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26th September 2017,
최윤섭의 Healthcare Innovation

크라우드소싱을 통해 임상 연구를 준비 중인 Scanadu SCOUT, 기술적인 문제로 출시 연기

Yoon Sup Choi April 12, 2014 Digital Healthcare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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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영화 스타트렉에 나오는 휴대용 의료기기인 ‘Tricorder’ 와 같은 혁신적인 의료 기기를 실제로 구현해나가고 있는 Scanadu.’Tricorder’를 가장 근접하게 재현하는 팀에게 $10,000,000 의 상금을 주겠다는 ’Qualcomm Tricorder X Prize’ 대회의 우승에 가장 근접한 기기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 바로 이 SCOUT 입니다. 아이스 하키 퍽 처럼 생긴 이 SCOUT는 이마에 10초 정도 대고 있기만 해도, 혈압, 심박수, 심박변이도 (heart rate variability), 호흡수, 산소포화도, 체온 등의 6가지 활력징후 (vital sign)을 측정해주는 기기입니다.

제가 예전 포스팅 “스타 트렉의 휴대용 의료 장비 Tricorder가 현실로 다가온다” 에서도 처음 소개해드렸던 이 Scanadu의 SCOUT에 대해서 최근에 들려오는 소식들 몇가지를 알려드리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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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UT의 스마트폰 앱 화면

 

크라우드소싱을 통해 세 마리 토끼를 잡은 Scanadu

제가 작년 6월 “Scanadu의 휴대용 의료기기 SCOUT가 크라우드 소싱 형태로 판매 시작!” 포스팅에서도 소개해드렸듯이, Scanadu 는 아직 FDA 승인을 받지 않은 의료기기인 SCOUT를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이라는 전대미문의 방식으로 작년 여름 선판매를 개시했습니다.

Indiegogo라는 크라우드소싱 사이트를 통해서 모집된 선판매 구매자들은 2014년 1분기에 최초 생산이 예정되어 있는 SCOUT를 세계에서 가장 먼저 받아보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첫 구매자 1000명에게는 $149에, 이후에는 $199에 선판매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특이한 판매방식은 시장에서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초기 목표 모금액은 고작(?) $100,000 정도였으나, 선판매 시작 3시간 만에 이 목표를 초과할 정도의 판매가 이루어진 것이지요. 이에  Scanadu는 목표 금액을 더 상향조정하고, 모집 기간을 더 늘리기에 이르렀습니다. 결과적으로 Scanadu 는 이렇게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전 세계 약 8,500 명의 구매자들로부터 $1.7m 의 자금을 유치하였습니다. (저도 이 크라우드 소싱에 참여하여, 이번 1분기에 SCOUT를 수령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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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iegogo의 Scanadu SCOUT 페이지

특이한 점은 Indiegogo 크라우드소싱 참가자들이 단순히 SCOUT를 선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이 SCOUT가 추후 FDA 승인을 받기 위한 임상 연구에 참여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전세계에서 이 기기를 받은 구매자들이 스스로 측정한 데이터를 Scanadu가 수집하여, Scanadu 는 이를 FDA 승인을 위한 연구에 활용하겠다는 매우 독특한 방식이었습니다. 즉, Indiegogo 모집 참가자들은 구매자임과 동시에, 임상 연구 참여자가 된 것이지요.

Scanadu의 입장에서는 Indiegogo 크라우드 소싱을 통해서,

  • 아직 FDA 승인은 물론, 생산을 시작하지도 않은 SCOUT를 미리 판매하여 매출을 올리고, 
  • 제품의 컨셉만 가지고 시장의 관심과 니즈를 확인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 향후 FDA 승인 과정을 위한 연구자 및 데이터 확보

를 하는 일석 삼조의 효과를 누렸습니다.

scanaduside06042013Scanadu의 CEO, Walter De Brouwer

이에 대해서 Scanadu의 CEO, Walter De Brouwer는 아래와 같이 이야기 하였습니다.

“이는 연구 단계에 있는 기기를 임상 시험 목적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기기를 구매하는 모든 사람은 필수적으로 이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연구자가 된다. 크라우드소싱과 크라우드펀딩은 비즈니에 대해, 제품 생산에 대해, 그리고 심지어는 규제 측면에서도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주었다. “It’s sold as a research device for investigational use. Everyone who buys it is essentially a researcher in that project. I think that crowdsourcing and crowdfunding will give rise to a lot of new ways to look at business, manufacturing, and even legal aspects.”

뿐만 아니라, Walter De Brouwer는 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서 그들의 고객들이 누구이며,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전략적 방향을 배울 수 있었다고 이야기 합니다. 예를 들어, Indiegogo 참가자들 중 27%가 헬스케어 분야 종사자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이 가장 원하는 기능은 심혈관계 측정 기능이라는 것도 배울 수 있었다고 합니다. 또한, 투자 옵션 중, 가장 높은 금액이었던 $4,500 을 선택했던 10명의 투자자들은 실제로 모두 의사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합니다. 이러한 새로운 의료기기에 의료전문가들도 높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기술적 문제로 Scanadu SCOUT 배송 지연

어느덧 시간은 흘러 드디어 ‘약속의 때’ 2014년 1분기가 되었습니다. 그 동안 Scanadu 에서는 Indiegogo 참가자들에게 정기적으로 메일을 통해 진행 상황을 업데이트 해주고 있었습니다. 특히, 검정색과 흰색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는 등 출시가 임박했음을 알리는 소식이 오면서, 예정대로 SCOUT의 생산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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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Walter De Brouwer 는 지난 4월 12일 Indiegogo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SCOUT 의 최초 생산분에서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배송을 지연한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이 글에서 그는, 초기 제품이 이미 생산되어 3월 31일에 Indiegogo 참가자들에게 예정대로 배송이 진행되고 있었지만, 이 기기들에서 결험이 발견되면서 배송을 연기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Walter De Brouwer 에 따르면 발생한 문제는 아래의 세 부분입니다.

  • 기기와 앱을 연결해주는 알고리즘에서 이상을 발견. 어떠한 문제가 있는지에 대한 파악이 끝났으며, 이를 해결하려고 노력 중임. The algorithm that connects the investigational devices with the app is inconsistentin reading scans made with the newly manufactured investigational devices. We have identified the issues in the algorithm and are working feverishly to address them.
  • 체온 측정 기능에서 오류를 발견. 이 역시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임. The temperature readings are faulty, but we are in process of identifying the fixes needed to solve this.
  • 첫 수백개의 제품을 생산한 후, 생산 설비에 고장이 발생. Finally, the manufacturing tool used to make the investigational devices broke this week, after the first few hundred casings had rolled off the line.

Scanadu 팀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력으로 일하고 있으며, 아마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8-12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합니다. 제 개인적으로도 SCOUT를 받아보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었습니다만, 어쩔 수 없이 그 기쁨은 두세 달 더 미뤄둬야 할 것 같습니다.

 

크라우드 소싱 기반의 임상연구 준비 완료

이러한 배송 지연에도 불구하고, SCOUT의 임상 수행을 위한 준비는 계속 진행되고 있는 듯 보입니다. 배송 연기를 발표하기 며칠 전, Scanadu 는 Indiegogo 참가자들에게 스크립스 중개과학 연구소 (Scripps Translational Science Institute)에서 수행될 SCOUT의 유용성 평가 연구에 참여 동의서(informed consent)에 서명을 요청하였습니다.

Screen Shot 2014-04-12 at 2.17.13 PMScanadu 에서 보낸, 임상연구 참여 동의서 일부

스크립스 중개과학연구소는 그 유명한 에릭 토폴 박사가 디렉터로 있는 기관이며, 이미 작년에 “Wired for Health” 연구라는 모바일 헬스케어 기기들의 효과성에 대한 임상 연구를 수행한 바 있는 기관이기도 합니다. 당시에는 당뇨병, 고혈압, 부정맥의 세 가지 질환에 대한 연구였는데, 당뇨병에 대해서는 사노피의 iBGStar Blood Glucose Meter, 고혈압에 대해서는 Withings Blood Pressure 측정계, 그리고 부정맥 환자에게는 AliveCor Heart Monitor 를 통한 임상 연구였습니다.

사실 이전까지는  크라우드 소싱 참가자를 통한 임상 연구라는 모델이 다소 불명확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공지를 통해서 몇가지 부분들이 명확해지게 되었습니다. 그 중의 한 가지가, Indiegogo 참가자라고 하더라도 임상 연구에 참여하겠다고 서명하는 사람에게만, FDA 승인 전에 SCOUT를 미리 배송해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Scanadu 측에서는 아래와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일단 연구에 참여한다고 서명을 했다가, 나중에 마음을 바꿔서 참여를 취소하는 것도 전적으로 당신의 선택이다. 만약 당신이 처음부터 동의서에 사인하지 않기로 결정한다면, 우리는 FDA 승인을 받은 이후에 기기를 배송해줄 것이며,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환불을 해주겠다.It is entirely your choice, if you decide to take part you can change [your] mind later or [withdraw] from the research study at anytime. If you decide not to sign the informed consent, which opts you into the study, we will ship your unit to you once we have FDA clearance or we will return your investment funds.”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회사들이라면 사실 FDA나 식약처 승인은 피해갈 수 없는 관문입니다. 하지만, 임상 시험을 할 수 있는 경제적, 시간적 자원이 부족한 스타트업 들은 기존의 임상시험 모델이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Scanadu 에서는 처음으로 이러한 새로운 모델을 통해서 FDA 승인이라는 관문을 통과하려고 시도 중입니다. 처음 시도하는 이러한 모델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다른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들도 주목하고 있다고 합니다.

과연 Scanadu의 새로운 임상 연구 모델이 성공해서, 다른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에게도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을까요? 일단 그 답을 얻는 것은 두세 달을 더 기다려봐야 할 것 같습니다.

 

About The Author

IT와 헬스케어의 컨버젼스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화두로 삼고 있는 융합 생명과학자, 미래의료학자, 작가입니다. 포항공대에서 컴퓨터공학과 생명과학을 복수 전공하였고, 동대학원에서 전산생물학으로 이학박사를 취득했습니다. Stanford University 방문연구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암연구소 연구조교수, KT종합기술원 컨버전스연구소 팀장,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소 연구조교수 등을 역임하였습니다. 현재 최윤섭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소의 소장이며, 국내 유일의 헬스케어 전문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 (DHP)의 대표 파트너를 맡고 있습니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융합의과학원 디지털헬스학과 초빙교수이자, VUNO, Zikto, Promisope, Souling, 트랜스링크 캐피털, HB 인베스트먼트, 녹십자 홀딩스의 자문이며, 매일경제신문의 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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