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13th December 2017,
최윤섭의 Healthcare Innovation

Augmedix: 의사들에게 구글 글래스를!

Yoon Sup Choi March 31, 2014 Digital Healthcare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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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 받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중의 하나인, 구글 글래스! 이 구글 글래스가 헬스케어, 특히 의료에 있어서 여러 혁신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은 지난 포스팅, ‘구글 글래스, 의료의 미래를 바꿀 것인가 (1), (2)‘ 에서 소개해드린 바 있습니다. 특히, 이미 선구적인 몇몇 의사들이 수술 현장에 구글 글래스를 착용하고 들어가서 수술 과정을 녹화하고, 멀리 떨어진 동료 의사와 실시간으로 의견을 교환하며, 이를 의과대학 학생들의 교육에 사용하였음을 보여드리기도 하였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구글 글래스를 일상적인 의료 현장 속으로 가져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Augmedix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헬스케어 관련 구글 글래스 어플리케이션을 개발을 시도하고 있는 기업은 사실 몇 군데가 있습니다만, 이 분야에 가장 먼저 뛰어들었고,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업은 단연, 이 Augmedix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Augmedix는 Stanford MBA 출신인 Ian Shakil 과 Stanford 의과대학의 Pelu Tran 이 2012년 여름, 구글 글래스의 초기 버전을 접하고서 창업을 결심한 회사입니다. Stanford University 에는 다양한 전공의 과정들이 모여서 학제간 수업이나 연구를 하는 과정이 많은데, 그 중 BioDesign 이라는 medical device 에 관한 과정에서 이 두 사람이 만났다고 합니다.

Screen Shot 2014-03-23 at 8.54.44 PMAugmedix 의 경영진 (출처)

 

헬스케어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Rock Health 출신의 Augmedix

Augmedix는 헬스케어 스타트업 전문 인큐베이터 기업인 Rock Health 에서 인큐베이팅을 받은 회사 중의 하나입니다. 디지털 헬스케어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한 번쯤 들어보셨을 이 Rock Health 는 혁신적인 기술을 가진 초기 Health-IT 벤처 기업들을 선정하여, 육성하고, 투자까지 해주는, 헬스케어 분야에 특화된 대표적인 엑셀러레이터 기업입니다.

Augmedix 는 지난 2013년 6월 Rock Health 의 5기 (5th class) 기업 11개 중의 하나로 선정 되었습니다. 현재 Rock Health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여기서 인큐베이팅 과정을 거치고 있거나, 거쳤던 수십개의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이 나옵니다. 포트폴리오에 있는 대표적인 8개 기업 중의 하나로 이 Augmedix 도 포함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rock-health-classRock Health

2012 년 여름에 Ian Shakil, Pelu Tran 두 명이 창업한 Augmedix 는 2년이 채 지나지도 않은 현재 36명 규모로 성장하였으며, 최근에 이 Rock Health 를 졸업하고 새로운 사무실로 독립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 3월 19일실리콘밸리의 밴처캐피털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실리콘 밸리의 DCM 과 Emergence Captial Parnters 로부터 $3.2 million 을 투자 받은 것입니다. 특히, Emergence Capital Partners 는 ‘의사들의 비공개 SNS’ Doximity 와 최근 IBM Watson의 시스템을 채택하기로 결정해서 주목을 받았던 WellTok 등의 Health-IT 스타트업 들에 투자를 했던 전력이 있기도 합니다.

 

구글 글래스를 통한 EMR 데이터 입력

사실 Augmedix 가 구현하려고 하는 바는 매우 간단합니다. 의사들이 진료실에서 환자를 볼 때, 컴퓨터 모니터를 들여다보는 대신에 그들이 구글 글래스를 끼고, 환자를 바라보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현재 의사들은 진료를 하면서 환자들과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하는 대신, 환자들의 상태나 진료 결과를 컴퓨터에 저장하기 위해서 계속 모니터를 들여다봐야 하거나, 손으로 종이에 기록을 해야 합니다. 특히,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이렇게 전자 의료 기록 (EMR, Electronic Medical Record) 시스템에 기록을 입력하기 위해서 의사들은 업무 시간 중 1/3을 소모한다고 합니다. 즉, 그만큼 눈 앞에 있는 환자에게 집중하거나, 환자와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은 줄어드는 것입니다.

story-image-01기존에 환자들은 모니터를 바라보는 의사의 옆모습을 보면서 진료를 받았지만

augmedixAugmedix 의 구글 글래스를 활용하면 서로 눈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출처: Augmedix 홈페이지)

Augmedix 는 이렇게 EMR에 데이터를 입력하기 위해서 들이는 과도한 시간과 노력이 현재 의사들이 가지는 가장 큰 불편 (pain point) 라고 지적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데이터 입력 과정을 구글 글래스를 통해서 보다 간편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의사들이 자신의 환자에게 더욱 집중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Augmedix의 회사 소개에도 나오는 그들의 핵심 믿음인, “기술이 의사들을 더 자유롭게 만들 수 있고, 그들이 환자를 돌보는 것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technology can free physicians and allow them to focus on what they do best – taking care of patients)” 는 것을 구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아래의 동영상을 보면, Augmedix 가 구현하기를 바라는 모습이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환자들의 입장에서는 Augmedix 의 어플리케이션 덕분에 의사들의 옆모습이나 뒷통수를 바라보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눈을 마주치며 이야기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CEO인 Ian Shakil이 자주 언급하는 바와 같이, 의사와 환자의 관계를 보다 인간답게 (“re-humanize the doctor/patient interaction”)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2013년 9월 24일 Rock Health Demo Day 에서 Ian Shakil 이 발표한 아래의 짧은 프레젠테이션을 보면, Augmedix 가 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EMR 데이터 입력 방식은 아직 비공개

이러한 서비스의 핵심 성공 요인은 의사들이 구글 글래스를 이용해서, 얼마나 편리하고 간편하면서도 정확하게 데이터를 EMR에 입력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Augmedix 에 따르면, 의사들은 환자를 진료하는 동시에, 구글 글래스를 활용하여 “자동으로” 데이터를 입력할 수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정확히 어떠한 방식으로 의사들이 EMR 데이터를 구글 글래스를 통해 입력할 수 있는지는 아직 공개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최근 Ian Shakil 의 인터뷰를 보면 글래스를 이용하여 환자와 상담할 때의 동영상이나, 소리를 녹음할 수 있게 해주고, 터치패드를 이용할 뿐만 아니라, 음성명령도 인식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또한, Mobihealthnews 와의 인터뷰에서 아래와 같이 이야기하기도 하였습니다.

환자의 진료가 끝났을 때에는, 모든 구조화된 데이터가 이미 EHR 에 저장되어 있게 된다. 진료가 끝난 후에 의사는 컴퓨터로 가서, EHR에 저장된 정보를 체크하고, 수정이 필요한지 검토한 다음, ‘확인’ 버튼만 누르면 된다. At the end of the visit, all of the structured data, all of the EHR information, is in the EHR where it belongs. The way he wants it. Following a visit, doctors [go to their computer] and check that the information entered into their EHR doesn’t need any edits and then click confirm

Augmedix 는 이렇게 의사들이 구글 글래스를 활용한다면 EMR에 데이터를 입력하는 시간이 대폭 줄어든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Augmedix 의 홈페이지에 제시 되어 있는 아래의 그래프를 보면, EMR에 데이터를 입력하는 시간이, Augmedix 를 이용했을 경우에 1/4 으로 줄어든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를 어떻게 측정했는지에 대해서 추가 설명은 없습니다)

Screen Shot 2014-03-23 at 11.27.42 PM(출처: Augmedix 홈페이지)

또한, Shakil에 따르면, 자신의 어플리케이션이 EMR 데이터 입력 시간을 현저하게 줄여줄 뿐만 아니라, 더 높은 퀄리티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게 해준다고 주장합니다. 즉, 더 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더 효과적으로 EMR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아직 데이터 입력 방식이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주장에 대해서 지금 판단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현재 Augmedix 의 어플리케이션이 여러 장소에서 채택되어 테스트 되고 있다고 하니, 조만간 더 구체적인 정보를 얻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글래스에 대한 환자들의 낮은 거부감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과연 환자들의 입장에서, 자신을 진료하는 의사가 구글 글래스를 착용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까 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Augmedix 의 조사에 따르면 환자들은 의사가 진료실에서 구글 글래스를 착용하고 있고, 이를 이용해 EMR 데이터를 입력하는 것을 별로 개의치 않는다고 합니다. Augmedix 는 (새로운 기술에 개방적인) 샌프란시스코 지역 뿐만 아니라, 텍사스에 이르기까지 수천 명의 환자들에 대해서 조사해보았다고 합니다.

특히, 환자들이 진료실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의사가 구글 글래스를 착용하는 것에 대한 공지를 받고, 환자가 원할 경우 착용하지 않겠다는 것을 알려준 경우에는, 99% 환자들이 의사의 글래스 착용에 동의했다고 합니다. (위에서 보여드린 동영상에서, 환자가 진료실에 들어가기 전 간호사에게 설명을 듣는 부분이 잠깐 나오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아래의 사진은 Ian Shakil 이 Rock Health Demo Day 에서 발표한 내용 중, 환자의 99%가 글래스에 대해 거부감 없이 잘 받아들였다는 부분을 보여주는 슬라이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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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medix 의 UI/UX 디자인

그러면 의사들은 구글 글래스를 통해서 어떠한 화면을 보게 될까요? 의사들이 구글 글래스를 통해서 얼마나 편리하게, 혹은 방해받지 않고 환자를 진료할 수 있고, 기존에 하던 것보다 더 편리하게 EMR 데이터를 입력할 수 있는지가 Augmedix 로서는 매우 중요한 부분일 것입니다.

제가 예전 포스팅, ‘당뇨병 패러독스‘나 ‘수면 모니터 Zeo‘의 사례에서 여러 번 강조했다시피,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있어서 이러한 UI/UX 디자인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특히, 컴퓨터 모니터로 보아도 복잡한 EMR 시스템에 데이터를 입력하는 과정을, 아주 작은 화면에 제한된 수의 단어와 이미지 밖에 디스플레이 하지 못하는 글래스를 통해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구현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Augmedix 는 2013년 7월부터 약 3주간 Cooper 라는 샌프란시스코의 디자인 회사와 함께 유저 인터페이스를 디자인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Cooper 에서 Augmedix 와 함께 일했던 경험을 올려 놓은 블로그 포스팅과 동영상 등을 보면 이러한 디자인 과정들과 고민들, 그리고 인터페이스의 일부를 엿볼 수 있습니다.

아래의 동영상을 보면 Augmedix 와 Cooper 가 함께 일하면서 이러한 인터페이스를 디자인해나가는 과정, Ian Shaki과 Pelu Tran 의 인터뷰 등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두 회사의 팀이 아예 함께 뭉쳐서, UI/UX 를 디자인했던 것이 제게는 매우 인상적으로 보였습니다.

예를 들어서, 아래와 같이, 환자의 정보를 나타내는 화면들이 Augmedix 의 화면에 디스플레이 됩니다

Augmedix-Glass-Post-Images5 copy(출처: Cooper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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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Cooper 블로그)

이와 같이 글래스는 각각의 작고도 간단한 화면을 한 번에 하나씩 디스플레이하게 됩니다. 이를 흔히 ‘카드(card)’ 라고 불리는데, 이 카드에는 구글의 디자인 가이드라인에 따라서 들어갈 수 있는 단어의 수나, 화면의 색깔, 글자의 폰트 등이 제한적이라고 합니다. 특히, 이 간단한 화면들을 통해서 의사들이 EMR 데이터 입력이라는 복잡한 과정을 수행하게 하려면, 이 카드의 종류를 어떻게 나누고, 어떠한 순서로 배치하는 등의 디자인이 중요할 것입니다.

(저는 사실 UI/UX 디자인의 문외한입니다만…) 아래의 그림을 보시면 그러한 디자인 과정의 일부를 엿볼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여기를 누르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Augmedix-Glass-Post-Images2 co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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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Cooper 블로그)

 

Augmedix의 비전, 성공할 수 있을까?

이번 포스팅에서는 구글 글래스를 의사들이 진료 현장에서 활용하게 하려는 선도적인 회사 Augmedix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Augmedix가 상당히 개척자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그 계획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의사들이 EMR 데이터의 입력에 관해서 느끼는 불편(pain point) 및 니즈는 확실하지만, 그것을 구글 글래스를 이용해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가 관건일 것입니다. Augmedix는 아직 시제품을 내어 놓지도 않았고, 어플리케이션의 작동 방식에 대해서도 함구하고 있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를 확인한 후에 판단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의료용 구글 글래스 어플리케이션을 가장 먼저 내어 놓을 것으로 기대되는 Augmedix. 과연 다음에는 어떠한 소식을 전해올지 기대가 됩니다.

 

About The Author

IT와 헬스케어의 컨버젼스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화두로 삼고 있는 융합 생명과학자, 미래의료학자, 작가입니다. 포항공대에서 컴퓨터공학과 생명과학을 복수 전공하였고, 동대학원에서 전산생물학으로 이학박사를 취득했습니다. Stanford University 방문연구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암연구소 연구조교수, KT종합기술원 컨버전스연구소 팀장,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소 연구조교수 등을 역임하였습니다. 현재 최윤섭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소의 소장이며, 국내 유일의 헬스케어 전문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 (DHP)의 대표 파트너를 맡고 있습니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융합의과학원 디지털헬스학과 초빙교수이자, VUNO, Zikto, Promisope, Souling, 트랜스링크 캐피털, HB 인베스트먼트, 녹십자 홀딩스의 자문이며, 매일경제신문의 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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