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26th September 2017,
최윤섭의 Healthcare Innovation

[성공하는 헬스케어-IT 서비스의 조건] 2. 아무도 원하지 않는 서비스를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

Yoon Sup Choi May 21, 2014 Column, Digital Healthcare Comments
TRA297_article_quantified_self

*본 칼럼은 제가 플래텀에 기고한 글입니다. 원문은 여기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헬스케어-IT 분야에서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만들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할 두 번째 문제는, 고객이 그러한 서비스를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인지에 관한 고민이다. 어떤 분야이든지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조건 중의 하나이다.

지난 글에서 필자는 고객에게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효용을 제공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렇게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서 고객에게 의미 있는 효용을 제공할 수 있다고 할지라도, 고객이 그것을 정말로 필요로 하는지의 여부는 또 다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Technology Push vs. Market Pull

많은 신기술 기반의 스타트업들이 그러하듯, 헬스케어-IT 분야에서도 많이 저지르는 실수가 바로 이것이다. 많은 경우 자신들이 혁신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여 새로운 서비스나 사업을 시작한다. 이러한 결정에 흔히 깔려 있는 가정 중의 하나는, 자신의 기술이 너무나도 훌륭하기 때문에 이를 서비스로 만들면 분명히 많은 사람들이 기꺼이 이용할 것이라는 점이다. 즉, 제품이 혁신적이기만 하면, 시장에서 없던 니즈도 저절로 새롭게 만들어질 것이라고 그들은 믿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시장의 니즈를 확인하지 않고 만들어진 서비스, 혹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니즈를 만들어내려고 하는 시도들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혁신적인 기술을 이용하여 밤을 새워가며 열심히 서비스를 만들었더니, 그것을 원하는 사람은 정작 아무도 없었던 사례는 실로 무수히 찾아볼 수 있다. 경영학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기술에서 출발한 ‘테크놀러지-푸쉬 (technology-push)’ 비즈니스 보다는, 시장의 실질적인 니즈로부터 출발한 소위 ‘마켓-풀 (market-pull)’ 비즈니스가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헤드 밴드 형태의 수면 모니터링 디바이스, Zeo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넘어야 할 난관들

과거 수면 모니터링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크게 주목을 받았던 Zeo의 주요 실패 요인 중의 하나도 바로 이러한 부분에서 찾을 수 있다. 헤드 밴드 형태의 웨어러블 디바이스인 Zeo는 수면 중 사용자의 뇌파를 바탕으로 수면 상태를 측정해주었다. 기술적으로는 기존 주류 의료기기에 파괴적일 정도로 우수하였으나, 대중 시장의 일반 고객들은 수면 모니터링에 대한 니즈가 높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였다.

반면 다이어트 시장을 떠올려보자. 다이어트 시장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체중 감량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니즈도 크다는 점과 비교해보면 수면 모니터링 시장과의 차이는 현저하다. 더구나 Zeo의 경우, 자신의 상품을 팔기 위해서 고객들에게 수면 모니터링의 중요성부터 가르쳐야 했다는 점에서 더욱 어려움이 있었다.

현재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경우에도 이러한 측면에서 넘어야 할 장벽이 많을 것이다. 대부분의 헬스케어 웨어러블 디바이스들은 일반적인 대중 시장 전체를 대상으로 제품을 내어놓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일반인들이 모두가 자신을 스스로 모니터링하고 측정하려는 니즈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각종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이용한 ‘자신을 정량화 하기 (Quantified Self)’ 운동이 미국에서 시작된 지는 수 년이 흘렀으며, 이후로 더욱 우수한 기술과 디바이스가 소개되었음에도, 세계적으로 주류 시장에서 크게 확대되고 있지는 못한 이유도 여기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Quantified Self: 자신을 정량화 하기

사람들은 정말 건강에 관심이 있는가?

많은 헬스케어 서비스 제공자들이 흔히 망각하는 사실 중의 하나는, 건강에 크게 문제가 없는 보통 사람들의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평소 자신의 건강에 절실한 관심도 부족할 뿐더러, 돈을 지불하려는 의사도 크지 않다는 점이다. ‘건강은 잃은 후에야 그 소중함을 안다’는 말이 있듯이 일반적인 대중 시장에서는 평소에 스스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건강을 지키기 위해 예방적이고 적극적인 조치를 상시적으로 하겠다는 니즈가 과연 얼마나 크고 명확한 것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헬스케어 분야의 경우, 대중 시장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보다는 시장을 더욱 세분화 한 후, 각 세부 고객의 니즈를 명확히 파악하여 이를 공략하는 것이 더 유리할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 연재에서 더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겠다.)

다른 분야의 모든 사업과 마찬가지로, 시장에서의 니즈가 정말로 존재하는지, 그 니즈는 얼마나 큰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성공적인 헬스케어-IT 비즈니스를 만들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 중의 하나이다. 만약 완전히 새로운 기술로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는 경우라면, 고객들조차 자신이 그러한 니즈가 있는지 여부를 알려주기 힘들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소위 린 스타트업 (Lean Startup) 기법에서 강조하듯 최소 기능 제품 (Minimum Viable Product, MVP)을 최대한 이른 시기에 내어 놓음으로써, 시장에서의 반응을 확인하여 제품 개발 및 의사 결정에 반영하는 세심한 전략도 필요할 것이다.

 

About The Author

IT와 헬스케어의 컨버젼스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화두로 삼고 있는 융합 생명과학자, 미래의료학자, 작가입니다. 포항공대에서 컴퓨터공학과 생명과학을 복수 전공하였고, 동대학원에서 전산생물학으로 이학박사를 취득했습니다. Stanford University 방문연구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암연구소 연구조교수, KT종합기술원 컨버전스연구소 팀장,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소 연구조교수 등을 역임하였습니다. 현재 최윤섭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소의 소장이며, 국내 유일의 헬스케어 전문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 (DHP)의 대표 파트너를 맡고 있습니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융합의과학원 디지털헬스학과 초빙교수이자, VUNO, Zikto, Promisope, Souling, 트랜스링크 캐피털, HB 인베스트먼트, 녹십자 홀딩스의 자문이며, 매일경제신문의 필진입니다.

Comments

  1. […] 제품이나 서비스를 잘 사용할 것인지에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보통 사용자 니즈 (정말 그것이 필요한가)와 효용성 (그 제품을 이용하면 실질적인 도움을 […]

  2. […] [성공하는 헬스케어 서비스의 조건] 2. 아무도 원하지 않는 서비스를 만들고… […]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