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26th September 2017,
최윤섭의 Healthcare Innovation

애플 워치, 헬스케어 웨어러블의 게임 체인져가 될 것인가?

Yoon Sup Choi September 15, 2014 Digital Healthcare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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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나왔습니다. 오랫동안 시장에서 iWatch 로 통칭되며, 소문이 무성했던 애플의 스마트 워치가 드디어 공개 되었습니다. 지난 9월 9일 캘리포니아의 쿠퍼티노에서 열린 특별 행사에서, 애플은 화면 크기가 4.7인치로 커진 아이폰6, 그리고 5.5인치의 더 큰 사이즈의 ‘아이폰6 플러스’과 함께, (iWatch가 아닌) ‘애플 워치’라는 이름의 새로운 카테고리 제품을 공개한 것입니다.

애플 CEO, 팀 쿡은 애플 워치를 발표하면서, 소매를 걷어부치고 양손을 번쩍 들면서 (그 손목에는 애플 워치가 채워져 있었습니다)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관객들도 그야말로 기립 박수를 보내며, 오랫동안 기다려온 애플의 스마트 워치를 환영했습니다. 이 애플 워치는 2015년도 초에 판매될 예정이며, 가격은 $349 으로 책정되었습니다.

0909_tim_cook_healthcare_970-630x420키노트 중 양손을 번쩍 들며, 기립박수에 답하는 애플 CEO 팀 쿡.
걷어 부친 팔목에는 애플 워치가 채워져 있다 (출처: Business W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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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체로 ‘시계’ 인 애플 워치는 아이폰과 연동되어 메일 확인 등 스마트폰이 가지던 기능의 상당 부분을 수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번 발표에서 소개된 ‘애플 페이(Apple Pay)’라는 새로운 결제 기능 등을 가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애플 워치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보다, 애플 워치의 핵심 기능 중의 하나가 바로 헬스케어 및 의료 분야가 될 것으로 예상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애플은 올해 초부터 헬스케어 및 웨어러블 센서와 관련한 핵심 인력들을 대거 채용해왔을 뿐만 아니라, 헬스케어와 관련된 특허들을 취득해 왔고, FDA와도 미팅을 가져왔습니다. 이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헬스케어 및 의료 관련 기능이 소위 iWatch에 포함될 것이라는 점은 거의 기정 사실화 되어 왔으며, 많은 기대를 받아 왔습니다.

또한, 지난 6월 애플이 아이폰의 새로운 운영체제인 iOS8에, 기존의 헬스케어 앱/디바이스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HealthKit 플랫폼과 Health 어플리케이션을 디폴트로 탑재한다는 것을 발표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병원으로 손꼽히는 메이요 클리닉과 미국 최대의 EHR 업체 중 하나인 Epic Systems와의 연동함으로써, 아이폰으로 측정한 헬스 데이터를 병원으로 바로 전송하여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하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애플이 새롭게 내어 놓을 것으로 예상되던, 소위 ‘iWatch’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애플 iOS8의 Health 및 HealthKit 어플리케이션과 메이요 클리닉/Epic Systems와의 연동은 제 예전 포스팅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애플 워치의 핵심: 헬스 & 피트니스

예상했던대로, 애플 워치의 핵심 기능 중의 하나는 바로 헬스케어 및 피트니스였습니다. 애플 워치의 피트니스 기능은 기본적으로 활동량 측정계 (activity tracker)와 스포츠 시계의 기능을 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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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은 “애플 워치는 사람들을 더 활동적이고 건강하게 해줄 것이다” 며, “당신이 그저 조금 더 활동적이고 싶은 사람이든, 하루 종일 활동하는 것을 기록하고 싶은 사람이든,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이든, 혹은 전문적인 운동 선수이든지 간에, 애플 워치는 당신에게 도움을 줄 것이다.” 라고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아래의 소개 동영상을 보시면, 애플 워치의 피트니스 기능을 이해하시는데 도움이 됩니다. 이번 애플의 발표에서, 피트니스 기능을 소개하기 위해서 상영되었던 영상입니다. 영상에는 애플의 Director of Health, Fitness Technology 인 Jay Blahnik라는 처음에 등장하여, 나레이션을 맡아 애플 워치의 피트니스 기능을 소개합니다. 이 Jay Blahnik은 애플이 작년 8월 나이키에서 영입한 피트니스 분야 전문가로, 과거 Fuelband를 만드는데도 기여했던 사람입니다.

애플 워치는 가속계(accelerometer)를 이용하여 전반적인 몸의 움직임 뿐만 아니라, 시계 아래 면에 달려 있는 4개의 센서를 이용하여 심박수를 측정하고, 아이폰의 GPS와 Wifi를 이용하여 사용자가 얼마나 이동했는지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애플 워치는 기본적으로 내장된, ‘Activity’와 ‘Workout’ 이라는 두 개의 피트니스 관련 앱을 제공합니다.

‘Activity’ 앱은 일상에서 사용자들의 움직임을 측정하고, 조금이라도 더 활동적으로 만들어주기 위한 앱입니다. 이 앱에는 아래의 그림과 같이 크게 세 가지를 측정합니다. 사용자가 얼마나 움직였는지 (Move), 얼마나 운동을 했는지 (Exercise), 그리고 얼마나 적게 앉아 있었는지 (Stand) 입니다.

특히 재미있는 것은 ‘얼마나 적게 앉고, 서 있었는지’를 측정하는 Stand 입니다. 이는 매 시간마다 한 번이라도 자리에서 일어나는지를 측정하는 것입니다. 영상에서 Blahnik은 ” 이는 아주 사소하게 보일지 몰라도, 적게 앉아 있는 것은 장기적으로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해 도움이 된다 (This may seem like a small thing, but sitting less can go a long way towards improving your health)” 고 이야기 합니다.

이러한 세 가지 부분의 측정량은 각각 링(ring) 형태로 표시되어, 하루의 목표치를 채울 수록 링이 완성되어 가는 직관적인 그림으로 표시가 됩니다. 이 빨간색, 초록색, 하늘색의 세 가지 링을 하나로 모아 놓으면, 그 날에 자신이 얼마나 몸을 움직였는지를 간단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는 아이폰과도 연동되어, 사용자가 자신의 기록들을 한 번에 볼 수 있게도 해줍니다. 한 눈에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좋은 UI 라고 여겨집니다.

apple-watch-fit-1024x575 copy‘Activity’ 앱이 가지는 세가지 기능: Move, Exercise, Stand

activity iphone‘Activity’ 앱은 아이폰과도 연동되어, 사용자의 활동량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또한, ‘Workout’ 이라는 운동 전용 앱을 이용하면, 러닝, 걷기, 사이클타기 등의 대표적인 운동 종목들에 대해서 자신의 기록을 더욱 자세하게 관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러닝’을 눌러서 목표 시간, 거리, 칼로리, 심박수 등을 미리 설정할 수 있고, 운동 중에는 ‘글랜스(glance)’ 기능을 이용해서 시간, 거리, 칼로리 등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애플 워치로 측정된 데이터들은 애플의 iOS8 부터 포함되는 Health 앱으로 연동되게 되고, 이를 통해 써드 파티 앱이나 데이터들도 애플 워치로 측정한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혁신적인 헬스케어 기능은 없었다?

그런데, 이것 뿐입니다.

당초, 애플이 내어 놓을 스마트 워치에는 혁신적인 헬스케어 기능이나, 진보된 센서가 장착될 것으로 기대되어 왔습니다. 또한, 아이폰의 Health 앱이 메이요 클리닉 등의 병원과 연동되기 때문에, 어떠한 의료 데이터를 소위 iWatch가 측정할지도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발표에서는 그 동안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혁신적인 센서도, 의료용 데이터 측정도, 병원 시스템과의 연동도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부분들 때문에 헬스케어 부분에서 애플 워치의 기능이 기대 이하라는 평도 있습니다.

위에서 설명해드린, ‘Activity’나 ‘Workout’ 앱은 사실 기존의 Fitbit이나 Feulband와 같은 액티비티 트레커들과 기능면에서 크게 다를 것이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Fitbit, Jawbone’s UP 등은 제공하는 수면 측정 기능을 애플 워치는 제공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발표를 본 일부 사람들이 애플 워치의 값비싼 가격 등을 고려할 때, 기존의 액티비티 트레커들과의 경쟁을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회의적인 의견을 갖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사실 수면 측정 기능은 이번 발표에서 포함될 것으로 기대되었던 성능이었으나, 결국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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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무엇보다 의료용으로 활용될 수 있는 데이터의 측정이나, 센서에 관해서는 이번 발표에서 거의 언급이 없었습니다. 기존에 발표한 아이폰의 Health 앱이 메이요 클리닉 등과 연동된다는 것을 고려해볼 때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발표에서는, ‘HealthKit’이나,  ‘메이요 클리닉’ 이라는 단어 자체가 아예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수면 측정 기능과 함께,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산소 포화도 측정, 심전도 센서나, 비침습적 혈당 측정 기능과 같은 보다 의료적인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는 기능도 기대가 되었습니다. 이는 애플이 그 동안 영입했던 헬스케어 관련 전문가들의 프로필을 근거로 한 추측들이었습니다.

  • 필립스 연구팀으로부터 저명한 수면과학자 Roy J.E.M Raymann 를 영입
  • 아이폰 기반의 산포 포화도 기기 iSpO2를 만들었던 Masimo의 최고의료경영자이자, 마취과전문의인 Michael O’Reilly를 영입
  • 비침습 혈당 측정계를 개발하던 실리콘밸리 기업 C8 MediSensors의 디렉터인 Ueyn Block를 영입
  • 또 다른 혈당 측정계 기업인 Senseonics의 부사장인 Todd Whitehurst를 영입
  • ‘소화 가능한 센서 (ingestible sensor)’를 만드는 Proteus Digital Health 에서 Nancy Dougherty를 영입

하지만, 이러한 의료용 센서 기능들은 모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대해서 시장의 평가는 엇갈립니다.

MD Revolution 이라는 HealthKit 앱을 만드는 스타트업의 창립자이자, 심혈관계 전문의인 Samir Damani는 VentureBeat와의 인터뷰에서 “의사로서, 나는 환자들이 얼마나 움직였는지, 운동 하는 동안 심박수가 얼마였는지를 알 수 있다는 것은 좋아 보인다. 하지만, 환자의 건강 상태를 보다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체지방량, 몸무게, 혈압, 혈당수치 등을 알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애플 워치는 이 수치들을 측정하지 않는다”며 다소간의 실망감을 나타내었습니다.

또한, Figure 1 이라는 캐나다의 헬스케어 스타트업의 최고의료경영자이자, 헬스케어 전문가인 Joshua Landy는 “내가 애플 워치를 구입하거나, 주위 사람들에게 권하기 전에 데이터가 얼마나 유용한지 확인해보는 것이 필요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런가 하면, 유명 피트니스 앱인 MyFitnessPal 의 CEO, Mark Lee는 “애플 워치가 혁명적이지는 않지만, 다른 대부분의 웨어러블 디바이스 보다는 잘 만들어졌다는 것은 인정한다”고 평가하였습니다.

12watch-bitspost-tmagArticle(출처: 뉴욕 타임즈)

 

의료용 센서, 의도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나?

하지만, 다른 시각들도 있습니다. 바로 애플이 이번 발표에서 더 추가적인 기능, 특히 의료용 기능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언급을 피했다는 것입니다. 만들지 못했다는 것이 아니라, 발표하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 것은 FDA로부터 제재 혹은 심사를 받을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서, 애플 워치의 의료적 목적이나 사용 가능성에 대해서 일부러 언급하지 않았다는 해석입니다. 워싱턴의 FDA 규제 전문가인 Bradley Merill Thompson는 “애플이 일반적인 건강 관리 목적만을 강조하는 아주 영리한 포지셔닝 전략을 쓴 것으로 보인다. 이는 FDA 규제를 피하기 위한 완벽한 방법이다” 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도, 지난 6월 발표에서 의료용 활용에 대해서 야심차게 선언한 애플이, 이번 발표에서 이에 대해 아예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이것이 다분히 의도적인 것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러한 것이 애플이 향후 의료용 기능이나 센서를 추가적으로 내어 놓을 계획이 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다른 이유로는 새로운 것들을 많이 내어 놓은 이번 발표에서, 애플 워치의 혁신적인 기능까지 내어 놓는 것은 메시지를 오히려 흐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발표에서 애플은 새로운 아이폰과 큰 화면의 또 다른 새 아이폰, 그리고 애플 워치까지 내어 놓았습니다. 이 기기들의 타겟 시장은 ‘헬스케어’ 시장이 아닌, 전 세계의 ‘일반 사용자’ 들이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새로운 제품들이 세 개나 소개된 이번 발표에서, 새로운 의료용 기능까지 발표한다는 것은 효과를 오히려 반감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sensor애플 워치 뒷면에 달린 네 개의 광학 센서

세번째 이유는 애플 워치의 아래 면에 있는 네 개의 광학 센서가 단순히 심박수 정도만 측정할 것 같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MobiHealthNews를 통해 한 센서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면, “애플 워치의 센서에 대한 자세한 기술적인 스펙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사진으로 본 센서들은 단순히 심박수 센서라고 하기에는 너무 과도해보인다 (overkill)” 라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이는 곧, 기능적으로는 추가적인 센서도 가능하지만, 아직까지 애플이 공개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이는 Reuters가 소개한 익명의 인터뷰와 같은 맥락입니다. 이 관계자들은 애플 워치의 이후 버전에는 더 많은 헬스케어 기능과 센서가 장착될 것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배터리 성능 문제 때문인가?

사실 이는 이번 발표에서 언급되지 않아 의구심을 자아내기도 했던 ‘배터리’ 성능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아이패드가 발표될 때, 잡스가 자랑스럽게 아이패드의 배터리 성능을 이야기 한 것과는 반대로, 이번 애플 워치는 매일밤 충전을 해야 한다는 것 이외에 배터리 성능과 관련하여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는 것이 이상하다는 것입니다.

이를 의아하게 여긴 뉴욕 타임즈 기자가 발표 이후 팀 쿡에게 질문하였습니다. 팀 쿡은 이에 대해, “프레젠테이션에서 이미 충분히 설명했다고 생각한다. 애플 워치는 낮동안 주로 사용되므로, 사용자들이 밤에는 충전하기를 원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핸드폰처럼 말이다.” 라고 답했습니다. 이 기사에서 기자는 결국 ‘배터리가 하루 이상 가지 않는 것 같다’고 판단했습니다. 아무튼  결국 아이 워치가 배터리 성능에 있어서는 자랑스럽게 내어 놓을만큼 우수하지는 않으며, 내년 초에 출시될 때까지 개선을 해나가야 한다는 점은 확실해 보입니다.

보통 혈당 측정, 수면 측정 등 모니터링 기능을 이야기할 때, 연속적이고 (continuous), 사용자가 모르는 사이에 (passive) 측정되어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이는 결국 배터리를 많이 소모하는 과정으로, 기존의 Misfit 이나 Jawbone UP 등도 해결 방법을 고심했던 문제이기도 합니다. 배터리 성능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추가적인 헬스케어 관련 센싱 기능을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다고 할지라도) 추가적으로 장착하기는 부담스러웠을 것 같습니다.

이번 발표에서 팀 쿡은 애플 워치가 ‘스마트 기기’ 이기 이전에 ‘시계’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시계는 무엇보다 가볍고, 착용하기에 편리하고, 패셔너블 해야 합니다. 그래서 “추가적인 센싱 기능을 가지지만 (배터리 때문에) 무겁고 크기가 큰 시계”와, “고도의 센싱 기능은 적더라도 슬림하고 가벼운 시계” 중에, 양자 택일을 했어야 했을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10435-2668-Screen-Shot-2014-09-10-at-114957-AM-l팀 쿡은 애플 워치의 배터리 성능은 언급하지 않고,
‘매일 밤 충전해야 한다’는 정도만 이야기 하였습니다.

 

애플 워치의 포지셔닝

시장에서 애플 워치의 포지셔닝이 어떨지도 고려해봐야 합니다. 단순히 피트니스 측면에서만 비교해볼 때, 애플 워치는 기존의 RunKeeper, Nike+ 와 같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Fitbit, Jawbone’s UP 과 같은 피트니스 밴드, 그리고 Basis Band와 같은 다른 스마트 워치와 경쟁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경쟁 제품들과 가격, 기능, 제품의 컨셉 면에서 어떻게 차별화될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가격적인 측면에서는 스마트폰 앱이나, 기존 피트니스 밴드, 그리고 다른 스마트 워치보다 애플 워치가 불리합니다. 기존의 기기들이 대부분 $150 이하인데 반해, 애플 워치는 $349 이나 하기 때문입니다.

Basis-Carbon-SteelBasis B1 Band

기능적인 측면에서는 현재 시장의 대표적인 스마트 워치와 비교해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입니다. Basis B1 Band 는 현재 시장의 대표적인 스마트 워치로, 제조사인 Basis Science는 스타트업 이었다가, 올해 5월 인텔에 인수당하였습니다.

사실 센서의 기능상으로 보면 애플 워치는 Basis B1 Band에 비해서 상당 부분 뒤쳐집니다. (더구나 B1 Band는 2012년 출시된 것으로, 애플 워치와 경쟁할 것은 조만간 출시될 새로운 버전의 밴드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두 스마트 워치는 모두 가속계와 심박수 측정을 기반으로 여러 활동량을 측정합니다.

하지만 Basis B1 Band는 애플 워치가 측정하지 않는 수면 트레킹, 스트레스 관리 기능도 있으며, 체온과 땀에 대해서도 측정하는 기능도 제공합니다. 특히, UCSF 등과 공동으로 연구한 수면 트레킹 기능은 기존의 의료용 수면 측정기인, 수면다원검사(polysomnography)와 비슷한 수준의 정확도를 보여준다고 합니다. 목표의 설정 부분에서도 차이가 납니다. ‘사용자를 더 많이 움직이게’ 하려는 공통의 목표를 가지는 애플 워치에 비해서, Basis Band는 10개 이상의 ‘habit card’ 형식으로 사용자들이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할 때마다 목표를 조금씩 높여가는 방식을 취합니다.

반면, 애플 워치는 아이폰과 연동되기 때문에, 아이폰의 GPS, wifi 와 함께, 아이폰 6의 핵심 무기 중의 하나인 M8 칩에서 측정된 정보를 이용할 수 있으므로 측정된 데이터가 더 정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러닝을 할 때 GPS를 이용하기 위해서 아이폰을 사용자가 소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은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또한 움직이는 상태에서 심박수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지도 관심거리입니다. 현재 Basis Band는 이 기능이 완벽하지 않다고 밝히고 있으나, 애플 워치는 동영상의 소개를 바탕으로 사용자가 동작시에도 정확하게 심박수를 측정할 수 있을 것으로도 예상되고 있습니다.

또 한가지, 애플 워치의 포지셔닝에 대해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애플 워치가 ‘피트니스 워치’가 아니라 ‘시계’를 표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는 시계 자체의 기능이나 디자인, 심미적인 요인도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됩니다. 이러한 부분은 헬스케어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므로 저는 전문가가 아니긴 합니다만, 기존의 시계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조금 엇갈리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Hodinkee에 올라온 Benjamin Clymer의 글을 참고하시면 시계 전문가가 바라본 애플 워치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서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번역문) 그는 애플 워치가 디자인, 디테일, 시계줄, 전통 시계 산업에 대한 존중 등의 측면에서는 훌륭하고, 감성적인 부분에 대한 결핍, 커프 (소매) 테스트, 디지털 너드의 느낌 등을 한계점으로 바라보았습니다.

 1410362353379(출처: Hodinkee)

애플의 헬스케어 생태계에 과연 득일까

또 한 가지 고려해야 할 부분은, 애플이 스마트 워치라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직접 내어 놓은 것이 과연 애플의 헬스케어 오픈 플랫폼 생태계의 조성에 득이 될 것인지 하는 점입니다. 애플은 HealthKit를 내어 놓으면서, 외부 써드 파티 업체들의 앱과 디바이스를 통합하는 오픈 플랫폼을 비전으로 내세운 바 있습니다.

하지만, 플랫폼을 구축하는 회사가 직접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내어 놓음으로써 플랫폼의 참여 구성원들과 직접적인 경쟁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는 것은 전략적으로 상반되어 보입니다. 만약 애플 워치에 향후 수면 트레킹이나, 심전도 측정과 같은 새로운 센싱 기능이 추가된다면 이러한 상황은 더 심해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이폰의 가장 큰 성공 요인 중의 하나는 앱스토어 플랫폼을 통해서 만든, 전 세계 수많은 개발자들이 참여하는 개방형 생태계였습니다. 이 생태계에 전 세계의 개발자들이 그 생태계에 참여하여 수많은 어플리케이션을 만듦으로써 혁신을 일으킨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애플이 아이폰 앱과 가젯을 출시하면서, 생태계 참여자들과 경쟁관계를 형성했다면 지금처럼 어플리케이션 생태계가 번창할 수 있었을지 의문입니다.

당장 Fitbit 과 Jawbone’s UP 과 같은 기존 피트니스 밴드 기업들은 애플 워치와의 경쟁에 대해서 고심하게 될 것입니다. 사용자가 애플 워치와 Fitbit을 동시에 착용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애플 워치가 구글이 내어 놓은 헬스케어 플랫폼인 Google Fit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도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구글이 직접 내어 놓은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없으므로, 기존의 웨어러블 디바이스 기업들은 애플의 플랫폼 보다 경쟁이 적고 자율성이 높은 Google Fit 을 선호하게 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애플이 야심차게 내어 놓은 애플 워치가 오히려 Google Fit의 매력도와 참여도를 높여주는 형국이 될 수도 있겠다는 것입니다.

 

애플 워치, 게임 체인져가 될 것인가?

과연 애플 워치는 헬스케어 웨어러블의 게임 체인져가 될 수 있을까요? 사실상 지금의 상태에서는 속단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번 발표된 내용만을 기반으로 한다면, 상당히 잘 만들어진 웨어러블 디바이스라는 점은 틀림 없습니다만, 기술에 대한 자세한 스펙과 성능, 센서의 정확도 등은 기기가 직접 출시되는 시점에 가서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또한, 많은 기대를 받던 헬스케어 측면에서 예상되던 혁신적인 기능들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앞서 언급했듯이, 향후 추가적인 변화의 여지가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의료용 센서와 같은 것들이 그러합니다. 내년 초 출시 시점에서는 이번에 발표되지 않은 새로운 기능이 추가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아무튼 애플이 처음으로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직접 내어 놓으면서, 애플은 이제 스마트폰-웨어러블 디바이스-플랫폼으로 이어지는 헬스케어 분야로 진출하기 위한 그림을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헬스케어 시장에는 치열한 경쟁과 함께 많은 변화가 불어닥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About The Author

IT와 헬스케어의 컨버젼스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화두로 삼고 있는 융합 생명과학자, 미래의료학자, 작가입니다. 포항공대에서 컴퓨터공학과 생명과학을 복수 전공하였고, 동대학원에서 전산생물학으로 이학박사를 취득했습니다. Stanford University 방문연구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암연구소 연구조교수, KT종합기술원 컨버전스연구소 팀장,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소 연구조교수 등을 역임하였습니다. 현재 최윤섭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소의 소장이며, 국내 유일의 헬스케어 전문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 (DHP)의 대표 파트너를 맡고 있습니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융합의과학원 디지털헬스학과 초빙교수이자, VUNO, Zikto, Promisope, Souling, 트랜스링크 캐피털, HB 인베스트먼트, 녹십자 홀딩스의 자문이며, 매일경제신문의 필진입니다.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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