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26th September 2017,
최윤섭의 Healthcare Innovation

퀄컴의 트라이코더 X-Prize, 결선의 막이 오르다

Yoon Sup Choi August 31, 2014 Digital Healthcare Comments
tricorder starterk

영화 ‘스타트렉’에 나오는 휴대용 의료기기인 트라이코더 (Tricorder)를 실제로 구현하는 팀에게 총 $10 million (약 100억원) 의 상금을 지급하겠다는, 퀄컴의 Tricorder X-Prize 대회의 결승전이 드디어 시작되었습니다. 스타트렉에서 이 트라이코더는 손에 들고다닐 수 있는 작은 기기이며, 각종 스캐닝을 위한 센서와 데이터 분석 및 기록 등의 여러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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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여러 버전의 트라이코더 중에,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의료용 트라이코더(medical tricorder)’입니다. 이 기기는 간단한 스캐닝만으로 환자의 상태를 측정하고, 질병을 진단할 뿐만 아니라, 치료도 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스타트렉 시리즈의 리부팅 후, 가장 최근에 상영한 ‘스타트렉: 다크니스’ 에서도 (기기를 지칭하는 이름은 나오지 않습니다만) 트라이코더는 종종 등장하고 있습니다. 제가 캡쳐하여 이번 포스팅 대문에 걸어 놓은 장면이며, 기존 시리즈에도 아래와 같은 장면이 나옵니다.

 

퀄컴의 Tricorder X-PRIZE

SF 영화에나 나올법한 이 허부맹랑한 기기가 주목을 받게 된 계기는 바로 세계적인 무선통신회사 기업인 퀄컴(Qualcomm)이 ‘의료용 트라이코더’를 실제로 구현하는 사람에게 어마어마한 상금을 주겠다는 Qualcomm Tricorder X-PRIZE를 2012년 런칭하면서 부터입니다. 의사나 다른 의료기기와는 독립적으로 휴대용 기기 하나만으로 사용자의 신체 상태를 측정하고,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장비에게 자그마치 $10 million의 상금을 주겠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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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회에서 ‘의료용 트라이코더’의 구현 기준으로는 필수적으로 13개의 주요 질병과 5가지의 주요 활력 징후 (vital sign) 및 3개의 선택적인 질병을 정확하게 진단/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내걸고 있습니다.

  • 필수적으로 진단해야 하는 질병 (13가지): 빈혈(Anemia),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 (AFib)), 만성폐쇄성폐질환(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COPD)), 당뇨병(Diabetes), A 형 간염(Hepatitis A), 백혈구 증가증(Leukocytosis), 폐렴(Pneumonia), 중이염(Otitis Media0, 수면무호흡증(Sleep Apnea), 뇌졸증(Stroke), 결핵(Tuberculosis), 요도감염(Urinary Tract Infection), 정상 상태 (Absence of condition).
  • 선택적으로 진단해야 하는 질병 (3개 선택): 알레르기 유발 항원(Allergens (airborne)), 콜레스테롤(Cholesterol Screen), 식품매개 질병(Food-borne Illness), HIV 검사(HIV Screen), 고혈압(Hypertension), 갑상선 기능 저하증/항진증 (Hypothyroidism/Hyperthyroidism), 흑색종(Melanoma), 전염성 단핵증(Mononucleosis), 골다공증(Osteoporosis), 백일해(Pertussis (Whooping Cough)), 대상포진(Shingles), 패혈성 인후염(Strep Throat).
  • 필수적으로 측정해야 하는 활력 징후(5가지): 혈압 (Blood Pressure), 심박수 (Heart Rate), 산소포화도 (Oxygen Saturation), 호습수 (Respiratory Rate), 체온 (Temperature)

 

강력한 우승 후보, Scanadu SCOUT

제 블로그에서는 이 대회와 참가자 중에 가장 주목 받고 있는 Scanadu 의 SCOUT 에 대해서 자세하게 다뤄드린 적이 있습니다. X PRIZE 대회에서 가장 앞서 있는 기업 중의 하나로 평가 받고 있는, 실리콘밸리의 Scanadu는 SCOUT라는 기기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아이스 하키퍽 처럼 생긴 작은 기기인 SCOUT는 이마에 10초만 대고 있으면, 혈액, 심박수, 심박변이도, 호흡수, 산소포화도, 체온 등의 6가지 활력 징후를 측정해주는 기기입니다.

이 기기는 작년 6월에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인 Indiegogo를 통해서 선판매를 개시하였습니다. 올해 1분기 기기의 시제품이 나오면, 투자자들에게 가장 먼저 배송을 해준다는 조건이었습니다. 이 크라우드펀딩 캠페인은 전 세계 8,500 여명의 구매자들로부터 $1.7 million의 자금을 유치하면서 크게 호응을 불러 일으켰으며, 크라우드 펀딩 기록을 갱신하기도 했습니다. (저도 그 선구매자 중의 한 명입니다)  하지만 지난 1분기말에 배송 예정이었던 SCOUT는 기술적인 문제로, 배송이 몇 주간 연기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scanadue_newScanadu의 SCOUT

Scanadu SCOUT에 관해서는 제 예전 포스팅 들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0개의 결선 후보가 가려지다

이러한 X-PRIZE 대회에 지난 8월 27일 예선(qualifying round)을 거쳐 최종적으로 10개의 결선 진출자가 선정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대회의 초창기였던 2012년 1월에는 255 개나 되는 팀이 선 등록(preregisteration)을 했었고, 2013년 11월 $5,000에서 $10,000 의 참가비를 내고 본격적으로 대회에 참가 신청을 한 팀은 총 34개 였습니다. 이 팀들 중에 중간에 포기하지 않은 22개 참가 팀 중에, 이번에 최종적으로 10개의 팀이 가려지게 된 것입니다.

이번 예선(qualifying round)에서 10개의 기업들은 앞으로 이 대회를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끝까지 완주할 기술력과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서 서류상으로 평가를 받았습니다. 제작하려고 하는 기기의 디자인, 테스트 하려고 하는 데이터의 종류, 안전과 관련된 설계를 서류, 비디오, 웹사이트 등의 형태로 제출한 것입니다. 이에 대한 평가 기준은 크게, 안전 관련 설계 (safety engineering), 진단 기술 (diagnosis technology), 그리고 사용자 디자인 세 가지였습니다.

선정된 10개의 팀은 그야말로 전 세계로부터 모인 팀들입니다. 절반 이상의 참가자들이 캐나다, 인도, 타이온, 슬로베니아, 영국, 아일랜드 등 미국 이외의 국가로부터 왔습니다. 또한 이들의 형태도, 대형 기업과, 벤처기업 뿐만 아니라, 대학생들 및 ‘자동차 창고(grarage)’ 형태의 소규모 참가자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Scanadu 같이 이미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서 (시제품이 나오지 않았음에도) 사용자들에게 선 판매를 하면서 눈길을 끌었던 곳도 있고, 하버드 메디컬 스쿨 교수 Chung-Kang Peng 박사가 이끄는 Dynamical Biomarkers Group 팀도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기존의 의료전문가가 아닌 존스홉킨스 대학의 학생들로 이루어진 Aezon 이라는 팀이나, 의사와 엔지니어 형제 두 사람으로 이루어진 Final Frontier 라는 작은 팀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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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팀이 좋은 성과를 거두라는 법은 없습니다. 15명의 존스홉킨스 대학의 학생들로 이루어진 Aezon 도 상당한 주목을 받는 팀입니다. 의생명공학, 전자공학, 기계공학, 생물리학, 컴퓨터공학 등의 다양한 전공의 학생으로 이루어진 이 팀은, 개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올 2월 Indiegogo 에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을 뿐만 아니라, Aegle 라는 활력징후 측정 기기를 만드는 스타트업을 스핀오프 하기도 하였습니다.

올해 초 <Medgadget> 과의 인터뷰에서 이 팀의 Neil Rens 와 Krzysztof Sitko는 “우리는 X-PRIZE의 다른 참가 팀들과는 달리 업계 베테랑 들로 이루어진 팀은 아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기존에 무엇이 가능했고, 불가능했는지에 선입견을 가지지 않을 수 있다. 우리 팀의 다학제간 전문성은 이 문제를 모든 가능한 방향에서 접근하여, X-Prize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을 만들 것이다” 라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Aezon-lab-boxAezon의 Lab box. (시제품은 아니고, 디자인 도면으로 보입니다)

최종적으로 선정된 10개 팀은 아래와 같습니다. 참가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 Aezon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의 학생 공학도들로 구성. Center for Bioengineering Innovation & Design과 파트너쉽.
  • CloudDX (캐나다): 의료기기 제조 업체인 Biosign 의 참가팀
  • Danvantri (인도): 기술 제조사인 American Megatrends India 의 참가팀
  • DMI (미국): DNA Medicine Institute 의 참가팀. 나사(NASA)와 빌 & 멀린다 게이츠 재단과 파트너쉽.
  • Dynamical Biomarkers Group (타이완): 하버드 메디컬 스쿨의 교수인 Chung-Kang Peng 가 이끄는 의사, 과학자, 공학자 팀
  • Final Frontier Medical Devices (미국): 응급의료 전문의Dr. Basil Harris와 네트워크 엔지니어인 George Harris 형제로 구성
  • MESI Simplifying Diagnostics (슬로베니아): 진단 의료 기기 제조사인 MESI 의 참가팀
  • Scanadu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Scanadu
  • SCANurse (영국): 진단 의료 기기 제조사인 SCANurse 의 참가팀
  • sensor (아일랜드): 의료용 센서 및 전극 제조사인 Intelesens의 참가 팀

결선에 진출하는 팀들은 각자 유투브 영상으로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이 영상은 <MobiHealthNews>의 페이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본격적인 경쟁은 이제 시작!

하지만 진짜 경쟁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지금까지는 단순히 서류상으로 테스트를 거쳤지만, 다음 단계로는 실제로 작동하는 기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결선 진출 팀들은 이번 겨울까지 X Prize 대회 측에 작동하는 기기 30개를 제출해야 합니다. 이 기기들은 안전에 대한 테스트 및 처음 제출한 설계 계획을 얼마나 지켰는지를 먼저 평가 받게 됩니다.

그리고 그 이후로는 의료기기 수준의 평가를,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은 메디컬 센터에서 실제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 테스트를 받게 됩니다. (아마도 에릭 토폴이 있는 Scripps Translational Science Institute가 될 가능성이 높지 않나 추측해봅니다)

“예를 들어, 빈혈이 있는 환자가 있다면, 이 환자에게 선정된 팀의 기기가 랜덤으로 주어집니다. 그리고 이 환자가 간단한 사용 방법만을 읽고서 기기를 쉽게 사용할 수 있는지를 테스트 하게 됩니다”, 라고 X-Prize의 기술/의료 부분 디렉터인 Dr. Erik Viirre 는 이야기 합니다. 이 환자들은 사용자 경험에 관한 평가등을 하게 됩니다.

각 팀마다 이러한 실제 환자 평가 세션을 약 1년간, 총 48번 거친 이후로, 2016년 초에 최종적으로 우승자가 발표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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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Triocorder 가 나오게 될까

어쩌면 이 대회에서 최종적으로 누가 우승하느냐가 중요한 것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SF 영화에서나 나오는 기기를 실제로 구현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수십개의 팀이 모여 들었고, 벌써 상당한 수준의 시제품들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 더 큰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이 대회 결과 상금을 받게 되는 팀은 세 개에 그치겠지만 (등수별로, 각각 $7m, $2m, $1m 을 받게 됩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발전을 촉진시킬 수도 있을 것입니다.

“작년 노키아의 X-Prize 의 우승자가 발표되던 날에는 많은 투자자들이 대회 참가 팀들에게 투자하기 위해서 몰려들었다. 투자자들은 우승자 뿐만이 아니라, 다른 유망한 참가팀들에게도 투자하기를 원했다.” 고 Dr.Erik Viirre 는 말하기도 하였습니다. 대회에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전 세계의 관련 업계 사람들고 VC 투자자들에게, 자신의 기술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입니다.

2012년부터 세계적인 관심을 받아 온, Tricorder X-Prize의 본격적인 막이 이제 올랐습니다. 과연 어떠한 결과들 나오게 될지 궁금합니다. 일단 올해 말에 10 개의 팀 중에 잘 작동하는 디바이스를 제출할 수 있는 팀이 몇개나 될지 기다려 봐야겠습니다.

About The Author

IT와 헬스케어의 컨버젼스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화두로 삼고 있는 융합 생명과학자, 미래의료학자, 작가입니다. 포항공대에서 컴퓨터공학과 생명과학을 복수 전공하였고, 동대학원에서 전산생물학으로 이학박사를 취득했습니다. Stanford University 방문연구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암연구소 연구조교수, KT종합기술원 컨버전스연구소 팀장,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소 연구조교수 등을 역임하였습니다. 현재 최윤섭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소의 소장이며, 국내 유일의 헬스케어 전문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 (DHP)의 대표 파트너를 맡고 있습니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융합의과학원 디지털헬스학과 초빙교수이자, VUNO, Zikto, Promisope, Souling, 트랜스링크 캐피털, HB 인베스트먼트, 녹십자 홀딩스의 자문이며, 매일경제신문의 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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