 기존의 비연속적, 침습적 측정에서 벗어나 실시간, 비침습적, 연속적으로 측정되고 있습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인류가 가지는 센서의 수는 2015년 10 billion 개에서 2020년 1 trillion 개로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에따라 2020년에는 1인당 평균 7개의 커넥티드 디바이스를 가지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한 커넥티드 디바이스의 상당수는 헬스케어와 관련한 데이터를 측정하는 목적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sensors (topol)각종 센서를 통해 다양한 생체 신호들이 측정 가능하다 (출처: Sci Transl Med 2015)

 

Watson Health: 조각 데이터로, 완전한 그림 만들기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데이터들이 여전히 개별적 (silo) 으로 측정 및 보관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각각 다른 기기와 앱, 서비스를 이용하여 측정된 개별 데이터는 건강상태의 단편적인 측면만을 보여줍니다. 여러 데이터들이 통합되었을 때만 비로소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애플의 HealthKit 와 같은 플랫폼은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를 수집하려 하고 있지만,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통합하여 그 사람의 건강 상태에 대한 완전한 그림을 만들고, 기에 따라 개인에게 건강에 관한 인사이트와 맞춤형 조언을 제공하는 것에는 아직 한계가 있습니다.

더구나, 여기에 병원에서 나온 의료 데이터 및 개인의 유전정보 등을 통합하여 환자의 상태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여전히 많은 조건들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일단 데이터를 측정하기 위한 디바이스, 센서 등의 인터페이스가 있어야 하며, 측정한 데이터를 언제 어디서든 실시간으로 수집하기 위한 클라우드가 있어야 합니다. 특히, 건강/의료데이터가 올라가는 클라우드는 철저한 보안을 갖춰야 합니다. 이 클라우드에 업로드 된 방대한 빅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통합하고 분석하기 위해서는 고성능의 컴퓨팅 파워와 인지 컴퓨팅 기능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보안을 갖춘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 빅데이터 분석 능력, 인지 컴퓨팅을 동시에 갖추고 이 정도 규모의 일을 할 수 있는 곳은 현재 세계적으로 IBM이 유일하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입니다.

419726개별적인 헬스 데이터를 누가 어떻게 통합하고 통찰력을 얻어낼 것인가?

비록 IBM은 주로 기업 고객들을 상대하므로 개인 고객들과의 접점이 없다는 것이 약점입니다만, 이는 애플 등의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해서 해결합니다. IBM이 현재 가지고 있지 않은 가장 앞단의 헬스/의료 데이터의 수집을 애플의 HealthKit 및 ResearchKit, 의료기기 제조 업체 메드트로닉스, 제약사 J&J 와의 파트너십을 통해서 해결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IBM이 이번에 함께 발표한 ExplorysPhytel 도 이러한 큰 계획에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두 기업의 인수를 통해 클라우드 기반의 방대한 환자의 의료 데이터베이스 및 데이터 분석 역량도 확보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Explorys는 2009년 클리블랜드 클리닉에서 스핀오프한 회사로 미국에서 360개 병원의 50 million 명의 환자에 대해서 315 billion 개의 방대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기업입니다. 또한 Phytel 은 클라우드 상의 의료 데이터를 분석하여 의료 서비스 제공자들에게 재입원율을 낮추거나 효과가 있는 치료 방법이 무엇인지 등에 대한 insight를 제공하는 기업입니다.

“이제 우리는 거대한 규모로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를 제공할 것이다” IBM의 부사장 John E. Kelly 의 이야기입니다.

 

진정한 맞춤 헬스케어 서비스: 유전정보와의 통합

또한 지난 11월 IBM은 미국 샌디에고의 개인유전정보 분석 기업인 Pathway Genomics 에 투자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개인의 유전 정보라는 궁극적인 개인화된 데이터까지 기존의 헬스/의료 데이터와 통합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보여줍니다. IBM은 2013년 말 $100m 규모의 Watson 펀드를 출범하여, 지금까지 Watson 관련 앱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WellTok, Pathway Genomics 등의 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함으로써 Watson 생태계를 구축하려 하고 있습니다.

특히, Pathway Genomics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에서 얻은 개인의 헬스케어 데이터와 개인의 유전 정보를 통합하려는 ‘파노라마(Panorama)’ 라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제가 책에서도 언급한 바 있듯이,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개인 유전 정보를 통합하여 개인에게 진정한 맞춤형 헬스케어/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모두가 꿈꾸는 성배와 같은 일입니다. 그리고 Pathway Genomics가 이 데이터들을 통합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 바로 IBM Waton의 인지 컴퓨팅 기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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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에 막힌 국내 의료 서비스

이번 Watson Health의 발표를 지켜보자면 국내 의료 규제의 한계가 떠오릅니다. 현재 국내 규제에 따르면 의료 데이터가 클라우드 인프라에 업로드 되는 것은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현재 IBM이 구상하고 있는 모델을 한국에서는 적용할 수 없습니다.

의료법 시행 규칙 제 16조 3항에 따르면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의 개설자가 전자의무기록을 안전하게 관리·보존하기 위하여 갖추어야 할 장비는 … 네트워크에 연결되지 아니한 백업저장시스템” 을 포함합니다. 의료법 제 23조에도 전자의무기록을 안전하게 관리/보존하기 위한 장비로, “네트워크에 연결되지 아니한 백업저장시스템” 에 관한 언급이 있습니다. 이를 유권 해석하여 클라우드에 EMR 등의 의료 데이터의 업로드가 금지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시대착오적인 규정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다양한 IoT 센서들에 의해서 연속적으로 측정된 다양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통합하고, 인지 컴퓨팅을 이용해서 실시간으로 분석하며, 의료기기나 병원 서비스를 연계하기 위해서는 결국에 클라우드에 이러한 데이터가 올라갈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서 개인에게는 적시에 맞춤형 조언을 제공할 수 있고, 연동된 의료 서비스 제공자는 위험 시그널을 조기에 발견하여 발병 이전에 선제적인 대응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클라우드에 의료 데이터가 올라가는 것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이 모든 프로세스가 유효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클라우드에 기반한 EMR 서비스를 개발하려고 하는 시도는 번번히 막히고 있습니다. 2013년 LG유플러스와 의사협회가 의원급 클라우드 EMR의 공동개발 역시 관련 규제에 따라서 제동이 걸렸습니다.

기술의 발전에 대한 혜택과 그 기술의 잠재적인 부작용을 막기 위한 규제는 균형을 이루어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인터넷 뱅킹도 해킹의 위협에 항상 노출되어 있지만, 강화된 보안으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오프라인 은행 지점을 방문하지 않고서, 편리하게 온라인으로 은행 업무를 처리하고 있습니다.

의료나 헬스케어 데이터에도 이러한 기술의 발전에 대한 혜택과 리스크 대비 사이의 적절한 균형이 필요합니다. 해외에서는 클라우드 기반의 EMR이 크게 문제 없이 활용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Watson Health 와 같은 혁신적인 의료 플랫폼이 도출되는 상황에서 국내의 과도한 의료 분야 규제는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Invokana-Labs

클라우드 기반의 대형 EMR, Practice Fusion 의 Insight  서비스

대표적으로 미국의 Practice Fusion 은 112,000 명 이상의 의사들이 사용하고 있으며, 81 million 명 이상의 환자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 회사는 클라우드에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미국 전역의 의료 기록 빅데이터 및 관련 통계를 무료로 공개하는 Insight 라는 서비스를 2014년 5월 런칭했습니다. 익명화된 이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미국 전역에서 어떤 질병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특정 약이 특정 인구에 대해서 얼마나 어떻게 처방되고 있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최근의 글로벌 트렌드를 모니터링 하고 있으면, 국내와 글로벌의 격차는 더욱 심해지고 있으며 그 이유의 많은 부분은 과도한 규제 때문임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입법의 미비가 아닌, ‘입법의 방치‘ 라는 말까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닌 것 같습니다.

국내에도 규제가 합리적으로 개선되어 기업들이 IBM과 같은 혁신적인 플랫폼을 ‘너무 늦기 전에’ 만들 수 있고, 국민들도 이러한 기술의 혜택을 하루 발리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About The Author

IT와 헬스케어의 컨버젼스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화두로 삼고 있는 융합 생명과학자, 미래의료학자, 작가입니다. 포항공대에서 컴퓨터공학과 생명과학을 복수 전공하였고, 동대학원에서 전산생물학으로 이학박사를 취득했습니다. Stanford University 방문연구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암연구소 연구조교수, KT종합기술원 컨버전스연구소 팀장,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소 연구조교수 등을 역임하였습니다. 현재 최윤섭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소의 소장이며, 국내 유일의 헬스케어 전문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 (DHP)의 대표 파트너를 맡고 있습니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융합의과학원 디지털헬스학과 초빙교수이자, VUNO, Zikto, Promisope, Souling, 트랜스링크 캐피털, HB 인베스트먼트, 녹십자 홀딩스의 자문이며, 매일경제신문의 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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