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26th September 2017,
최윤섭의 Healthcare Innovation

대중의 지혜를 이용한 크라우드 진단 서비스: CrowdMed

Yoon Sup Choi April 26, 2013 Digital Healthcare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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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어떤 문제를 해결할 때 소수 엘리트 전문가들이 내놓은 대답과, 평범한 수많은 ‘대중’ 들이 내놓은 대답을 종합한 것 중에 어떤 것이 더 정확할까요? 놀랍게도 많은 경우에 ‘평범한 대중(crowd)’이 내어 놓은 답으로 내린 결론이 더 정확하다고 합니다. 이를 가리켜 소위 ‘대중의 지혜 (The Wisdom of Crowds)’, 혹은 ‘집단 지성 (Collective Intelligence)’ 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대중의 지혜’ 라는 동명의 책에는 다음과 같은 일화가 나온다고 합니다.

“…광장에 모인 군중들에게 소를 한마리 보여준다. 그리고 그들에게 각자 이 소의 무게가 얼마쯤 되냐고 묻는다. 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각각의 사람은 자신의 어림짐작을 내놓는다. 그를 평균낸다.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그 평균치는 소의 무게에 놀라우리만큼 근접한다. 한가지 더 놀라운 것은 이 평균 값은 가축 전문가가 내어놓은 예측치보다 항상 ‘더’ 정확했다…” (출처: Jung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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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원리는  미국 대선에서 누가 이길 것인가라는 주제로 사람들이 베팅을 하고 돈을 벌 수도 있는 웹사이트인 Intrade 나, 오스카 상의 수상작을 맞추거나, 영화의 흥행에 대해 점칠 수 있는 HSX.com 와 같은 사이트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이러한 사이트의 예측 결과는 물론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게 대중이 내리는 결정이 놀라울 정도로 정확한 이유는, 대중들의 경우에는 그 안에 존재하는 각각의 실수들이 서로 상쇄(cancel out)되는 효과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이지만, 그들이 다양하고, 자기 자신의 독립적인 의사결정만 내린다면 집단적으로 뭉치게 되었을 때 예측의 정확도가 올라간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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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일반적인 다수의 대중이 어떤 문제에 대해서 높은 예측 정확도를 보인다면, 이러한 집단 지성의 원리를 환자의 질병을 진단할 때에도 이용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러한 흥미로운 시도를 하는 스타트업 회사가 오늘 소개 해드릴 CrowdMed 입니다 (최근 mobihealthnews 기사).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 의학 학위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You don’t need a medical degree to help save a life)” 라는 말을 모토로 하고 있는 이 회사는, Paul Graham 으로 유명한 세계적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인 Y-Combinator 출신으로, 최근 $1.1m 을 시드 펀딩으로 받으면서 오픈 베타테스트를 시작했습니다.

CrowdMed는 아래 그림과 같이 웹페이지에 올라온 환자의 상세한 증상 및 상태, 가족력, 검사결과 등을 일반 대중들이 보고 내놓은 의견을 종합하여 질병 진단을 내리는 컨셉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저들은 자신의 증상을 업로드하는 환자가 되거나, 아니면 환자들이 올려 놓은 증상을 보고 질병 진단을 내리는 의학 탐정(Medical Detectives, MD) 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MD 들은 실제 돈 대신 가상재화 (virtual currency)를 사용하는데, 자신의 의견에 확신이 있을 수록 더 많은 가상 재화를 배팅할 수 있습니다. 창업자인 Heyman에 따르면, 추후 그들의 가상 재화를 이용해서 실제 돈을 자선단체에 기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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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최종적인 진단은 전문의에게 받아야 할 것입니다만, 이 회사는 자신들의 역할을 ‘수많은 가능한 질병들 중에 몇가지로 범위를 좁혀주는 것’ 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러한 서비스가 정말로 정확하게 질병을 진단할 수 있을까요? 특히, 대통령 선거의 예측이나 영화 예측과 같이 일반인 누구나 전문 지식 없이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전문 의학 지식이 필요한 질병 진단의 경우에도 말입니다. 이에 관해서는 다음과 같은 창업자의 말을 참고해볼 수 있겠습니다.

충분히 많은 수의 대중이 있다면, 그 중에 특정한 지식을 가진 사람이 있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다. 비록 나는 의사는 아니지만, 비행기에서 내 옆에 앉은 사람이 내 여동생이 앓던 병과 아주 비슷한 증상이 있다고 한다면, ‘나는 의사는 아니지만, 당신은 내 여동생의 병을 한번 참고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라고 말해줄 수는 있을 것이다.

“But if we have a lot of people and a lot of cases, it’s not unlikely that someone in the crowd has a particular knowledge. Even though I’m not a doctor, if I was sitting next to someone on an airplane who had a very similar symptom set to my sister’s, I would say ‘I’m not a doctor, but you should look into what my sister ha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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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에는 이 서비스의 정확도 면에서나, 혹은 비즈니스 자체가 성공 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극복해야 할 이슈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첫번째는, 정확한 예측을 위해서는 충분한 수의 대중의 참여를 확보해야 하는데, 이 서비스의 모델에 대중의 동기를 부여할만한 부분이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금전적인 이득이나 다른 동기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중의 지혜’를 활용할만큼 충분한 수의 사용자들의 웹사이트 방문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지 확신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두번째는 회사의 입장에서도 수익 모델이 분명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가상의 재화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거래에 대해서 수수료를 떼기도 힘들고, 서비스를 유료화 해서 진단을 받고자 하는 환자에게 사용료를 물리는 것도 힘들 것입니다. (어차피 확진은 의사에게 돈을 주고 받아야 하는데, 굳이 여기에 추가적인 의료비를 지출할 이유가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유명한 Y-Combinator 에서 인큐베이션 기간을 거쳤다면 분명히 이러한 이슈들에 대해서 고민을 해보지 않은 것을 아닐 것입니다. 과연 CrowdMed 는 이러한 한계점들을 극복하고 이 흥미로운 시도를 성공으로 만들 수 있을까요?

About The Author

IT와 헬스케어의 컨버젼스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화두로 삼고 있는 융합 생명과학자, 미래의료학자, 작가입니다. 포항공대에서 컴퓨터공학과 생명과학을 복수 전공하였고, 동대학원에서 전산생물학으로 이학박사를 취득했습니다. Stanford University 방문연구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암연구소 연구조교수, KT종합기술원 컨버전스연구소 팀장,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소 연구조교수 등을 역임하였습니다. 현재 최윤섭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소의 소장이며, 국내 유일의 헬스케어 전문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 (DHP)의 대표 파트너를 맡고 있습니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융합의과학원 디지털헬스학과 초빙교수이자, VUNO, Zikto, Promisope, Souling, 트랜스링크 캐피털, HB 인베스트먼트, 녹십자 홀딩스의 자문이며, 매일경제신문의 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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