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26th September 2017,
최윤섭의 Healthcare Innovation

[칼럼] 1000 달러 게놈 시대의 암 맞춤 치료 (1)

Yoon Sup Choi March 22, 2014 Column, Precision Medicine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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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제가 중앙일보 헬스미디어에 기고한 글입니다. 원문은 여기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칼럼에서 IT 기술의 발전 덕분에 드디어 “1000달러 게놈 시대”, 즉 1000 달러만 있으면 한 사람의 유전 정보를 모두 읽을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언급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그러한 기술 발전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는 분야가 암의 치료라는 것을 이야기 하였다. 이번 칼럼에서는 유전 정보의 분석이 왜 암의 치료에, 그것도 암의 개인 ‘맞춤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암이란 무엇인가?

이를 위해서는 먼저 암이라고 하는 것이 어떠한 질병인지를 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암은 근본적으로 유전 변이, 즉 유전자의 이상 때문에 발생하는 질병이다. 암의 의학적인 정의는 ‘통제되지 않는 세포의 악성 성장 (unregulated malignant cell growth)’ 이라고 할 수 있다.

신체를 구성하는 세포들은 끊임 없이 성장하고, 분열한다. 정상적인 경우 이러한 성장과 분열은 매우 정교한 통제 하에서만 일어난다. 우리의 머리카락이 일정한 속도로 자라나는 것도, 상처난 피부가 아무는 것도 이러한 세포 성장의 결과이다. 그리고 모든 생물이 그러하듯, 세포들도 주어진 역할을 다 하거나 수명을 다 하면 죽어 없어져야 한다.

하지만 암 세포는 이러한 정교한 컨트롤에서 벗어나서 끊임 없이 성장하고, 분열한다. 우리 몸의 컨트롤 센터에서 죽어 없어져 라는 신호를 보내어도 듣지 않는다. 또한 그렇게 성장하기 위해서 정상 세포가 먹어야 할 많은 산소와 영양분을 먹어 치우며, 주위의 장기를 침범해서 자랄 뿐만 아니라, 때로는 멀리 있는 장기로 전이되기도 한다.

원래 지극히 정상적이었던 세포가, 이렇게 미친듯이 성장하는 암세포로 변해버리는 원인이 바로 유전자 변이 때문이다. 결국 암이라고 하는 질병은 유전 변이 때문에 하나의 정상 세포가, 하나의 암세포로 변하면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암은 유전자 이상에 의해서 생겨난다

이런 유전자 변이가 생기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담배, 방사선과 환경적인 요인 때문에 유발되기도 하고,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DNA에 축적되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유전자에 대한 변이가 암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세포의 성장, 분열, 죽음과 관련된 유전자에 이상이 생길 경우에 암이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우리의 유전자 중에는 세포의 성장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있다. 이 유전자의 기능이 활성화되면 세포의 성장을 유발하는 신호를 보내게 된다. 평소에는 꼭 필요할 때만 이런 기능이 활성화되지만, 유전 변이로 인해서 이 유전자가 항상 활성화되어 있는 상태가 된다면, 결국 이는 비정상적인 세포의 성장, 즉 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유전자 중에는 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신호를 보내는 것도 있다. 만약에 유전변이의 결과로 이 유전자의 기능이 약해지거나, 상실된다면, 이 결과 역시 비정상적인 세포의 성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암 맞춤 치료의 의미

그렇다면 ‘암의 원인’이 되는 이러한 유전자의 이상을 바로잡을 수 있으면 암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의학에서 사용되고 있는 표적치료제 들은 대부분 이러한 유전적인 이상을 (더 정확히는, 이러한 유전자에서 나온 특정 단백질을) 표적으로 한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폐암이나 대장암에서 이상이 많이 발견되는 EGFR 이라는 세포성장에 관련되는 유전자에 이상이 있을 경우에는 이 유전자를 (더 정확히는 유전자에서 나온 단백질을) 특이적으로 저해하는 ‘얼비툭스’나 ‘이레사’와 같은 약을 사용한다. 혹은 유방암에서 많이 발견되는 HER2 라는 유전자의 이상은 이를 특이적으로 공격하는 ‘허셉틴’과 같은 약을 사용하게 된다.

이 EGFR과 HER2는 모두 세포 신호 성장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유전자 (및 단백질)로 그 기능이 잘 밝혀져 있고, 현재 암 치료에 가장 많이 활용되는 항암 표적 중의 하나이다. 이러한 EGFR 혹은 HER2가 만약 유전자 이상에 의해서 ‘스위치’가 항상 켜져 있는 상태라면, 그 ‘스위치’를 선택적으로 끌 수 있는 항암제를 투여하는 것이다.

하지만, 만약 EGFR에 이상이 있는 환자에게 HER2 저해제(inhibitor)를 투여하거나, HER2에 이상이 있는 사람에게 EGFR 저해제를 투여한다면 그 효과는 매우 제한적일 것이다. 즉, 환자에게 이상이 있는 유전자가 무엇인지를 정밀하게 진단하고, 거기에 맞는 표적 항암제를 투여하는 것. 이것이 현재 과학에서 이야기 하는 암 맞춤 치료의 요체이다.

즉, 암 맞춤 치료라고 하는 것은 암 세포에서 어느 유전자에 이상이 있는지를 진단하여, 이 특정 환자의 암을 발병시킨 근본 원인을 파악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더 나아가, 이러한 원인 유전 변이를 선택적으로 저해할 수 있는 표적 치료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종양의 크기를 줄이고, 진행을 늦추는 등의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About The Author

IT와 헬스케어의 컨버젼스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화두로 삼고 있는 융합 생명과학자, 미래의료학자, 작가입니다. 포항공대에서 컴퓨터공학과 생명과학을 복수 전공하였고, 동대학원에서 전산생물학으로 이학박사를 취득했습니다. Stanford University 방문연구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암연구소 연구조교수, KT종합기술원 컨버전스연구소 팀장,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소 연구조교수 등을 역임하였습니다. 현재 최윤섭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소의 소장이며, 국내 유일의 헬스케어 전문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 (DHP)의 대표 파트너를 맡고 있습니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융합의과학원 디지털헬스학과 초빙교수이자, VUNO, Zikto, Promisope, Souling, 트랜스링크 캐피털, HB 인베스트먼트, 녹십자 홀딩스의 자문이며, 매일경제신문의 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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