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13th December 2017,
최윤섭의 Healthcare Innovation

구글 글래스, 의료의 미래를 바꿀 것인가? (2): 수술에 구글 글래스를 활용한 의사들

Yoon Sup Choi October 6, 2013 Digital Healthcare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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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첫번째 포스팅, ‘구글 글래스, 미래의 의료를 바꿀 것인가? (1)‘ 에서는 구글 글래스란 무엇이며, 어떤 단계에 와 있고, 헬스케어/의료 분야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을지. 주로 구글 글래스의 과거와 의료에서의 가능성에 대한 부분들을 살펴 보았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구글 글래스가 실제 의료에 적용이 되는 것에 대한 전망과, 이미 선구적인 소수의 의사에 의해서 의료에 어떠한 방식으로 적용되고 있는지 등의 사례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의사들이 구글 글래스를 착용하려면 얼마나 걸릴까

그렇다면 과연 언제쯤 의사들이 구글 글래스를 착용하기 시작하고, 언제쯤 실제 의료에 이용될 수 있을까요?

텍사스에 위치한, 의료용 구글 글래스 앱의 개발사 Pristine의 창업자인 Kyle Samani는 2018년 정도가 되면 의사와 간호사들을 포함한 미국의 모든 의료전문가들이 구글 글래스를 쓸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보스턴의 Beth Israel Deaconess Medical Center의 CIO,  John Halamka는 의사들이 자신의 돈으로 글래스를 사야 한다는 것을 고려할 때, 글래스의 확산이 타블랫 PC 보다는 느릴 것이라는 신중론을 펼칩니다. (조사에 따르면, 현재는 30-40%의 의사들이 타블랫 PC를 진료에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아직은 불확실성이 많은 시장이므로, 대형 기업 등이 본격적으로 진출하여 시장에서 글래스가 확산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5년 정도는 걸릴 것 같다고, Texas Tech University의 chief medical information officer인 Arun Matthews는 예측하기도 하였습니다. Google Health의 공동창립자인 Missy Krasner는 글래스의 큰 잠재력에 대해서는 매우 열광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너무 미래지향적이고 약간은 이른 것이 아닌가 한다 (My feeling is that it’s futuristic and forward thinking — but a little early)” 는 의견을 밝히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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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환자들의 입장에서도 의사들이 구글 글래스를 쓰고 있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구글 글래스의 의료용 어플리케이션을 전문으로 개발하는 벤처회사인 Augmedix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지난 8월 열린 Health Innovation Summit 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자신들이 조사한 200명의 환자들 중에 의사가 구글 글래스를 쓰고 오는 것을 반대한 사람은 단 3명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환자들이 이러한 새로운 기술에 거부감이 적다는 사실은, 구글 글래스가 의료 현장에 접목되는데 플러스 요인일 것입니다.

최초로 수술에 구글 글래스를 활용한 의사

구글 글래스가 의사들에게 언제 폭넓게 받아들여질지는 예측하기 힘들지만, 놀랍게도 몇몇 선구적인 의사들은 ‘이미’ 수술에 구글 글래스를 시범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대부분 #IfIhadGlass 컨테스트에서 구글 글래스의 활용 아이디어를 통해 ‘Glass Explorer’라는 베타 테스터로 선정된 의사들입니다. 4월 중순부터 구글 글래스가 Glass Explorer 들에게 배포되기 시작한 것을 고려한다면 불과 수개월 만에 글래스가 의료에 직접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제가 알기로 수술에 가장 먼저 구글 글래스를 활용한 의사는 Eastern Maine Medical Center의 Rafael J. Grossmann 입니다. 외과의사이자, mHealth의 전문가이며, TEDx의 연사이기도 하였던 그는 블로그 @ZGJR 을 통해서 구글 글래스를 받은 경험과 활용 아이디어, 그리고 수술에 글래스를  착용하였던 경험을 이야기 하였습니다.

블로그 포스팅 날짜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그는 6월 초순에 Glass Explorer로서 구글 글래스를 받았고, 6월 20일에 자신이 수술에 글래스를 착용하고 들어갔던 경험을 “수술 중의 구글 글래스: ‘글래스, 매스 좀 건내줘’ (“OK GLASS: HAND ME THE SCALPEL, PLEASE…” GOOGLEGLASS DURING SURGERY!)” 이라는 제목으로 포스팅 하였습니다.

Rafael J Grossmann수술에 처음으로 글래스를 사용한 의사, Rafael J. Grossmann, MD, FACS

그는 내장에 관을 삽입하는 경피내시경 위루조성술 (PEG, Percutaneous Endoscopic Gastrostomy)이라는 비교적 일상적인 수술을 수행하면서 구글 글래스로 수술의 전 과정을 Google Hang Out 을 통해 몇 야드 떨어져 있는 자신의 아이패드에 원격으로 접속하여 생중계 및 녹화를 하였습니다. 글래스를 착용하고 처음 시도하는 수술이기 때문에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간단한 수술법을 택했으며, 환자의 개인 건강 정보 (Personal Health Information, PHI)와 환자의 얼굴을 노출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수술 과정을 촬영하였습니다.

구글 글래스를 착용하고 수행한 첫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전반적으로 간단한 화상통화 정도의 기능을 사용해서 이루어진,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었지만, Rafael J. Grossmann의 이러한 시도는 구글 글래스를 착용한채로 수술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역사적인(?) 사례로 남을 것 같습니다.

 

수술 중에 구글 글래스로 CAT 스캔 이미지를 확인

그런가 하면, 지난 8월 8-9일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Health-IT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Rock Health의 Health Innovation Summit에서는 구글 글래스가 수술에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된 사례가 소개되었습니다UCSF Medical Center 의 흉부외과 전문의  Pierre Theodore 수술에 구글 글래스를 착용하고 들어가서, 환자의 CAT 스캔 이미지를 글래스를 통해 확인하면서 수술을 진행하였습니다.

Pierre Theodore 는 글래스를 수술 중에 확인하는 것이 수술에 방해가 되지 않을지 우려 했지만, 직접 경험 후에는 환자를 내려다 보면서 글래스에 나오는 이미지를 번갈아 확인하는 것이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하여 그는 “운전을 할 때, 정면을 보면서도 백미러를 번갈아 바라보는 것에 문제가 없는 것과 같다“고 설명합니다.

Rock Health Health Innovation Summit에서 자신의 구글 글래스 경험을 이야기 하는 Pierre Theodore

그는 구글 글래스를 착용하고서 앞에 놓인 환자와 영상 검사 결과를 번갈아 보는 것이 수술에 “엄청난 도움이 되었다 (extraordinary helpful)” 고 설명하며, “나는 구글 글래스가 그저 관심끌기용 (gimmick) 정도라고 생각했지만, 수술에 이용해본 후에는 열성적인 지지자(zealot)이 되었다 (I had thought it was going to be a gimmick, but after that I became a zealot.” 고 술회하였습니다.

또한 이 발표에서 그는 의사들이 새로운 기기나 기술을 받아들이는데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가 그들이 ‘의사들이 펜과 종이를 선호하는’, 새로운 기술/기기 등에 보수적인 사람들이어서가 아니라, 이미 의사들이 “기술에 압도당해 있기 때문 (already overwhelmed by technology)” 이라고 하였습니다. 이미 수술실에는 갖가지 하드웨어 기기, 모니터, 스크린 등으로 가득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글래스가 의사들에게 잘 받아들여지게 하기 위해서는 글래스가 다른 기기나 모니터 등을 대체하여 의료 프로세스를 더욱 간편하게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심장한 의견을 제시하였습니다.

 

구글글래스를 통해 최초로 수술을 생중계하고 교육에 활용한 사례

뿐만 아니라, 구글 글래스를 사용하여 수술을 생중계 하면서, 다른 의사와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의대생 교육에 활용하는 사례가 8월 28일에 보고 되었습니다. Ohio State University Wexner Medical Center의 Dr. Christopher Ceding은 Glass Explorer인 Dr. Ismail Nabeel 가 받은 구글 글래스를 착용하여, Paula Kobalka라고 하는 47세 여성 환자의 전방십자인대 수술 (ACL)을 진행하였습니다.

글래스를 통해 이 수술은 도시의 반대편에 위치한 동료의사인 Dr. Robert Magnussen에게 중계되었고, 또한 The Ohio State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의 학생들에게도 중계되어, 그들이 랩탑으로 수술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언론에서는, 이 사례가 ‘최초’로 글래스를 통한 수술 생중계라고 소개 하지만, 정확히는 앞서 소개한 Rafael J. Grossmann의 사례를 최초로 보는 것이 정확할 것 같습니다)

GlassSurgeon2 copy구글 글래스를 착용하고 무릎 수술을 진행한 Dr. Christopher Ceding

GlassSurgeon3글래스를 통해 중계되는 수술을 지켜보는 The Ohio State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의 학생들

수술을 진행한 Dr. Christopher Kaeding는 “솔직히 말해, 수술에 일단 들어간 후에는 내가 구글 글래스를 쓰고 있다는 것을 완전히 잊어버렸다. 글래스는 아주 직관적이며, 마치 착용하지 않은 것과 다름 없을 정도로 편리하다. (To be honest, once we got into the surgery, I often forgot the device was there. It just seemed very intuitive and fit seamlessly.)” 고 평하였습니다. 이는 앞선 사례에서, 운전 중 백미러를 보는 것이 운전에 방해되지 않는 것 처럼, 글래스도 수술에 방해되지 않는다고 이야기 한 Pierre Theodore과 같은 의견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다만, 이 수술에서는, Pierre Theodore의 사례와는 달리, (비록 그 가능성은 제시했지만) x-ray나 MRI 사진을 글래스로 직접적으로 보면서 수술을 진행하지는 않은 것 처럼 보입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의과대학 2학년생 Ryan Blackwell,는 “의대 학생으로서 이런 기회에 참여하게 된 것이 매우 흥분된다”며, “이 기술은 의대 교육 뿐만이 아니라, 의사들이 멀리 떨어진-세계의 어느 곳에 있더라도- 환자를 돌봐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고 이야기 했습니다.

또한, The Ohio State University Wexner Medical Center의  chief innovation officer 인 Dr. Clay Marsh는 이 기술이 의사가 수술을 진행하는 것 자체의 게임 체인져 (game changer)가 될 것이라며, “x-ray나 MRI 이미지, 병리학 보고서 등 필요한 정보를 수술 중에 ‘즉시’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아래의 동영상에 이번 사례에 대한 설명 및 인터뷰 들이 포함되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구글 글래스가 의사들에 의해서 실제 수술에 현재까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구글 글래스의 헬스케어 관련 어플리케이션 기업들과, 구글 글래스가 활성화되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장애물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마지막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3)편으로 이어집니다!

이미지 출처: augmedix.com, sciencefocus.com, mashable.com, Rock Health etc

 

About The Author

IT와 헬스케어의 컨버젼스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화두로 삼고 있는 융합 생명과학자, 미래의료학자, 작가입니다. 포항공대에서 컴퓨터공학과 생명과학을 복수 전공하였고, 동대학원에서 전산생물학으로 이학박사를 취득했습니다. Stanford University 방문연구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암연구소 연구조교수, KT종합기술원 컨버전스연구소 팀장,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소 연구조교수 등을 역임하였습니다. 현재 최윤섭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소의 소장이며, 국내 유일의 헬스케어 전문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 (DHP)의 대표 파트너를 맡고 있습니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융합의과학원 디지털헬스학과 초빙교수이자, VUNO, Zikto, Promisope, Souling, 트랜스링크 캐피털, HB 인베스트먼트, 녹십자 홀딩스의 자문이며, 매일경제신문의 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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