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13th December 2017,
최윤섭의 Healthcare Innovation

[성공하는 헬스케어-IT 서비스의 조건] 1. 사용자에게 실질적인 효용을 제공하는가?

Yoon Sup Choi May 11, 2014 Column, Digital Healthcare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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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제가 플래텀에 기고한 글입니다. 원문은 여기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헬스케어와 IT 분야의 융합에 의한 혁신적인 기술의 발전에 따라,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다양한 Health-IT 분야의 비즈니스들이 태동하고 있다. 진정으로 세상을 바꾸고 큰 파급효과를 지니는 혁신이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기술적으로 뛰어날 뿐만 아니라, 성공적인 서비스나 상품으로까지 만들어져야 한다. 그래야만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그 혜택을 누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혁신 기술 자체도 더욱 발전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헬스케어 혁신과 관련된 블로그에서 외국의 Health-IT 와 관련한 대표적인 혁신 사례 및 동향을 살펴보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 중에는 이미 사업적으로 어느 정도 성공한 것도 있고, 아직은 성패를 논하기에는 시기 상조인 초기 사례들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Health-IT 분야에서 세상을 바꿀 정도로 큰 파급효과를 지니거나, 사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사례는 아직까지 많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헬스케어-IT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과연 무엇이 필요할까? 이번 연재에서는 Health-IT 서비스가 성공하기 위해서 필요한 조건들을 몇 가지 차례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1. 사용자에게 실질적인 효용을 제공하는가?

성공하는 헬스케어-IT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갖추기 어려운 조건이 바로 이것이다: 그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에게 실질적이면서도 직접적인 효용(benefit)을 제공하는가? 사용자가 해당 서비스를 이용함으로써 자신의 건강을 실질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거나, 그 서비스가 없었으면 알지 못했을 통찰력(insight)을 얻게 된다면 그 서비스는 효용을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사용자가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까지 제시할 수 있다면 이는 금상첨화일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대부분의 헬스케어-IT 서비스들이 고객들에게 실질적이고도 직접적인 효용을 제공하는 것에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다. 즉, 사용자의 정보나 데이터를 정확하고 빠르게 측정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계산하는 것 까지는 가능하지만, 이렇게 도출된 결과물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그 결과물을 통해서 사용자가 어떤 이득을 얻을 수 있는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렇게 사용자가 직접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서비스라면 장기적으로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기는 힘들다고 봐야 할 것이다. 사실 이 이슈는 대부분의 헬스케어-IT 서비스 공급자가 인식하고는 있으나,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로 가지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개인 유전 정보 분석 서비스, 23andMe의 사례

23andMe의 개인 유전정보 분석 서비스를 예로 들어보자. 구글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의 아내인 앤 워짓스키가 창업한 것으로 유명한 23andMe는 단돈 99달러에 수백개 질병의 위험도와 유전질병 인자 보유 등을 개인에게 분석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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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액 샘플을 우편으로 보내기 위한 23andMe의 테스트 키트

23andMe가 유전 정보 분석을 정확하게 계산하는지의 여부는 차치한다고 할지라도 (현재는 이 때문에 FDA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다), 그렇게 도출된 결과물을 고객이 자신의 건강을 증진하고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그다지 구체적이고 직접적이지 않다.

예를 들어, 필자의 23andMe 결과에 따르면, 필자에게 가장 발병 위험도가 높은 질병은 심방세동 (atrial fibrillation)으로, 평생 이 질병에 걸릴 확률이 46.9% 에 이른다. 이 수치만 보자면 실로 걱정되는 일이 아닐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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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23andMe 분석 결과 중 일부

하지만 23andMe는 이러한 결과에 대해서, 고객들이 높은 위험도를 가지는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대비책을 구체적으로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이 심방세동을 예방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다음과 같은 조언들을 제공할 뿐이다: 심장과 관련된 질병에 유의해라 (Stay on top of your heart’s health), 심장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어라 (Eat a heart-healthy diet), 술을 적게 마셔라 (Use alcohol in moderation), 가족력을 파악해라 (Learn your family medical history).

설사 유전 정보에 대한 계산이 정확하게 되었다고 할지라도, 이처럼 구체적으로 사용자가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방안을 제공하지 못한다면, 사용자가 얻는 효용에는 한계가 생기게 된다.

스마트폰 심전도 측정기 AliveCor의 사례

반면, 이러한 조건을 훌륭하게 충족시키고 있는 서비스 중의 하나가 스마트폰 케이스 형태의 심전도 측정기 AliveCor Heart Monitor 이다. AliveCor Heart Monitor의 경우에는 FDA의 승인을 받을 정도로 정확하게 데이터를 측정하도록 개발되었을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환자에게 실질적인 효용을 제공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만들어 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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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케이스 형태의 심전도 측정 기기, AliveCor

먼저, 환자들은 자신이 스마트폰으로 측정한 심전도 데이터를 AliveInisght 라는 어플리케이션을 통해서 미국의 심혈관계 전문의에게 전송하여 24시간 내에 진단 결과를 스마트폰으로 받아볼 수 있도록 하였다. 예를 들어, ‘지금은 심전도가 정상적이기 때문에, 당장 병원에 갈 필요성은 적어 보인다’, 혹은 ‘당장 병원에 가서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보라’ 는 등의 분석 레포트를 제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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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veInsight 어플리케이션을 통해서 받을 수 있는 원격 진단 결과들

뿐만 아니라, AliveCor로 측정한 심전도 데이터가 병원의 전자의료기록(EMR) 시스템과 연동되게 하였다. 즉, 환자들이 평소에 스스로 측정한 데이터가 진료실로 자동으로 전송 및 저장되어, 다음 번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때 의사가 그 데이터를 쉽고 편리하게 진단에 참고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Practice Fusion 이라는 미국 최대의 EMR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서 AliveCor 서비스를 이용하여 자신의 심전도를 측정하는 고객들은, 자신이 얻은 데이터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질병을 더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 받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이 디바이스를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고객이 구체적이면서도 실질적인 효용을 받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고객의 데이터를 정확하게 측정하고, 저장하며, 유용하게 활용해서 고객에게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효용을 제공하는 완성된 그림을 갖는 서비스는 아직 많지 않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헬스케어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떠올려보면, 측정된 데이터로 사용자가 무엇을 할 수 있고, 구체적으로 어떤 효용과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을 얻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성공적인 헬스케어-IT 서비스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고객에게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효용을 제공해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조건을 달성해야 할 것이다.

About The Author

IT와 헬스케어의 컨버젼스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화두로 삼고 있는 융합 생명과학자, 미래의료학자, 작가입니다. 포항공대에서 컴퓨터공학과 생명과학을 복수 전공하였고, 동대학원에서 전산생물학으로 이학박사를 취득했습니다. Stanford University 방문연구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암연구소 연구조교수, KT종합기술원 컨버전스연구소 팀장,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소 연구조교수 등을 역임하였습니다. 현재 최윤섭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소의 소장이며, 국내 유일의 헬스케어 전문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 (DHP)의 대표 파트너를 맡고 있습니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융합의과학원 디지털헬스학과 초빙교수이자, VUNO, Zikto, Promisope, Souling, 트랜스링크 캐피털, HB 인베스트먼트, 녹십자 홀딩스의 자문이며, 매일경제신문의 필진입니다.

Comments

  1. […] ‘측정’ 하는 것에 그치고 있습니다. 그 측정한 데이터를 이용하여 사용자의 질병을 치료하거나, 건강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뚜렷한 답을 주지 못하는 […]

  2. […]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보통 사용자 니즈 (정말 그것이 필요한가)와 효용성 (그 제품을 이용하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가) 를 꼽습니다. […]

  3. […] 것인지에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보통 사용자 니즈 (정말 그것이 필요한가)와 효용성 (그 제품을 이용하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가) 를 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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