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26th September 2017,
최윤섭의 Healthcare Innovation

‘환자들의 SNS’, PatientsLikeMe 에 대한 소개와 몇 가지 새로운 소식들

Yoon Sup Choi March 5, 2013 Digital Healthcare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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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의 SNS’ 인 PatientsLikeMe 에 대해 몇가지 새로운 소식이 들려온 김에 이 서비스에 대해서 정리를 해보려고 합니다.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듯이, 이 PatientsLikeMe 서비스는 2004년에 29살의 젊은 나이로 희귀 질환인 루게릭병(ALS)에 걸린 형제를 위해서 3명의 MIT 출신 엔지니어가 모여서 만든 것으로서, 현재 1,800개 이상의 질병에 대한 전세계의 200,000 명 이상의 환자들이 모인 거대한 SNS 서비스로 발전했습니다. 한마디로 ‘환자들 사이의 페이스북‘ 이라고 불릴만 합니다.

 

2011년 까지는 ALS, 파킨슨씨 병, MS, HIV 등 22가지 종류의 만성 질환에만 제한적으로 새로운 멤버들을 받아들이다가, 이후로는 완전히 공개하여 암이나 당뇨병등 여타 다른 질병에 대한 환자들의 가입도 허용을 하였습니다. 아직까지도 멤버들 대부분이 (초창기 집중했던) 만성 질환에 대한 환자들로 알려져 있고, 점차 AIDS 나 정신질환(mood disorders) 쪽의 환자들도 증가 추세에 있다고 합니다.

PatientsLikeMe에도 Facebook 처럼 ‘담벼락’ 같은 공간이 있습니다. 그래서 기존의 환우회 커뮤니티와 같이 다른 환자들과 교류를 할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개인의 질병에 관한 기록들도 남길 수 있습니다. 여러 특정 질병에 따라 분류 된 환자들이 직접 자신의 상태가 어떠한지, 증세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어떤 약을 언제부터 먹었고, 거기에 따른 효능/부작용은 어땠는지에 대한 자세한 기록을 남기는 것입니다. 특히, 환자들은 PatientsLikeMe에 익명으로 가입하기 때문에, 개인 정보 노출에 대한 부담 없이 솔직하게 자신의 질병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특정 약에 대한 효능/부작용에 대하여 ‘환자들이 직접 작성한’ 데이터들이 상당 부분 축적되어 있기도 합니다. 기존 의학계의 시스템에서라면 시장에 출시된 약품에 대한 추적 조사를 하기 위해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텐데, 이렇게 환자들이 직접 약의 효능/부작용에 대한 피드백을 올리고 이러한 “real-world” 데이터를 의사, 제약사, 보험사 등 의료 시스템 내의 관계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혁신적인 시스템입니다. (환자들이 익명으로 올린 데이터를 제약사, 보험사 등에 판매하는 것이 PatientsLikeMe의 수익모델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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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2011년에는 학계로서는 충격적인 일이 일어났습니다. PatientsLikeMe 에서 이렇게 환자들에게서 쌓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존의 의학계 연구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논문을 Nature Biotechnology 에 출판을 한 것입니다. 희귀 질환인 ALS (창업자의 형제가 걸렸던 루게릭병) 에 대해서 2008년 PNAS에 실린 “Lithium 이 ALS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 고 결론 내린 논문에 대해서 PatientsLikeMe는 1년간 149명의 실제 환자들의 경험을 추적하여 그러한 방법이 효과가 없다는 것을 밝혀냈던 것입니다. 이러한 SNS 방식으로 환자들의 질병 진행에 대해 직접 추적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는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점은, 환자의 수가 매우 적은 희귀질환인 ALS에 대해서, 전통적인 임상 시험 방법을 사용한 PNAS 연구에 참가한 환자 수 보다, PatientsLikeMe에 자신의 데이터를 자발적으로 올린 환자의 수가 더 많았다는 것입니다. PNAS의 연구에서는 44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대조군 등등으로 나눈 후) 16명의 환자들에게만 Lithium 을 투여한 반면, PatientsLikeMe는 서비스에 등록되어 있는 총 4,318 명의 ALS 환자들 중, 348명이 Lithium을 복용했다고 보고하였고, 그 중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12개월간 조사 기간 중 최소 2달간 Lithium을 복용한) 총 149명의 환자들을 분석하여 데이터를 얻었습니다. (비록 표준 double-blinde test는 아니었지만, 이후 randomized trial 에서도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합니다). PatientsLikeMe의 research director 인 Paul Wicks은 최근 인터뷰에서 “나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200명의 ALS 환자들의 의견을 2주 안에 들을 수 있다 (I can push a button and survey 200 ALS patients and get results in two weeks)” 고 하기도 하였습니다.

 PatientsLikeMe nat biotech 논문 copy1Nature Biotechnology 에 출판된 논문입니다.

이렇게 PatientsLikeMe는 매우 희귀한 질병을 가진 환자들을 서로 이어줌으로써, 학계와 제약업계에서 아직 연구가 되지 않은 해당 질병을 파악하기 위한 방도로도 많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최근 보고된 바에 따르면,  250,000-500,000 명 중에 한 명 꼴로 걸리는 가장 희귀한 질환 중의 하나인 AKU (alkaptonuria) 에 대해서도 PatientsLikeMe를 통해서 환자들의 데이터가 모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AKU 환우회 회장인 Nick Sireau 는, 이러한 변화에 대해서 아래와 같이 “AKU가 발견된지 10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우리는 질병을 가진 사람이 몇명인지도 모르고, 그 사람들이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도 알 수 없었다. PatientsLikeMe를 통해서 이런 희귀 질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할 수 있어서 흥분된다”고 하였습니다.

“More than 100 years after its discovery, we still don’t know exactly how many people have AKU, or what they are doing and experiencing. We’re excited to partner with PatientsLikeMe to help patients connect with each other and help researchers answer some of the most fundamental questions about rare diseases.”

제약회사들은 이러한 플랫폼을 통해 희귀 질환 환자들과 직접적으로 교류하면서 질병의 연구 및 치료제 개발을 도모하기도 합니다. 지난 2월 28일 PatientsLikeMe 와 제약회사 Boehringer Ingelheim은 협력을 통해 아직 치료제가 없는 희귀폐질환 idiopathic pulmonary fibrosis (IPF) 의 연구 및 치료제 개발을 꾀하겠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희귀 질환 (orphan disease)는 환자가 적기 때문에 산발적인 그들의 목소리가 주목을 받기도 어렵고, 따라서 치료제 개발에 대한 제약사의 동기도 적은 편인데, PatientsLikeMe와 같은 플랫폼을 통해서 치료제 개발에 대한 그들의 목소리가 힘을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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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제약사들은 임상시험에 참가하는 환자들을 리크루팅 하기 위해서 PatientsLikeMe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임상시험에 참가할 환자들을 모집하는 것은 제약사로서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는 부담스러운 과정입니다. 하지만 각종 질병에 대한 환자들이 모여 있는 소셜 네트워크를 활용함으로서 이러한 프로세스를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것입니다. 현재 PatientsLikeMe를 통해서 임상 시험에 대한 환자 모집의 목록은 여기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MS, 류마티즘, 당뇨병, 불임 등등에 대한 임상 시험을 찾을 수 있으며, 현재 무려 35,887 개의 임상 시험이 PatientsLikeMe를 통해 환자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렇게 제약사들의 임상시험 리크루팅을 도와주고 수익을 얻는 것이 PatientsLikeMe의 비즈니스 모델 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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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전해드릴 최근 소식은, PatientsLikeMe가 며칠 전 건강과 치료 결과에 대한 척도/기준을 크라우드 소싱 방식으로 환자들이 직접 만드는 오픈 플랫폼에 대한 계획을 공개하였다는 것입니다. 현재의 대부분의 건강 및 치료 결과에 대한 척도가 전체 환자들에 대해서 일률적인 수치로 환산되는 기준을 요구하고 있고, 또한 이러한 기준 중에 실제 환자의 삶의 질이나, 현실에서의 경험을 잘 반영하는 것이 매우 적다고 합니다. 그래서 환자들이 (마치 ‘위키피디아‘ 가 만들어졌듯이) 직접 자신의 질병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어떤 척도를 세우는 것이 효과적일지를 직접 제시하고, 서로 리뷰 (peer-review) 해주고, 스스로 검증해나가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하는 것입니다. 환자들 본인에 의해서 “작성-리뷰-검증”이 하나의 시스템내에서 이뤄지는 것은 최초라고 하네요.

이러한 ‘실질적인’ 척도는 신약 개발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환자의 삶의 질에 미치는 좀 더 정확한 척도가 있다면, 새로운 치료법과 약에 대한 효능을 평가하는 것이 좀 더 용이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만드는 크라우드 소싱 플랫폼이니만큼 이 결과물에 대한 저작권이나 수익추구는 없을 것이라고 합니다. 많은 연구 펀드들, 특히 특정 질병에 대한 비영리 단체 들이 이러한 기준을 만드는 것에 큰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계획에 대해서 헬스케어에 대한 재단인 Robert Wood Johnson Foundation (RWJF)는 지난 2월 25일 PatientsLikeMe에 $1.9m 를 기부하기도 하였습니다.

앞으로 어떤 식으로 환자들, 그리고 다른 전문가들간의 연계가 이루어질지는 두고봐야 하겠습니다만, 일단 ‘위키 피디아’의 일반 사용자들 보다는 환자들에게 좀 더 절실한 니즈와 동기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크라우드 소싱의 방식에 또 다른 성공 예가 만들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이미지 출처:

  • http://www.patientslikeme.com/
  • http://www.patientslikeme.com/organizations/rareproject
  • http://biogeekblog.files.wordpress.com/2010/03/products-intro.jpg

About The Author

IT와 헬스케어의 컨버젼스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화두로 삼고 있는 융합 생명과학자, 미래의료학자, 작가입니다. 포항공대에서 컴퓨터공학과 생명과학을 복수 전공하였고, 동대학원에서 전산생물학으로 이학박사를 취득했습니다. Stanford University 방문연구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암연구소 연구조교수, KT종합기술원 컨버전스연구소 팀장,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소 연구조교수 등을 역임하였습니다. 현재 최윤섭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소의 소장이며, 국내 유일의 헬스케어 전문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 (DHP)의 대표 파트너를 맡고 있습니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융합의과학원 디지털헬스학과 초빙교수이자, VUNO, Zikto, Promisope, Souling, 트랜스링크 캐피털, HB 인베스트먼트, 녹십자 홀딩스의 자문이며, 매일경제신문의 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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