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17th January 2017,
최윤섭의 Healthcare Innovation

[성공하는 헬스케어-IT 서비스의 조건] 4. 지속적으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가?

Yoon Sup Choi July 3, 2014 Column, Digital Healthcare Comments
the goal

헬스케어-IT 서비스의 성공을 위한 네 번째 조건은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해당 서비스를 사용하고 싶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일이다. 사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방해나 불편이 될 수 있는 모든 것들은 장애물로 간주해야 한다. 지금까지 필자는 고객에게 실질적인 효용을 제공하고, 고객 세그먼트를 특정지어야 하며, 그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등의 원칙을 이야기 했다.

하지만 이러한 조건을 만족시킨다고 할지라도, 고객에게 서비스가 사용하기에 불편하거나, 소위 ‘귀차니즘’을 극복할 정도의 충분한 동기를 부여하지 못한다면 이는 성공적인 비즈니스가 되기 어려울 것이다.

사용자를 방해하는 모든 것은 장애물이다

앞서 이야기 하였듯이, 헬스케어 시장의 경우 일반적인 소비자들은 지속적인 건강관리나 운동 등에 대하여 평소에 중요성을 느끼지 못하거나, 스스로 충분한 동기를 부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건강은 잃은 후에야 그 소중함을 안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헬스클럽에 비싼 돈을 주고 등록하고서도, 꾸준히 운동하러 가지 못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새해만 되면 많은 사람들이 세우는 다이어트 계획이 얼마 가지 않아 물거품이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비싼 돈을 주고 산 헬스케어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시간이 지나면 꾸준히 착용하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최근 보고에 따르면 웨어러블 디바이스 구입 후 24개월 이후에는 사용률이 50% 이하로 떨어지며, 실리콘밸리의 헬스케어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Rock Health자체 조사에 따르면 6개월 이후 사용률은 무려 25% 이하로 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고객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꾸준히 사용하기 위해서 불편하거나, 귀찮거나, 방해가 되는 모든 것들은 장애물로 간주해야 한다. 이는 결국 서비스나 디바이스의 UI/UX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사용자 경험) 가 중요하다는 것으로 달리 표현할 수 있다. 운동과 건강 관리 자체가 귀찮고 하기 싫은 것인데도, 건강 관리를 돕기 위한 웨어러블 디바이스나 서비스가 편리하지 않거나 좋은 사용자 경험을 선사하지 못한다면, 결국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장애물이 하나 더 추가된 것 밖에 되지 않는다.

이처럼 서비스에 대해서 물리적/심리적 장애물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용자가 누구이고, 무엇을 원하며, 어떠한 행동 양식과 사고 방식을 가지는지, 어떠한 것에 자극을 받고 만족감을 느끼는 것인지를 자세히 관찰하고 깊이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서비스와 제품 디자인에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당뇨병 패러독스

필자가 좋아하는 사례 중에, ‘당뇨병 패러독스‘라는 것이 있다. 당뇨병은 심한 경우 실명이나 목숨까지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만성질환이다. 의사들은 1970년대부터 당뇨병 환자들에게 휴대용 혈당 측정계를 통해서 자신의 혈당 수치를 측정하도록 권장해왔다. 즉, 당뇨병 환자들은 스마트 헬스케어 분야의 ‘얼리어답터’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환자들이 스스로 혈당을 측정하는 것은 이 질병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더구나, 환자들은 이를 이용하지 않을 경우 자신의 건강과 생명이 위험에 문제가 있을수 있는 만큼, 니즈 또한 크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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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이러니한 것은 이것이다. 이러한 모든 조건에도 불구하고, 당뇨병 환자들은 휴대용 혈당측정계로 의사들이 권장하는 것만큼 혈당을 측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고마운 기기에 대해서 매우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대체 이러한 ‘당뇨병 패러독스’가 발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다름 아닌, 불편한 UI/UX와 환자들의 심리적인 거부감 때문이었다. 자가혈당 측정계는 투박한 외관 디자인 뿐만 아니라, 너무도 좋지 않은 UI/UX를 가지고 있었다. 혈당을 스스로 측정하기 위해서는 손가락을 날카로운 바늘로 찔러서 피를 낸 다음, 이 피를 측정 용지에 뭍히고, 이를 기기에 끼워넣은 다음, 혈당 수치를 측정하고, 이를 수첩에 기록해야 했다. 이러한 과정을 하루에도 수차례 반복해야 하는 것은 불편하고 번거롭기 그지 없다.

뿐만 아니라, 매일 바늘에 찔린 손가락은 흉터와 굳은 살이 남게 되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이렇게 피를 내고 자가 혈당 측정을 한다는 것은 결코 환자들에게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지 않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고객의 니즈가 아무리 크고, 효용을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할지라도, 나쁜 UI/UX 를 가지거나, 사용자의 물리적/심리적 장애물을 이해하지 못하는 서비스는 결코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

사용자가 해당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사용하게끔 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편리하고, 비침습적이며, 자동적인 측정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사용자가 직접 컨트롤 해야 하는 단계는 최소화해야 하며, 인지하지도 못하는 사이에 연속적으로 데이터가 측정되고, 이 데이터는 자동으로 클라우드 등에 업로드 및 저장되는 것이 좋다. 더 나아가, 사용자는 측정된 원 데이터 뿐만 아니라, 그 데이터의 의미, 해석 및 통계를 자동으로 받아볼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사용자가 스스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의미를 알아내어야 한다면, 이는 또 다른 커다란 장애물이 된다.

또한 여러 헬스케어 디바이스와 어플리케이션을 각자 다른 인터페이스를 통해 개별적으로 이용해야 한다면 이는 또한 사용자에게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최근 애플에서 발표한 iOS8에 포함된 HealthKit 과 같은 플랫폼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나의 플랫폼에서 여러 디바이스 및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다면, 사용자로서는 훨씬 편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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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애플은 아이폰의 운영체제 iOS8 에 기본적으로 Health 앱을 탑재함으로써, 헬스케어 디바이스와 앱에서 측정된 데이터를 단일 플랫폼 내에서 관리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같은 결과라도 어떠한 방식으로 이를 표현하고, 사용자에게 전달할 것인지도 사용자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서 매우 중요하다. 이는 과학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예술의 영역이며, 엔지니어나 개발자 보다는 디자이너나 심리학자들의 역할이 클 수도 있다. 작게는 글자의 색깔이나 폰트, 디자인, 데이터를 보여주는 순서와 방식 등이 모두 사용자가 이 제품을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싶은지를 의식적/무의식적으로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사용자들의 사회적인 관계에 따른 동기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FitBit 등의 웨어러블 디바이스들이 활용하고 있듯이 다른 사용자들과의 경쟁, 같은 나이대의 사용자들과의 점수 비교, 전 세계에서의 등수 알려주기 등도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 그리고 RunKeeper 등의 서비스가 제공하듯,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 받거나 자랑하고 싶은 욕구에 기반하여 자신이 거리, 자전거를 탄 시간 등을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소셜 네트워크에 포스팅하고,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게 하는 것도 동기 부여의 한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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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tBit의 경우 친구들의 걸음 수를 보여줌으로써, 서로 경쟁에 의한 동기를 부여한다

많은 헬스케어-IT 서비스들은 사용자들로 하여금 이를 지속적으로 사용하게끔 하는데 실패하고 있다. 헬스케어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예전에 구입한 적이 있는 독자라면, 그것을 지금도 꾸준히 이용하고 있는지 돌이켜보자. 꾸준히 이용하고 있지 않다면, 왜 그러한가? 그 이유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객들이 지속적으로 이용하지 않는 서비스라면, 이는 장기적으로 성공적인 비즈니스로 이어진다고 할 수 없다. 고객들의 생각과 행동을 이해하고, 좋은 UI/UX 등을 통해서 사용자들이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고 싶게끔 동기를 부여하는 것은 성공적인 헬스케어-IT 비즈니스를 만들기 위한 중요한 기본 조건 중의 하나라고 하겠다.

 

About The Author

IT와 헬스케어의 컨버젼스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화두로 삼고 있는 융합 생명과학자, 미래의료학자, 블로거, 작가입니다. 포항공대에서 컴퓨터공학과 생명과학을 복수 전공하였고, 동대학원에서 전산생물학으로 이학박사를 취득했습니다. Stanford University 방문연구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암연구소 연구조교수, KT종합기술원 컨버전스연구소 팀장,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소 연구조교수 등을 역임하였습니다. 현재 최윤섭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소의 소장이며, 국내 유일의 헬스케어 전문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 (DHP)의 대표 파트너를 맡고 있습니다. VUNO, Zikto, Promisope, Souling, HB 인베스트먼트, 녹십자 홀딩스의 자문이며, 매일경제신문의 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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