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14th December 2017,
최윤섭의 Healthcare Innovation

구글 글래스, 이제는 종합병원과 의과대학 커리큘럼 속으로!

Yoon Sup Choi May 25, 2014 Digital Healthcare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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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출시한 안경 형태의 웨어러블 컴퓨터, 구글 글래스가 주류 의료 시스템 속으로의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최근 보스턴의 Beth Israel Deacones Medical Center 에서는 응급실에서 구글 글래스를 활용하기로 하였을 뿐만 아니라, UC Irvine에서는 의과대학 학생들의 교육에 구글 글래스를 이용한 커리큘럼을 포함시켰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글래스가 점점 더 의료 속으로 들어오는 변화상들을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제 블로그에서 구글 글래스는 언제나 인기 있는 주제입니다. 글래스의 의료 관련 포스팅마다 독자들이 좋아해주시고, 활발한 토론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구글 글래스가 수술에 시범적으로 응용되기 시작하던 작년 중순에, ‘구글 글래스, 의료의 미래를 바꿀 것인가?‘, ‘수술에 구글 글래스를 활용한 의사들‘ 등의 포스팅으로 다뤄드린 적이 있습니다. 또한, 글래스의 의료용 어플리케이션이 개발하고 있는 실리콘밸리의 한 회사를 ‘Augmedix: 의사들에게 구글 글래스를!‘에서 소개해드렸습니다.

일단 아래에 나오는 동영상을 먼저 꼭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입니다. 첫번째로 전해드릴 소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내용입니다.

정말 놀랍지 않으신가요?
더 이상 SF나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닙니다. 구글 글래스는 이미 일선 의료 현장에서 활용되기 시작되었습니다.

 

보스턴의 종합 병원 응급실에서 구글 글래스 채택

지난 4월 첫째주, 보스턴에 위치한 Beth Israel Deacones Medical Center 의 응급의학과에서는 구글 글래스를 공식적으로 채택하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하버드 의대생들의 교육을 담당하기도 하는 이 선도적인 병원은 작년부터 미국 전역에서 구글 글래스를 테스트 하던 여러 병원 중의 하나였으며, 이제는 평상시에 응급실에서 의사들이 글래스를 착용하고 다니는 세계 최초의 병원이 되었습니다.

의사들은 글래스를 활용하여 환자들을 진료하고 의료기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병원의 병실 입구에는 QR코드가 붙어 있고, 글래스로 이 코드를 인식하면 환자에 대한 진료 정보나 x-ray 같은 영상 의료 기록을 글래스의 스크린에 디스플레이 할 수 있게 됩니다. 글래스를 이용해서 의사들은 병상의 환자와 이야기 하면서, 환자의 진료 기록을 검색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를 주도한  Dr. Stephen Horng은 응급의학과 전문의이자, 특이하게도 컴퓨터공학과 바이오메디컬 인포매틱스 전공자이기도 합니다. MIT Technology Review 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응급의학은 아주 사소한 정보라도 즉시 얻는 것이 매우 중요한 분야이다. 정보를 1분이라도 일찍 얻는 것으로 목숨을 살릴 수도 있다” 고 하였습니다.

Google Glass Embraced At Beth Israel DeaconessDr. Stephen Horng와 병실 입구에 붙어 있는 QR 코드 (출처: Boston Globe)

 

글래스를 활용하여 응급 환자를 치료하다

작년부터 구글 글래스를 응급실에서 착용해왔던 Dr. Stephen Horng응급상황에서 구글 글래스가 위력을 발휘한 사례를 한 가지 이야기 합니다.

올해 1월 심한 뇌출혈로 한 남성 환자가 응급실에 실려 왔을 때, Dr. Stephen Horng과 그의 팀은 환자의 출혈부터 급하게 억제해야 했습니다. 이 상황에서 가장 우선인 것은 혈압을 낮추는 것이었지만, 환자는 어떤 혈압약에 자신이 알러지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환자가 자신이 알러지가 있는 약의 이름을 정확히 알지 못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잘못된 약이나 부정확한 용량을 주면 그 환자의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었으므로, Dr. Stephen Horng는 그 환자가 어떤 약에 알러지가 있는지 정확히 알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의료기록을 체크하기 위해서 자리를 비우거나, 추가적인 검사로 시간을 지체하는 것은 환자의 목숨을 위협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구글 글래스를 끼고 있던 Dr. Stephen Horng는 그 자리에서 재빨리 구글 글래스로 환자의 의료기록에 접속하여, 즉시 그 환자가 어느 약에 알러지가 있는지를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정확한 약을 투여하여 그 환자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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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een Shot 2014-05-17 at 3.52.30 PM구글 글래스 화면에 디스플레이 되는 환자 정보의 예시

Beth Israel Deacones Medical Center는 실리콘밸리에 있는 Wearable Intelligence 라는 글래스용 어플리케이션을 만드는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통해서 이러한 변화를 만들어 내었습니다. 포스팅 도입부에서 보여드린, 엠뷸런스에서 응급실까지 이어지는 구글 글래스의 활용 동영상을 만든 바로 그 스타트업입니다. Beth Israel Deacones에는 현재 4개의 구글 글래스만을 EMR 검색용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앞으로 의사들 간의 원격 의견 교환 등을 포함한 더욱 다양한 목적으로 확대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래의 CBS 뉴스를 보시면, Beth Israel Deacones Medical Center 의 구글 글래스 도입 소식과 Dr. Horng 의 인터뷰 등을 보실 수 있습니다.

 

아직은 해결해야 할 부분들

하지만 구글 글래스가 의료 현장에서 활용되기 위해서 앞으로 해결해야 할 한계점들도 있습니다. 먼저 글래스의 스크린이 크지 않기 때문에 한 번에 디스플레이 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한 화면에 디스플레이 할 수 있는 텍스트의 양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의사들이 환자 기록을 읽기 위해서 스크롤을 계속 내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번에 개발된 어플리케이션으로 아주 복잡한 데이터 검색을 하거나, 음성 명령어를 내리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배터리도 문제입니다. 외장 배터리 없이 글래스는 이번 의료 어플리케이션을 두 시간 정도밖에 구동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Beth Israel 응급실의 교대시간이 총 8시간 정도라는 것을 고려하면, 배터리 측면에서도 보완할 점이 있어 보입니다.

환자 정보의 보호 문제도 중요한 이슈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충분한 검증을 거칠 때 까지, 구글 글래스를 통한 환자의 동영상 녹화는 아직까지 고려하지 않겠다고 이야기 합니다.

환자들이 구글 글래스를 착용한 의사에게 거부감을 적게 가지는 것은 긍정적인 부분입니다. CBS와의 인터뷰에서 Dr. Horng은 이 질문에 대해 서, 글래스를 끼고 있으면 주위 사람들로부터 약간 주목을 받기는 하지만, 환자들은 아무도 의사가 글래스를 착용하는 것에 대해서 반대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환자의 99%가 의사의 글래스 착용에 동의했다’는 Augmedix의 조사 결과와 일치한다고 하겠습니다.

 

UC Irvine 의과대학, 구글 글래스를 커리큘럼에 도입

그런가 하면 구글 글래스가 의과대학 학생들의 교육과정에 정식으로 도입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지난 5월 14일, UC Irvine 은 전세계 의과대학 중 최초로 구글 글래스를 의과대학 학생들의 교육 커리큘럼에 포함시키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이번 달에 시작하는 새로운 학기부터 10개의 구글 글래스가 3, 4 학년 학생들이 수술실과 응급의학과의 교육에 도입되며, 8월에 추가 확보 예정인 20-30개의 구글 글래스는 1, 2 학년 학생들의 해부학과 의료 기술 수련에 활용계획이라고 합니다.

resource

저는 예전 포스팅에서 2013년 8월 Ohio State University 에서, 의과대학생 들의 교육을 위해 집도의가 쓴 구글 글래스를 통해 학생들에게 수술을 생중계 했던 사례를 소개해드린 적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의과대학 커리큘럼 내에 정식으로 구글 글래스가 도입되는 것은 세계 최초라고 합니다.

“디지털 테크놀러지가 우리 학생들이 의학 교육을 더욱 효과적으로 받는데 큰 도움을 줄 것입니다.” 라고 언급한 의과대학장  Dr. Ralph V. Clayman 은, 70년대만 하더라도 학생들이 수술방에서 집도의 뒤에서 의자 위에 올라가서 그야말로 ‘어깨 넘어’ 수술을 배웠지만, 이제는 수술방 밖에서도 글래스를 통해 집도의가 보는 것을 그대로 볼 수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뿐만 아니라, 교육을 목적으로 수술방에서 의사들이 아닌 환자들(역할을 하는 배우)에게도 구글 글래스를 착용하도록 하겠다고, 응급의학과 교수 Dr. Warren Wiechmann는 이야기 합니다. 바로 ‘환자들의 눈으로’ 수술방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입니다. 구글 글래스를 통해서 의사들 사이에서 의사소통하는 법을 배울 뿐만 아니라, 의사가 환자와 교감하고 관계를 형성하는 법도 교육하겠다는 것입니다.

하나에 $1,500 정도 하는 구글 글래스는 익명의 기부자에 의해서 대학 측에 제공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VentureBeat에 따르면 UC Irvine 의과대학교는 Austin에 위치한 의료용 구글 글래스 어플리케이션 개발 회사인 Pristine과 공동연구 중이라고 합니다. 이번 대학 측의 공지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아마 이번 커리큘럼 도입과 관련해서도 Pristine 과 협력을 하고 있지 않을까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사실 UC Irvine 의과대학은 새로운 디지털 기술들을 발빠르게 받아들여서, 여러가지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UC Irvine Medical Center에서는 이미 예전부터 구글 글래스를 수술방과 중환자실(ICU), 응급의학과 등에서 시범적으로 활용해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10년 8월에 시작한  iMedEd Initiative 에서는 아이패드에 기반한 교육 플랫폼을 시작하여 의과대학 학생들 전원이 전자책, 팟캐스트, 참고자료들이 채워진 아이패드를 받게 되었고, 이를 통해 최신 의료 시뮬레이션이나, 휴대용(point-of-care) 초음파 검사기를 교육받아왔습니다. UC Irvine은 태블릿 컴퓨터를 커리큘럼에 활용한 최초의 학교이자, 휴대용 초음파 기기 훈련을 받는 두번째 학교로 알려져 있습니다.

 

구글 글래스, 제도권 주류 의료 시스템 속으로

의과대학과 종합병원은 현재 제도권 주류 의료 시스템의 핵심입니다. 이러한 주류 의료계로 대표적인 웨어러블 디바이스인 구글 글래스의 활용이 점차 시작되고 있다는 점은 의미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직은 시작이긴 하지만, 앞으로 구글 글래스를 활용한 실제 의료 현장에서의 성공 사례가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며, 반대로 기술적, 제도적, 윤리적으로 보완해야 할 한계점 들도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구글 글래스가 제대로 활용되면 환자들이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의사들도 진료실과 수술실에서 더욱 편리하고 효과적으로 의료를 행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를 갖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아직은 미국에서도 도입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계속해서 검증을 거친다면 국내 병원에서도 의외로 빠른 시간 내에 글래스가 도입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실제로 제가 강연에서 구글 글래스를 소개해드리면 많은 의사분들이 관심을 보이십니다. 이렇게 의료 현장에서 구글 글래스가 환자와 의사에게 모두 효용을 제공하는 날이 오기를, 그리고 국내에도 그런 날이 도래하기를 기대해봅니다.

 

About The Author

IT와 헬스케어의 컨버젼스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화두로 삼고 있는 융합 생명과학자, 미래의료학자, 작가입니다. 포항공대에서 컴퓨터공학과 생명과학을 복수 전공하였고, 동대학원에서 전산생물학으로 이학박사를 취득했습니다. Stanford University 방문연구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암연구소 연구조교수, KT종합기술원 컨버전스연구소 팀장,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소 연구조교수 등을 역임하였습니다. 현재 최윤섭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소의 소장이며, 국내 유일의 헬스케어 전문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 (DHP)의 대표 파트너를 맡고 있습니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융합의과학원 디지털헬스학과 초빙교수이자, VUNO, Zikto, Promisope, Souling, 트랜스링크 캐피털, HB 인베스트먼트, 녹십자 홀딩스의 자문이며, 매일경제신문의 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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