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26th September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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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I, 미래 유전체 시퀀싱 업계의 ‘구글’이 될 것인가, ‘팍스콘’이 될 것인가

Yoon Sup Choi February 15, 2013 Precision Medicine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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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MIT Technology Review 에 나온 “중국의 유전체 공장을 파헤친다 (Inside China’s Genome Factory)” 의 기사의 요점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세계의 공장’ 중국은 거대하면서도 저렴한 노동력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 경제의 축으로 떠올랐습니다. 이러한 중국의 거대한 영향은 Genomics 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사에 소개되는 유전체 분석 기관인 BGI는 자그마치 156대의 시퀀싱 기계를 가지고, 전세계 DNA 데이터의 10-20%를 생산하는, 생물정보학자만 1,000명을 보유한 세계 최대의 유전체 분석 조직입니다. 이러한 규모 및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BGI는 유전체 연구 및 사업 분야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심지어 최근에는 미국의 시퀀싱 업체의 인수를 타진하면서 본격적인 미국 시장 진출에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습니다.

거대한 규모, 인력, 경험 그리고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BGI는 유전체 분석의 시대에서 생명과학 데이터 계의 ‘구글’이 되겠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규모만으로 승부하는 BGI는 그저 제 2의 ‘팍스콘’이 될 뿐이라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BGI의 개인 유전체 분석의 시대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요? 또한, 국내의 유전체 분석 업체들은 이 BGI와 같은 조직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전략을 세워야 할까요?

(아래의 내용은 제가 정리한 것으로, 많은 의역과 오역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MIT Technology Review의 원문 Inside China’s Genome Factory 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한 때 Beijing Genomics Institute 이라는 이름을 가졌던, BGI-Shenzhen 은 사람, 식물, 동물의 DNA에 대해서 현재 세계에서 가장 시퀀싱을 많이 하는 회사이다. 2010년에 Development Bank 에서 $1.58 billion 의 차관을 받아 개당 $500,000 이 나가는, 128대의 최첨단 DNA 시퀀싱 기계를 구입하였다. 현재는 156대의 시퀀싱 장비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세계 DNA 데이터의 10-20% 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까지 총 50,000 개의 인간 게놈을 시퀀싱 하였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는 세계의 어떤 그룹 보다도 많은 숫자이다.
  • 이런 거대한 BGI의 규모 때문에 중국의 유전자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DNA 시퀀싱 가격은 빠르게 낮아지고 있으며, 몇년 후면 수십만명의 사람들이 유전자를 기반으로 그들의 건강 정보를 알고 싶어 할 것이다. BGI는 그들에게 그러한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다.
  • BGI는 유전자 해독에 대한 기초 과학 연구 뿐만이 아니라, 사람의 유전체를 대량으로 해독하는 사업을 개척하였고, 세계의 선두 제약사 및 대학들의 주문을 받고 있다. 작년에는 아예 외국 연구 센터 내부에 중국인 테크니션들이 일하는 위성 연구실 (satellite labs)을 설치하기도 하였다.
  • BGI의 대두는 단순히 조직의 크기 뿐만이 아니라, 기회주의적인 사업 방식으로 크게 주목 받고 있다. BGI는 돼지 복제 센터, 줄기세포 연구, 심지어는 진단 관련 연구까지 수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거의 중간규모의 대학의 사이즈와 비슷한) 4,000 명에 이르는 사람들을 고용하고 있으며, 생물정보학 부서 하나에만 1,000명이 근무하고 있다. 그들의 평균 나이는 27세이며, 회사 내의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한달 월급은 $1,500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 10년전 휴먼 게놈 프로젝트 때는 첫번째 인간 유전체를 해독하는데는 $3 billion 이 들었다. 하지만 기술 혁신 덕분에 이제 사람의 유전체를 읽는 것으 몇천 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제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이 데이터를 어떻게 저장하고, 분석하고, 의미를 찾을 것인지 하는 것이다. BGI에 따르면, 그들은 매일 6 terabyte의 데이터를 생산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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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GI의 시니어 연구자인 Zhang Yong는 몇십년 안에 인간 유전체를 시퀀싱하는 것이 (현재의 $3,000에서) $200-300 정도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며, BGI는 세계 생명과학 업계의 ‘구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전세계의 바이오 데이터를 조직하고, 접근가능하게 하고, 유용하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BGI가 바이오 업계의 ‘팍스콘 (아이패드 등의 기기를 조립하는 중국의 거대 업체-BGI와 같이 Shenzhen에 위치하고 있다-)’ 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BGI가 몇몇 중요한 과학 연구를 하기도 하지만 (최근에 인간 내장 속의 박테리아를 시퀀싱 하여 Nature에 논문도 출판하였다), 연구개발 분야의 선구자라기 보다는 그저 거대 데이터 생산 업체 정도로 보기 때문이다. 미국 학계에서 가장 대규모의 DNA 시퀀싱 센터를 가지고 있는, 캠브리지에 위치한 Broad Institute의 디렉터 Eric Lander 는 BGI의 규모는 매우 인상적이지만, 단순히 규모보다는 그 것으로 ‘무엇’을 할 것이냐가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 위계질서를 강조하는 일반적인 중국의 조직과는 달리 BGI는 매우 특이하고도, 스스럼 없는 문화를 유지하고 있다. 1000명으로 이루어진 생물정보학팀의 수장인 29살의 Xu Xun은 이러한 문화가 바로 BGI가 젊고 재능있는 중국인들을 끌어들이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여기서는 흥분되는 (exciting) 많은 일들을 찾을 수 있어요” 라고 말한다.
  • 오늘날 BGI는 정부 프로젝트로 부터 오는 매출이 10% 밖에 되지 않는다. 그것도 베이징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나머지 매출은 기부금이나, $3,000-4,000 하는 개인 유전체 분석 등에서 나온다.
  • BGI는 비영리단체이지만, 몇가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BGI의 회장 Wang은 “우리는 과학도 좋아하고, 돈도 필요합니다. 우리는 그 두가지를 모두 합니다.” 라고 한다. 최근 그는 Shenzhen에서 열린 컨퍼런스의 발표에서 “세계적 수준의 과학 = 세계적 수준의 비즈니스 (World-Class Science = World-Class Business)” 라고 적힌 슬라이드르를 보여준 바 있다.
  • 과학 연구 분야에서 BGI는 다른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실현시켜주는 enabler 의 역할도 한다. 대표적인 예는 미시간주립대의 Steve Hsu의 주도하에 유전자와 지능의 관계를 밝히는 연구를 하는 것이다. 2,000명이 넘는 IQ 160 이상의 사람들의 DNA를 BGI는 무료로 시퀀싱을 해주었다. 이 연구에 DNA 컬렉션을 제공한 런런 킹스컬리지의 Robert Plomin는 BGI는 규모가 너무 큰 탓에 ‘무엇을 하는지 아는 조직’ 이라기 보다는 ‘거대한 DNA 시퀀싱 용량을 가진’ 것에 더 주목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BGI는 이 연구 이외에도 다른 거대한 규모의 연구들도 진행하고 있다.
  • 기초과학 분야에서 뿐만이 아니라, BGI는 미래에 다가올 의료계 유전체 분석의 폭발적 증가에 대비해 이미 포지셔닝을 잡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2011년, 필라델피아 어린이 병원에 DNA 분석센터를 설립하였다. 10명의 중국인 생물정보학자들이 Shenzhen에서 센터로 자리를 옮겼으며, 6개월 후에 5개의 시퀀싱 기계가 운영되기 시작했다. 미래에는 유전체 분석이 의료용으로 더 많이 쓰일 것이며, 이것이 바로 필라델피아 병원과 BGI가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병원은 희귀 질환 (undiagnosed disease)에 대해서 어린 환자들의 부모들에게  BGI의 유전체 시퀀싱을 통해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며, 새로운 유전체 분석법을 개발하여 BGI와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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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뿐만 아니라, 사업 기회 포착에서도 BGI는 발빠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가을, 미국 마운틴뷰에 위치한 Complete Genomics 사를 인수하기 위한 입찰에 참여하여 사람들을 놀래켰다. (참고: Chinese Company to Acquire DNA Sequencing Firm)이 회사는 인간 DNA 시퀀싱에 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2년도에 전세계의 인간 DNA 시퀀싱의 10%를 수행한 회사였으나, 재정적인 문제를 겪고 있었다.
  • 이러한 BGI의 입찰 참여는 미국 내에서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미국의 주요 시퀀싱 기계 공급자인 Illumina는 이 인수에 대해서 맞대응 입찰로 거래를 막으려고 했다. Illumina의 CEO, Jay Flatley 에 따르면 이러한 인수는 곧, ‘코카콜라의 제조법을 파는 것과 같은’ 효과라는 것이다. BGI가 현재 미국의 시퀀싱 기계에 의존하고는 있지만, 이러한 차세대 기술을 보유한다면 미국인들의 DNA 데이터를 악의적으로 이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그는 주장한다. 현재 이 거래에 대한 승인은 여전히 보류되고 있다.
  • BGI의 경영진들은 조직의 확장에 대해 이러한 반대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걱정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좋은 기술을 보유한 회사가 파산했다면, 우리에게 좋은 기회이지요” 라고 생물정보학팀의 수장인 Xu 는 말했다.
  • BGI의 회장인 Wang은 BGI 의 전략이나 의도에 대해 많은 질문을 받는다. 이에 대해 그는 ‘일거리를 찾는 이주 노동자-때로는 정부 당국을 화나게도 하는-를 상상해보라’고 한다. BGI는 이와 같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BGI의 유일한 핵심 가치는 ‘사회적으로 쓸모 있는’ 일을 하는 것이며, 그들의 전략은 ‘잘 하는 것 (do good)’ 이라고 한다.

(이미지 출처: http://dealbook.nytimes.com, http://www.technologyreview.com, wp.stockton.edu )

 

About The Author

IT와 헬스케어의 컨버젼스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화두로 삼고 있는 융합 생명과학자, 미래의료학자, 작가입니다. 포항공대에서 컴퓨터공학과 생명과학을 복수 전공하였고, 동대학원에서 전산생물학으로 이학박사를 취득했습니다. Stanford University 방문연구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암연구소 연구조교수, KT종합기술원 컨버전스연구소 팀장,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소 연구조교수 등을 역임하였습니다. 현재 최윤섭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소의 소장이며, 국내 유일의 헬스케어 전문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 (DHP)의 대표 파트너를 맡고 있습니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융합의과학원 디지털헬스학과 초빙교수이자, VUNO, Zikto, Promisope, Souling, 트랜스링크 캐피털, HB 인베스트먼트, 녹십자 홀딩스의 자문이며, 매일경제신문의 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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